“유망한 국산 신품종 배 보급에 기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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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한 국산 신품종 배 보급에 기여하고 싶어요”
  • 김수은 기자
  • 승인 2021.07.2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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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천안시 이팜스 이욱용 대표
충북 천안시 이팜스 이욱용 대표

 

충북 천안에 위치한 9만9173㎡(3만평) 규모의 농장에서 국산 신품종 배를 생산하고 있는 이욱용 대표.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 연구소(이하 나주배연구소)에서 근무했던 그는 오랫동안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농사를 짓기 위해 지난 2018년 고향에 정착했다. 배 육종과 재배 기술을 연구하며 현장 시범 사업을 추진해왔던 경험은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이팜스의 성장 동력이 됐다. 우리 신품종 배 보급에도 앞장서고 있는 이욱용 대표를 만나보았다.

 

용암산과 석곡저수지 인근에 위치한 이팜스에는 갖가지 신품종이 자라는 시험포장이 있다. 신고 배를 50년 가까이 재배해온 이곳이 우리 신품종 배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게 된 것은 8년 전이다. 나주배연구소를 다니며 우수한 국산 신품종을 접할 기회가 많았던 그는 아버지께서 운영하는 농장 한 구석에 시험포장을 만들었다. 조이스킨, 슈퍼골드, 그린시스, 신화, 만풍 등을 심고 농사 계획도 구체적으로 세웠다. 이후 그는 신품종을 육성하고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2018년 귀농해 배 농사를 시작했다. 

 

충북 천안에 위치한 9만9173㎡(3만평) 규모의 이팜스 농장 전경.
충북 천안에 위치한 9만9173㎡(3만평) 규모의 이팜스 농장 전경.

 

전문성을 기반으로 농업 전문가의 꿈 실현  


천안 직산읍에서 50년 가까이 배 농장을 운영해온 아버지 뒤를 이어 2대째 농사를 짓고 있는 이욱용 대표는 어릴 적부터 ‘농업 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는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일본 유학 후 충남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나주배연구소에서 4년여간 배 연구에 매진해왔다. 


“배 재배 기술을 연구하며 쌓았던 노하우를 농사 현장에 적용해 전문적으로 농사를 짓고 싶었어요. 노동력을 집중하는 방식보다는 검증된 재배기술과 최첨단 설비 등을 도입한다면 농사를 더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지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배 농사를 오래 지어온 아버지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기에 큰 시행착오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었지만, 기후변화와 자연재해는 피할 수 없었다.


“농사를 지으면서 가장 힘든 일은 기후변화와 자연재해입니다. 예측치를 벗어나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과수화상병이나 흑성병, 냉해의 빈도가 많아지고, 병충해의 밀도가 높아지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우박 이외의 큰 피해는 없었지만, 기습폭우와 폭염이 지속되는 올해가 가장 어렵습니다.” 


기후변화 등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는 그는 매일 밤낮으로 과수원 곳곳을 살피며 열정을 다하고 있다. 

 

그린시스.
그린시스.

 

예정지 작업과 친환경 유기물로 신품종 재배


현재 이팜스에서 재배하는 품종은 나주배연구소에서 개발한 기후일호를 비롯해 신고와 그린시스, 조이스킨, 만황 등 10여 가지다. 이 중에서 주력 품종은 중간모본 상태인 기후일호와 그린시스, 슈퍼골드, 창조 등이다. 


“신품종을 20여가지나 시험 재배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품종 수를 줄인 상태입니다. 큰 차이는 없지만 모두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신고 배를 이을 3~4가지 품종을 선택해 재배 면적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기후일호는 정식 품종은 아니지만 어떤 품종과 비교해도 차별화가 될 만큼 맛이 좋고 달콤하다. 저온요구도(과수나무가 정상적으로 꽃을 피우기 위해 필요한 일정 온도 이하의 시간)가 낮아 겨울철 기온이 높아도 재배에 대한 걱정이 없다. 무게 320g, 당도 15Brix로 한 번 먹으면 다시 찾게 되는 진한 단맛과 상큼하고 아삭한 식감을 자랑한다. 청사과 같은 초록빛을 띠는 그린시스는 검은별무늬병에 대한 내병성이 신고보다 20배나 강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과중은 460g, 당도는 12.3Brix로 과즙이 풍부하고 식미가 우수하다. 수세와 착과량이 좋고 장기 저장이 가능해 이팜스의 신품종 중 가장 많은 양이 생산되고 있다. 추황과 만풍 배 교배로 탄생한 슈퍼골드는 과중은 570g, 당도는 13.6Brix로 부드럽고 아삭한 식감에 새콤달콤한 맛이 매력적이다. 단과지 형성과 유지가 잘 되어 재배가 편리하다. 꽃가루 양도 풍부하고 주요 품종과 교배친화성이 높은 품종이다. 


꽃가루 전용 포장을 따로 조성한 이팜스에서는 동생 이정용 씨가 자체 개발한 기계를 활용해 꽃가루를 채취 후 수작업으로 수정을 한다. 묘목도 직접 키워 대묘를 만들고, 미리 간격과 수형을 잡는다. 


“예비지 조성을 위해 가지를 원하는 방향으로 비트는 작업을 하고 깻묵을 발효한 유박비료와 자체적으로 제조한 유기물로 토양에 영양을 공급하고 있어요. 아버지께서는 농사를 지을 때 토양을 손수 개간해서 나무를 심으셨어요. 예정지 작업을 하면 나무들이 훨씬 잘 자라기 때문에 신품종을 심을 때도 1~2년 전에 땅을 새로 만들어요.”


기존에 있던 배 나무를 뽑아내고 새 나무를 심는 경우에도 그는 최소 1년 정도 휴식기를 둔다. 거름을 주고 깊이 1m 이상 흙을 파내고 뒤엎는 작업도 한다. 표토시비하는 것보다는 심토까지 고루 섞어주면 식물이 잘 자라는 기름진 땅이 된다. 

 

이팜스에서 재배하는 품종은 나주배연구소에서 개발한 기후일호를 비롯해 신고와 그린시스, 조이스킨, 만황 등 10여 가지다. 사진은 조이스킨 배가 익어가는 모습.
이팜스에서 재배하는 품종은 나주배연구소에서 개발한 기후일호를 비롯해 신고와 그린시스, 조이스킨, 만황 등 10여 가지다. 사진은 조이스킨 배가 익어가는 모습.

 

새로운 품종의 우수성 전하는 견인차 역할 할 것   


GAP 인증으로 안전하고 우수한 품질의 신품종 배를 생산하고 있는 이팜스는 생산량의 60% 이상을 천안·직산배농협으로 출하한다. 해외에서도 품질력을 인정받아 대미수출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그는 신품종 재배 확대를 위해 위해 약 1만3223㎡(4000평) 규모의 과원을 새로 조성하고 있다. 


“신품종 재배 초기에는 부모님과도 의견 충돌도 있었지만, 우리 배 재배에 대한 애정으로 끊임없이 소통하며 농장을 운영해왔어요. 앞으로도 가족들과 함께 국산 신품종 배의 우수성을 알리며 지역경제에도 기여하고 싶어요.”


신품종 개발에 치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정책과 지원으로 보급과 홍보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 대표는 천안과 아산 지역의 배 농가와 연계해 국산 신품종 배의 우수성을 전파할 계획이다. 연암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도 나주배연구소와도 재배과정을 공유하며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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