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을 좌우하는 수확 후 배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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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을 좌우하는 수확 후 배 관리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1.09.01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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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는 제2의 생산이다. 1년간 애써 키운 농산물이 수확 후 관리 소홀로 소득이 감소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수확 후 관리’란 수확된 농산물이 생산자의 손을 떠나 최종 소비자에게 도달되기 전 신선도를 유지하고 부패를 방지함으로써 유통 판매 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전 과정을 총칭한다. 본격 출하기를 맞아 수확부터 저장까지의 요점을 정리했다.

 

수확시기와 품질

배는 품종별로 수확적기가 정해져 있다. 올해 개화 시기가 빨라 나주지역은 4월 5일경에 만개했다. 3월 날씨가 고온에다 적당한 비까지 내려 나무 생리상 아직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갑자기 개화했다. 개화 이후 궂은 날씨로 늦은 꽃은 1주일 이상까지 유지되어 인공수분을 계속했다. 나주지역 평균 만개 일을 4월 10일경으로 보는 이유도 개화기간이 길었기 때문이다. 

수확기가 되자 과일 크기의 편차가 심하다는 것을 알았다. 먼저 결실된 배는 너무 컸고 늦게 맺힌 배는 아직도 주먹만 했기 때문이다.

표 1에서 ‘원황’은 만개 후 130일이 수확적기로 4월 10일에서 130일이 지난 8월 20일이 수확적기다. 물론 생장조절제인 GA도포제를 처리하지 않았을 경우다. ‘신고’는 만개 후 165일이니 올해는 9월 25일이 수확적기다.

추석 출하를 위해 GA도포제를 처리한 경우 수확시기를 10일 이상 앞당겨야 한다. 수확시기가 빠르면 저장성은 향상되나 맛이 덜하고 너무 늦으면 과일이 크고 맛이 들지만, 저장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출하 목적에 따라 수확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즉시 출하할 배는 수확적기에 수확해도 되지만 저장용, 특히 장기저장용은 수확적기보다 1주일 정도 빨리 수확하는 것이 좋다. 수확적기가 지난 배는 외관상 크기는 커 보이지만 무게를 재어보면 큰 차이가 없으며 저장성 하락으로 각종 생리장해가 발생한다.

과수원의 조건에 따라 저장성의 차이가 있다. 점질토 토양인 곳이 사질토보다 저장성이 높다. 질소 과다인 경우나 비옥지면서 배수불량일 경우 저장성이 떨어진다. 또한, 수관 하부의 과실보다는 선단부 과실이 저장성이 높다.

저장 기술

•저장고 소독

꼼꼼한 분은 저장용 상자까지도 깨끗하게 세척해 사용하나 면적이 큰 과수원에서는 사실상 어렵다. 그러나 저장 중에 발생하는 생리장해나 부패가 소독으로 경감시키려면 저온 창고는 청소하는 것이 좋다. ‘락스’를 500배로 희석해 청소하고 1~2일 건조시킨 후 냄새를 제거한다. 물청소가 어려워 잿빛곰팡이병 방제용 훈연제를 사용하는 경우 입고 전 피우고 충분히 환기해야 한다.

•온도관리

배는 수확 후 충분한 건조과정을 거쳐야 저장 중 품질 저하를 막을 수 있다. 배를 수확한 후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7~14일 정도 건조 후 저장한다.

저온저장고의 온도 설정 기준은 처음 입고하는 날 야간 최저온도에서 시작해 1일에 1℃ 비율로 낮추다가 영상 3℃부터는 2일에 1℃ 정도로 낮춰 최종 0~1℃로 맞춘다. 대부분 농가에서 1℃로 맞췄다가 이듬해 1월이 되면 0℃로 낮추는 경우가 많다. 습도는 85~90%가 되게 한다.

 

•저온 저장 5개월 이후 중량감모율

•저장 중에 발생하는 장해

과피흑변과

과피흑변과는 병해가 아닌 저온 다습조건에서 발생하는 생리장해다. 과점을 제외한 과피가 산화효소작용으로 검게 변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수확 후 10~15℃에서 7~10일간 예건해야 한다. 특히 추황에서 발생이 심하고 신고의 피해도 흔히 있으며 맛에는 변화가 없으나 육안으로 보기 좋지 않기 때문에 손실이 크다.

이런 현상은 상온에 저장하면 발생하지 않는다. 갑자기 저온에 노출되면 저장 1개월 이내에 발생하며 그 이후로는 더 이상 진전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과피얼룩과

과피얼룩과는 곰팡이균의 병해다. 과피흑변과는 달리 저장 초반에는 발생하지 않는다. 12월 하순경부터 보이기 시작해 설 명절 직전에 발생이 많다. 과실에 잠복된 병균은 저온의 다습조건에서 계속 전염된다. 따라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고 얼룩 증상이 시작되면 즉시 출하를 서두르는 것이 좋다. 얼룩과는 알코올이나 식초를 묻혀 닦으면 제거되나 상자 포장 이후 다시 장기 저온 저장하면 그 자리에서 또 발생할 우려가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저장용은 봉지가 젖어있는 상태에서 수확하면 안 되며 수확시기가 늦을 경우 발생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과육갈변

과육 붕괴증상은 조생종인 원황에서 많이 생기며 폭염이 계속됐던 2018년도에는 신고에서도 발생했다. 수확시기가 늦거나 수확 후 입고 지연, 저장한계를 넘긴 경우 발생한다. 장기저장한 배를 상온에서 오래 유통시킬 때 나타나는 과심이 갈변되는 현상과는 다르다. 

기스장해
기스장해

저장 직후에는 호흡에 의한 각종 가스의 발생이 많다. 입고 후 전혀 환기되지 않거나 저장량이 많아 내부 공기 순환이 안 되면 가스장해가 발생할 수 있다. 저장 초기 1개월은 야간 온도가 낮을 때 문을 열어 환기시키는 것이 좋다.

 

수확량 줄지 않고 좋은 결과지 만들기

신고의 좋은 열매는 3~7년생 젊은 측지에서 달린다. 측지의 수령이 증가했거나 너무 굵어졌을 경우 일시에 제거하면 수확량이 떨어진다. 10월 상순경 제거 대상인 묵은 측지의 기부에 측지 굵기의 1/2에서 2/3까지 쐐기 형태로 톱질해두면 낙엽기까지 발아 준비를 했다가 이듬해 신초발생이 용이하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 시험 결과 측지발생률은 76.7%에 달했다. 


글= 유재문 상무   
나주배원예농협

정리= 김민지 기자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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