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재배 현장에서 일어나는 ‘조직배양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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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재배 현장에서 일어나는 ‘조직배양묘’ 이야기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1.11.30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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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는 엄마인 모주가 병에 걸리면 자묘도 병에 걸린다

 

런너에서 나온 자묘로 육묘 중.
런너에서 나온 자묘로 육묘 중.

 

딸기는 모주에서 런너(포복줄기)가 발생해 50~100cm 정도 자라면 새로운 개체가 되는 1번째 자묘가 나오고 다시 런너가 자라다가 2번째 자묘가 나오고 이렇게 계속 반복해 자묘가 발생한다. 결국 딸기는 이 자묘로 번식하고 매년 새로운 묘를 만들어 정식한다. 모체에서 새끼를 길러 번식하는 전형적인 영양번식 작물로 딸기 모주가 병에 감염되면 런너를 통해 새끼(자묘)도 병에 감염된다.

딸기 농사로 소득 높이려면 반드시 우량묘(무병묘) 정식 필수

 

런너자묘(왼쪽)에 생장점(가운데)을 적출하여 시험관 배지에서 생장점 배양(오른쪽).
런너자묘(왼쪽)에 생장점(가운데)을 적출하여 시험관 배지에서 생장점 배양(오른쪽).

 

코로나19 대유행은 한마디로 바이러스가 세계를 대공황으로 만들어 놓은 대표적인 사례다. 그런데 우리가 기르는 작물에도 바이러스 병이 큰 피해를 준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딸기 바이러스 병의 종류는 30종이 있다. 

특히 바이러스를 매개하는 곤충은 딸기진딧물, 담배가루이 및 선충 등으로 다양하며, 감염된 모주를 증식해 정식묘로 사용할 경우 딸기 수확량은 30~80%까지 감소한다.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서 사람은 백신을 접종해 면역체계를 만들고 방어하고 있다. 그러면 딸기 모주에 걸린 바이러스를 어떻게 하면 후대에 없앨 수 있을까? 딸기에서는 그림 2와 같이 런너에 나온 어린 자묘의 생장점 0.2~0.3mm를 따서 배지가 있는 시험관에 넣어 인공적으로 배양해 기른 조직배양묘를 사용하면 바이러스를 없앨 수 있다. 따라서 딸기 소득을 높이려면 우량묘(무병묘) 정식이 반드시 필수조건이다.

 

조직배양묘(순화묘)
조직배양묘(순화묘)

 

조직배양묘는 반드시 후대검정 통해 변이주 및 바이러스 걸린 포기 제거

생장점 배양을 통해서 조직배양묘를 만든다고 바이러스가 모두 제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병에 감염되지 않은 우량묘를 만들기 위해서는 생장점 배양 후 반드시 바이러스 검정을 해서 바이러스가 존재하지 않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또한 변이묘가 아닌지 확인해야 하는데 최근에 일어난 조직배양묘 사고는 기형과(변이주) 발생이었다. 따라서 조직배양묘는 정식해 생육과 과실을 확인(후대검정)한 후 증식한 자묘를 받아 기른 것이 딸기 우량묘를 만드는 첫 단계이다.

‘설향’ 모종은 F7~F10 단계로 바이러스 감염률 거의 제로

우리나라는 1980년대 국가기관에서 딸기 우량묘 공급을 위해 조직배양묘 보급사업을 시도하다가 조직배양묘에서 이형주가 발생해 많은 민원의 발생으로 결국 국가 차원의 우량묘 공급체계가 없어졌다. 2010년대에도 민간 조직배양 업체에서 공급된 조직배양묘에서 이형주 발생으로 소송까지 이어졌다.

한편 우리나라 딸기 바이러스 이병률은 2000년 이전에는 우량묘 공급체계가 없고 일본품종의 사용으로 무병묘인 조직배양묘 공급이 부실해 16.2%(2007년) 이상이었다. 그러나 최근 연구(2020년)에 의하면 신품종의 바이러스 이병률은 거의 0%이며, 2005년에 개발되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설향’ 품종도 2%이하로 매우 낮다.

현재 우리나라 딸기 농가에서 바이러스 병을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정부에서 국산 품종 보급사업을 위한 원원묘, 원묘 생산단지 조성 사업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설향’을 개발한 충청남도에서는 우량묘 보급사업을 4년마다 1회 실시한다. 농가들이 종자번식하는 작물에서 F1 또는 F2 라는 용어를 영양번식하는 딸기 산업에서 종종 사용한다.

우리나라는 딸기 품종육성 기관에서 조직배양묘(1년째)를 만들어 기본묘(F1, 2년째)를 생산하고, 다음 단계로 원원묘(F2, 3년째), 원묘(F3, 4년째) 및 보급묘(F4, 5년째) 생산단지에서 증식단계를 거쳐 우량묘를 양성하는 체계를 갖추어 보급한다.

만약 보급묘(F4)를 농가가 사용한다면 모주로 F4를 이용해 증식한 후 F5 묘를 정식하게 되므로 아주 상위단계의 좋은 묘를 정식한 것이다. 현재 4년마다 1회 보급하므로 농가에서 정식하는 묘는 실제적으로 F7~F10 단계가 되어 조직배양 후 10년이 경과된 묘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바이러스 병에는 걸려 있지 않으니 다행이다. 

 


글=이종남 농업연구관

국립식량과학원 고령지농업연구소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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