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바 속촉’의 검정색 곶감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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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바 속촉’의 검정색 곶감을 아시나요?
  • 조호기 기자
  • 승인 2022.01.0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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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군 운주면 운주영농조합법인 진섭원 대표

예로부터 곶감은 몸을 따뜻하게 보강하고, 장과 위를 두텁게 하며 비위를 튼튼하게 해 얼굴의 주근깨를 없애고 목소리를 곱게 한다고 했다. 당분의 대부분이 포도당과 과당이어서 소화 흡수도 잘 된다. 감에 비해 칼슘(Ca), 인(P), 칼륨(K)의 함량 또한 월등히 높다. 그래서 추운 겨울철 간식의 제왕은 곶감이다. 곶감하면 밝은 감색을 띈 곶감을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새까만 곶감이 있다. 자연에 말려서 당도가 더 높은 ‘흑곶감’이다. 

곶감하면 밝은 감색을 띄는 곶감을 생각하게 되는데 새까만 곶감이 있다. 운주면의 ‘흑곶감’이 그 주인공으로 타 지역 곶감보다 당도가 탁월이 높다는 게 특징이다. 감을 자연바람으로 말리면 햇빛으로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며 당도는 올라가고 겉이 까맣게 변하여 흑곶감이 된다.

감을 자연바람으로 말리면 햇빛으로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며 당도는 올라가고 겉이 까맣게 변하여 흑곶감이 된다.
감을 자연바람으로 말리면 햇빛으로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며 당도는 올라가고 겉이 까맣게 변하여 흑곶감이 된다.

흑곶감이라는 명칭은 완주군 운주면에서 시작되었다. 흑곶감이 만들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감 품종 때문이다. 운주면을 비롯 호남의 금강 대둔산 주변에서 서식하는 ‘두리감’ 또는 ‘월하시’는 다른 감 품종보다 수분이 많다. 말리는 기간이 다른 곶감에 비해 2배 정도 길다. 일반 곶감은 30~40일 정도 말리지만, 운주면에서는 60일 정도를 말린다. 감을 말리다보면 색이 어두워지면서 당도가 같이 올라간다. 월하시를 오래 말리면서 자연스럽게 색깔이 검게 변한다.

곶감으로 되어가면서 감의 타닌 성분은 당분으로 바뀌며 색이 점점 검어진다. 그리고 발효가 되면서 당분이 밖으로 빠져나와 곶감 표면이 하얀 가루로 덮이다가 오래 말릴수록 검어진다. 이 하얀 분을 ‘시상’이라고 하는데 한약에서 처방전에 들어가기도 한다.

할아버지때부터 3대째 감과 곶감 농사를 짓고 있는 운주영농조합법인 진섭원 대표(39세)는 10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곶감 농사에 참여했다. 
“아무감이나 자연에서 말렸다고 흑곶감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운주지역의 ‘두리감’ 품종만이 자연건조를 통해 현재 흑곶감의 높은 당도와 겉바삭 속촉촉의 맛을 낼 수 있습니다. 운주이외의 감으로 자연건조하면 색도 안 나오고 맛도 안 나옵니다. 운주지역은 고랭지여서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바람 햇살 온도가 적정합니다. 운주지역에 나는 감 품종으로 운주지역의 자연환경 속에서 나오는 것이 바로 운주 ‘흑곶감’입니다”라고 진 대표는 말한다.

10월 초순에 감나무 천주에서 직접 감을 수확하고말에 박피작업 후 60일을 건조하고 12월 중순에 수확한다.
10월 초순에 감나무 천주에서 직접 감을 수확하고말에 박피작업 후 60일을 건조하고 12월 중순에 수확한다.

10월 초순에 감나무 천주에서 직접 감을 수확하고 말에 박피작업 후 60일을 건조하고 나서 12월 중순에 수확하는 과정을 거친다는 진 대표는 천혜의 자연속에서 이산화황 훈증 처리 등 인위적인 건조시설 없이 지역 기후에만 의존해 60일 이상 자연바람으로 건조한다.
“저희 마을 수확 건조 방식은 동일하며 건조 후에 한번 더 저온숙성을 거쳐 엄격하게 선별 포장해 특유의 감칠맛과 녹진한 달달함이 공존합니다.”

60일 자연 건조…겉바삭 속촉촉의 흑곶감

곶감은 건강에 좋은 영양 간식으로 2~3년새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냉동실에 보관한 뒤 1년 내내 꺼내먹을 수 있어 1~2인 가구가 많이 찾는다. 선물로 주기에도 딱 좋아 젊은 층에서 흑곶감을 많이 찾는다. 
“흑빛의 곶감을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젊은 분들이 처음에는 궁금해서 그리고 한번 먹어본 이후에는 특별한 맛에 재구매율이 높은 상황입니다.”
농산물전문매장에서 오프라인으로 주로 판매를 해왔던 진 대표는 코로나 등으로 최근에는 온라인에서 주로 판매한다. 매년 10동(곶감 만개가 한동)을 제작하는데 재고가 많지 않다. 곶감이 수확 되는대로 거의 다 팔리고 있다. 진 대표는 흑곶감으로 연 1억 5000만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매년 10동을 제작하는데 제작되는대로 거의 다 팔리고 있다. 진섭원 대표는 흑곶감만으로 연 1억5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매년 10동을 제작하는데 제작되는대로 거의 다 팔리고 있다. 진섭원 대표는 흑곶감만으로 연 1억5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언제 출시되느냐’는 질문이 많이 들어옵니다. 올해도 이상기온현상으로 전국에 과실나무가 피해가 많았으며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엄격하게 건조와 선별을 하기 때문에 시간소요가 걸립니다. 그래도 기다려주시는 고객분들이 너무 감사해서 저희 흑곶감 브랜드가 ‘감사해요 흑곶감’입니다.” 
진 대표는 다소 늦게 출시될 흑곶감 맛을 기억하고 기다리는 분들을 위해 기계 건조한 ‘대봉햇곶감’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운주지역에서 170농가 정도가 곶감을 생산하지만 대체로 고령자인 이유로 한 농가에서 3~4동 정도만 생산하고 있다. 인건비나 수확하는 비용이 많이 들어 점점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아직까지는 흑곶감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한번 구매해 본 분들은 재구매 요청이 꾸준히 있기 때문에 판매가 늘어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는 진 대표는 직접 캄보디아나 베트남등을 다니면서 흑곶감을 홍보하고 있으며, 현지 반응도 좋아 조만간 수출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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