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행의 길을 걷는 농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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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행의 길을 걷는 농업인
  • 이혁희 기자
  • 승인 2021.09.09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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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구기자연구회 신춘식 회장
청양군농업기술센터 특화기술팀 정미영 농촌지도사

충남 청양은 국내 구기자의 약 70%가 생산되는 주산지다. 물 빠짐이 좋은 토양과 주야간 온도 차로 구기자 재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었다. 차로 30분 거리에 위치한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도 구기자 품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충남 청양에서 구기자를 재배하며 신기술 도입과 개선을 통해 회원 농가의 소득 증대와 복리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청양구기자연구회 신춘식 회장을 만나 구기자 재배 이야기를 들어봤다.

동서고금 막론하고 사랑받는 구기자
구기자는 예부터 신장과 간을 이롭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다. 몸에 영양을 채워주고 폐를 촉촉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자양강장에도 효능이 있다. 구기자는 비타민 A, C와 미네랄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구기자를 오래 복용하면 늙지 않고 추위와 더위를 이기며 장수한다’고 설명한다. 마돈나가 구기자(고지베리, goji berry)를 즐겨 먹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기자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건강식품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구기자 명인 ‘신춘식’
청양구기자연구회 신춘식 회장은 멜론 등 시설원예 작물을 재배하며 1980년대 말까지 농사를 지었다. 잠시 건설업에 종사하며 다른 길을 걷기도 했지만 다시 농업의 길로 돌아왔다. 
신춘식 회장은 청양군 비봉면에 신식농장을 운영하며 9년째 구기자를 전문적으로 재배해오고 있다. 신춘식 회장이 구기자 재배에 몰두하게 된 배경에는 자신의 경험에 따른 믿음이 있었다. 

신춘식 회장은 청양군 비봉면에 신식농장을 운영하며 9년째 구기자를 전문적으로 재배하고 있다.

 

 “과거에는 병원에 다녀야 할 정도로 술을 좋아했습니다. 청양에 살면서 왜 구기자를 안 먹어서 간이 안 좋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구기자 물을 끓여 먹은 후로 간이 100%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간에 구기자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구기자를 향한 믿음으로 더 좋은 구기자를 재배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했던 신춘식 회장은 충청남도농업기술원·충청남도품목농업인연구협의회에서 선정하는 ‘충품협농업기술명인 구기자 부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청양구기자연구회 신춘식(왼쪽) 회장과 청양군농업기술센터 특화기술팀 정미영 농촌지도사가 구기자를 살펴보고 있다.  

식물이 좋아하는 환경 조성이 비법
청양구기자연구회 신춘식 회장이 운영하는 신식농장에는 청양재래종과 화수, 화강 등 신품종구기자가 식재되어 있다. 구기자는 식재 초년도부터 수확할 수 있지만, 어떻게 재배하느냐에 따라 수확량과 질이 천차만별이다. 신춘식 회장은 일반적인 수확량의 2배 이상을 수확한다. 그는 구기자가 좋아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적심 등 재배관리와 환경관리 등에 따라 양과 질이 천차만별입니다. 저는 재배하는 식물이 좋아하는 환경을 100% 맞춰주려고 노력합니다. 시설 하우스 내부 온도를 27~30℃를 맞추기 위해 천장 개폐로 실내온도를 조절해주고, 선풍기를 설치해 바람을 일으켜 환기합니다.”
선풍기는 수정벌의 역할을 대신하기도 한다. 수정 시기에 바람을 강하게 틀면 꽃가루가 날려 수정에도 영향을 준다. 신춘식 회장은 선풍기가 구기자 수확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내년에는 선풍기 설치 농가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청양구기자연구회 신춘식 회장은 시설 하우스 내부 온도를 27~30℃를 맞춰주며 구기자가 좋아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친환경적 농법으로 신뢰 쌓아 100% 직거래
청양구기자연구회 신춘식 회장은 친환경적 농법으로 구기자를 재배한다. 퇴비로 구기자에 영양을 주고, 풀만 뽑는 정도로 농장을 관리한다. 소비자와도 두터운 신뢰를 쌓고 있어 생산하는 구기자의 100%를 신식농장 홈페이지 등을 통해 직거래한다. 
“1년에 4~5kg씩 구매하시는 분들이 400~600명 정도 됩니다. 또한 가공업자, 전문 중도매인 등 대량 구매하시는 분들도 다수 있습니다.”
신춘식 회장의 구기자를 한번 맛본 사람은 다른 구기자를 먹지 못한다고 할 정도로 단골 고객이 많아 물량이 항상 부족하다.

“농사에는 원칙이 있어야”
일반 비료로 재배한 구기자는 건조하면 선홍빛이 된다. 반면, 퇴비로 농사지은 신춘식 회장의 구기자는 건조 후 색이 검붉어 일반 비료 재배 구기자와는 확실한 차이를 보인다. 영양적인 측면에서도 차이점을 보인다는 것이 신춘식 회장의 설명이다. 신 회장은 농사는 원칙으로 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농사는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 농사의 밑거름이 되어주는 퇴비가 중요합니다. 다음 중요한 것은 적심입니다. 4월 말에 1차 적심, 5월 중순에 2차 적심을 해줍니다.”
구기자 수확은 1년에 2번, 8월과 10월에 진행된다. 신 회장은 구기자가 좋아하는 환경을 맞춰주니 품질 좋은 건강한 농산물이 수확된다고 재차 강조한다. 구기자 묘목은 6~7년이 되면 재식재한다. 

 

 

청양구기자연구회 회원 대상 현장 교육 모습. 청양구기자연구회 신춘식 회장은 기술 도입과 개선을 통해 회원 농가의 소득 증대와 복리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꼼꼼한 영농일지로 농사 기록
청양구기자연구회 신춘식 회장은 노트에 꼼꼼하게 영농일지를 쓴다. 수권이 넘는 그의 영농일지에는 출력된 사진도 붙여져 있다. 신춘식 회장의 농장에 견학 온 한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농사를 지으며 이렇게 꼼꼼하게 영농일지를 쓰는 사람이 있겠느냐”고 물으며 감탄하기도 했다. 훗날 구기자 박물관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영농일지를 내보이던 신춘식 회장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구기자 농사를 지으며 인생 2번째 농사를 짓습니다. 미친 사람처럼 구기자 재배법을 연구하며 구기자연구회 300여 명 회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병충해나 재배기술 등을 서로 공유하고 기술센터나 연구소에 협의할 부분들을 함께 나누고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농업기술센터나 군청과 함께 상의하기도 합니다.”

 

신춘식 회장이 이끄는 청양구기자연구회는 2020년 품목별연구회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우수한 활동을 인정받았다. 신춘식 회장은 품질 좋은 구기자 생산을 위해 영농 기술을 서로 공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기존 관행 농법에서 탈피한 농법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회원들에게도 아낌없이 노하우를 나누고 있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아름다운 동행의 길을 걷는 신춘식 회장의 행보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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