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경영 최소한의 안전장치, 농작물재해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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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경영 최소한의 안전장치, 농작물재해보험
  • 월간원예
  • 승인 2022.02.0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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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작물재해보험은 지난 20년간 품목·대상지역 확대 및 보장수준 개선 등을 통해 꾸준히 가입이 증가해 2022년 49.5%의 역대 최고 가입률을 달성했고, 6608억 원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등 농가의 경영안정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농업 현장에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예측 불가능한 농가경영의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농작물재해보험은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되고 있다.

농작물재해보험은 매해 3~4%의 가입률 상승으로 지난해 49.5%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1년 처음 도입된 우리나라 농작물재해보험은 훨씬 일찍 시작한 미국(1938년)이나 일본(1947년)와 비교했을 때 빠른 시기에 안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자연재해 급증으로 가입농가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보상액도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보험금 지급 증가액을 살펴보면 재배보험 손해율(17년 84.9%→18년 111.4% → 19년 186.2% → 20년 150.3%)이 크게 상승 했으며, 지난해 손해율 88.4%로 감소했으나 이는 상대적으로 자연재해가 덜했던 이유가 큰 것으로 보인다. 

 

1 농작물재해보험은 매해 3~4%의 가입률 상승으로 지난해 49.5%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른 재배보험 손해율도 2017년 84.9%에서 봄동피해와 폭우 피해가 컸던 2020년 150.3%로 크게 증가했다.
농작물재해보험은 매해 3~4%의 가입률 상승으로 지난해 49.5%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른 재배보험 손해율도 2017년 84.9%에서 봄동피해와 폭우 피해가 컸던 2020년 150.3%로 크게 증가했다.

이렇듯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확산과 보험지급액 상승은 농가의 보험료 인상과 국가재보험 부담 확대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장에서는 보험료 부담 완화, 보험상품 다양화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보험제도의 혜택이 일부 품목, 일부 가입자에 집중되어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는 그간 토론회, 간담회 등을 통해 농업계와 관련 전문가의 의견수렴을 거쳐, 보험료 부과체계, 보험 선택권, 농작물재해보험 관리체계 강화 등 농작물재해보험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제도개선방안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자연재해 줄어
사과,배 산출기준 지역 세밀화

농식품부는 지난해 12월 22일 김종훈 차관 주재로 농업재해보험심의회(영상회의)를 개최하고, 농업재해보험과 농업인안전재해보험에 대한 2021년 사업결과 및 2022년도 추진계획(안)을 심의·의결했다.

2021년 재해보험 운영 결과, 농작물재해보험 49.5%(20년 45.2%), 가축재해보험 93.6%(20년 92.8%), 농업인안전보험 66.5%(20년 63.7%) 등 전 영역에서 가입률이 상승하였다.

특히 사과(93.1%), 돼지(96.9%), 가금(95.6%)의 경우 90% 이상의 높은 가입률을 기록하였으며, 운영 규모가 가장 큰 벼 품목(20년 54%→21년 58.7%) 또한 지속적인 가입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는 자연재해로 인해 경영위험관리 필요성이 증대하였고, 현장홍보 등을 통해 재해보험가입에 대한 농가 인식이 상승한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름철 풍수해 피해 감소 등의 영향으로 보험금 지급규모 및 손해율은 전체적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농작물재해보험에는 연말까지 총 6608억 원(손해율 88.4%), 가축재해보험은 1347억 원의 보험금이 지급될 것으로 추정되며, 농업인안전보험과 농기계종합보험에는 2021년 11월 기준 각각 720억 원, 274억 원의 보험금이 지급되었다.

 

농가별 위험수준에 보다 부합하는 적정 보험료가 부과될 수 있도록 보험료 산출체계가 개선된다. 사과, 배를 대상으로 기존에 시군 단위로 산출되어오던 기본료율을 읍면 단위로 세분화하여 지역별 재해위험 차이를 보험료에 더 정교하게 반영할 예정이다. 우선 보험료율 설계에 필요한 통계량이 확보된 읍면부터 요율을 세분화하고, 점차 그 대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품목이 동일하여 그간 같은 보험료율이 부과되어왔으나 재배환경이 달라 위험도가 상이한 논콩·밭콩과 온주밀감·만감류(한라봉 등)의 요율을 분리 산출할 계획이다. 한편 국고지원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농가가 선택하는 자기부담비율에 관계없이 동일 수준의 국비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2025년까지 지원비율이 조정될 예정이다.

개별 품목별 특성을 고려하여 보험운영 방식이 개선된다. 그간 떫은감(대봉감) 피해율 산정 시 단감과 동일한 방식을 적용하여, 낙엽 발생 시기가 늦을수록 낙과 피해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것으로 보아 피해율을 낮게 산정하였는데, 떫은감의 경우 단감과 달리 낙엽 발생 시기가 피해율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점을 고려, 낙엽 발생 시기를 피해율 산정 시 반영하지 않을 계획이다.

 

지자체는 지난달 말부터 과수 4종(사과, 배, 단감, 떫은감)에 대한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을 신청을 받고 있다. 보상재해 대상은 적과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적과전은 자연재해, 조수해, 화재이고, 적과 후는 태풍(강풍), 우박, 집중호우, 일소피해, 가을동상해 등이다.
지자체는 지난달 말부터 과수 4종(사과, 배, 단감, 떫은감)에 대한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을 신청을 받고 있다. 보상재해 대상은 적과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적과전은 자연재해, 조수해, 화재이고, 적과 후는 태풍(강풍), 우박, 집중호우, 일소피해, 가을동상해 등이다.

관리체계 강화
영농 불편 요소 없앤다

일부 보험가입자의 도덕적 해이·역선택을 최소화하여 다수 가입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사업관리체계가 강화된다. 인수심사 및 손해평가 결과, 특이사항이 발견되는 농가(손해평가(착과량조사) 결과, 해당 과수원의 과거 평균 또는 인접 과수원의 평균 피해율과 차이가 큰 농가 등) 대해 단계별 검증을 강화하는 한편, 올해부터 과수4종에 대해 적과 전 종합위험보장 방식과 한정보장상품(봄동상해보장 제외)을 별도 상품으로 분리하고, 조사실적(조사착과량)의 교차적용을 제한하여 재해보험이 영농활동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이번 심의회를 주재한 농식품부 김종훈 차관은 “보험료 부과체계와 상품운영방식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보험 운영과정에서 현장 소통을 강화하여 농가의 안정적 영농활동을 돕는 믿음직한 보험을 만들어나가겠다”라는 의지를 밝히며, “예측하기 어려운 농가 경영위험을 대비할 수 있도록 2022년도에도 재해보험 가입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라고 당부했다.

 

충북 충주시 사과농장에서 착화 과정에 저온피해를 입은 모습. 온전히 상품성 있는 사과를 생산할 확률이 높지 않다. 또한 착과를 늘리지 않고 상품성 있는 사과를 집중해 키우는 농가의 경우 피해 산정에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충북 충주시 사과농장에서 착화 과정에 저온피해를 입은 모습. 온전히 상품성 있는 사과를 생산할 확률이 높지 않다. 또한 착과를 늘리지 않고 상품성 있는 사과를 집중해 키우는 농가의 경우 피해 산정에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가입은 당연하지만…
개선할 부분 여전하다

가입률이 늘어난 만큼 농가의 농작물재해보험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었다. 충북 충주시에서 사과를 재배하는 박한규 대표는 지난해 봄동상해로 사과 농장에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착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열매수가 현저히 줄었고 이마저도 좋은 품질로 수확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농작물 재해보험은 작년에 처음 보상을 받아봤는데 이마저도 없었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도움이 됩니다. 봄동상해 피해에 대한 보상요율이 50%로 줄어 아쉽긴 했어도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봐야겠죠.”

박한규 대표는 정부와 지자체 지원금으로 본인 부담금이 10~20% 정도이니 반드시 가입할 것을 권했다. “과수 농가의 경우 이제는 농작물 재해보험은 대부분 가입하는 분위기입니다. 일부 피해가 적은 지역은 가입을 안하는 경우도 있지만,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반드시 가입할 것을 추천합니다.”

박 대표는 사과 재배의 경우 착과수를 늘려 출하량을 많이 가져가는 농가가 있는 반면, 착과수보다 열매 하나하나에 공을 들여 비교적 시장가격을 비싸게 책정하는 고품질 생산 농가가 있는데, 이러한 현장의 상황이 농작물재배보험의 현행 손해평가에는 반영될 수 없다며 이점이 개선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남 장성군이 농작물 재해보험료 지원을 확대한다. 올해부터는 재원별 지원율 인상으로 재해보험료 농가 부담 비율이 10%로 인하됨에 따라 가입률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자체별 지원금이 상이하므로 가까운 농협과 농업기술센터에 문의를 해야 한다.
전남 장성군이 농작물 재해보험료 지원을 확대한다. 올해부터는 재원별 지원율 인상으로 재해보험료 농가 부담 비율이 10%로 인하됨에 따라 가입률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자체별 지원금이 상이하므로 가까운 농협과 농업기술센터에 문의를 해야 한다.

나주에서 배를 재배하는 권상준 대표는 손해평가사의 전문적인 자질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주변 배 농가의 경우 피해 산출 과정에서 제대로 된 산정이 안 되고, 그 과정에 있어 손해평가사와 엇가리는 측면이 있습니다. 현장 검증에서 손해평가사의 좀 더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고 농가의 현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피해율을 축소하는 듯한 뉘앙스는 오히려 피해 농가의 아픔을 더욱 크게 만드는 것이다. 농가의 인식도 많이 개선됐고, 누적 보상으로 인한 부정수급도 이제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으므로, 현장에서 농민과 만나는 손해평가사도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농가의 피해를 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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