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생력화 재배 위한 왜성대목 개발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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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생력화 재배 위한 왜성대목 개발 필요성
  • 나성신 기자
  • 승인 2021.10.05 11: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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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적으로 재배하는 대부분의 과수는 뿌리역할을 하는 대목에 기대하는 과실을 얻고자 하는 품종(접수)을 접목해 만들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배 대목으로 예전에는 야생돌배의 종자를 사용했으나, 근래에는 주로 중국에서 수입한 종자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 수입한 종자는 모수(종자를 채취한 나무)가 불분명하고 여러 품종에서 채취한 종자가 혼재되어 있어, 유전적으로 넓은 스펙트럼으로 분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같은 품종의 나무를 심어도 대목의 차이에 의해 토양환경에 따라 생육뿐만 아니라, 수확 전·후에 유부과, 돌배, 과육·과심 갈변 등의 생리장해 발생 등 과실품질에 차이를 보여 과원 관리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더욱이 배 생산자가 직면하는 불량 환경조건, 병해충, 과실 품질, 생산량 및 작업의 생력화 등을 해결해야 하는데 품종 및 재배기술로는 해결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대목의 역할이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대목은 접수 품종의 나무 형태와 토양 적응성, 내병충 등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대목의 특성에 따라 왜화도, 착과촉진작용, 과실 품질 향상, 나무 세력과 수형 조절, 환경적응성 부여, 병해충 내성 부여 등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각기 개성 있는 대목의 선택이 아주 중요하다. 그 중 왜성은 광 환경을 효율적으로 이용함으로써 단위면적 당 생산량이 높고 관리가 쉽기 때문에 선호되는 특성으로 왜성대목의 개발과 밀식재배는 현대 과수 산업 및 과실 생산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과수 중 사과에서는 다양한 왜성대목이 개발되어 이를 이용한 밀식재배 체계가 주류를 형성해 가고 있으며, 일부 복숭아, 체리에서 대목 및 왜화도와 관련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밀식재배 체계는 조기증수와 노동생산성 개선, 약제방제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 또한 서양배의 왜성대목으로는 퀸스(Quince), OH×F(Old home × Farmingdale) 계통, Pyrodwarf 등의 연구와 개발이 진행되었으나(그림 1), 우리나라에서는 배 왜성대목을 포함한 대목과 관련된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농업 인구의 노령화에 따른 배 과원 생산 시스템의 생력화를 충족시키기 위해 왜성대목 및 왜성 배 품종의 육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배는 자연상태에서 5~10m 정도로 자란다고 알려져 있으며, 일반적으로 5m 이상 자라는 나무를 교목성, 3~5m 정도 자라는 나무를 반 교목성, 2.5~4m 정도 자라는 나무를 반왜성, 그보다 작으면 왜성 및 극왜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표 1). 왜성대목을 이용해서 품종을 재배하게 되면 결실부위가 낮아지기 때문에 작업이 용이하며, 조기에 많은 과실을 생산할 수 있는 경제수령에 도달할 수 있다. 또한 왜화도가 높을수록 뿌리가 차지하는 공간이 적기 때문에 수량성이 다소 떨어지는데 반해 밀식재배가 가능하여 동일 면적에 더 많은 수의 나무를 재식할 수 있으므로 기존 시스템보다 더 일찍 수확량 확보가 가능하다. 더불어 농가의 노력비 절감 및 소득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2008년에 발표한 ‘사과 밀식재배 전업농 경영모델’에서 사과의 경우 M9 왜성대목을 이용한 밀식재배에서 일반 재배보다 전정·유인·수확 등 노력비가 약 30% 절감(121.4→ 86.1 시간/10a)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뿌리를 이용해야 하는 배 대목은 접수 품종들과 달리 영양번식이 어렵기 때문에 증식과 공급을 위한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따라서 안정적인 배 과실 생산을 위해서는 목표형질에 적합한 대목의 개발뿐 아니라, 균일한 대목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증식기술도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품종 고유의 특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과수의 증식에 주로 사용되는 영양번식 기술인 접목을 위해서는 고유 품종으로부터 유래한 대량의 접수가 필요한데, 한정된 모수로부터 휴면가지를 채취해야 하므로 시기와 수량이 제한되어 대량 생산이 어렵다. 이뿐만 아니라, 삽목증식이 어려운 배는 종자를 대목 증식을 위해 사용할 경우, 종자 전염되는 바이러스와 바이로이드에 취약하다. 농식품부에 추진하고 있는 과수묘목 산업 선진화를 위한 과수 무병묘 생산 및 공급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최근 생명공학 기술의 발전으로 인하여 기내배양 기술이 발전 및 보편화되고 있으며, 조직배양 기술은 기존의 증식 방법에서 야기된 많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배 왜성대목 육성과 조직배양을 통한 대목 대량 급속증식 기술의 개발이 완료되면 국내 배 재배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배 산업의 활성화를 이끌어 미래의 배 산업을 혁신할 게임 체인저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글= 강아랑 농업연구사 농촌진흥청 배연구소

정리= 나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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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식 2022-09-17 16:48:51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