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빨리 꽃값 안정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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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빨리 꽃값 안정 바래요”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2.02.03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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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여주시 고복농장 송미 대표

2월 졸업식 시즌이 되면 꽃다발을 사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각종 행사와 졸업식 등이 열리지 못하게 되면서 꽃 소비가 많이 줄어들었다. 2월 졸업식 시즌을 맞아 경기 여주시에서 총 5950㎡(1800평) 규모의 하우스 10동에서 프리지어, 라넌큘러스, 리시안셔스, 석죽 등 다양한 종류의 꽃을 재배하고 있는 송미 대표를 만나 현재 화훼 농가의 상황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송미 대표는 서울에서 10년 이상 쌈채를 재배하다가 이곳 여주에 내려왔다. 여주에 내려와서도 초반에는 쌈채를 계속 재배하다 화훼류를 재배하기 시작한 지 이제 5년 차가 되었다. 처음 채소에서 프리지어로 작목 전환을 할 때 오랜 시간 망설였다고 한다.

 

송미 대표는 총 5950㎡(1800평) 규모의 하우스 10동 중 4동에서 프리지어를 재배하고 있다.
송미 대표는 총 5950㎡(1800평) 규모의 하우스 10동 중 4동에서 프리지어를 재배하고 있다.

“몇 년을 망설였었습니다. 중간에 운영 자금이 있어야 작목을 바꿀 수 있는데 꽃은 채소처럼 주기가 빨리빨리 돌아가는 게 아니라 한 번 심으면 텀이 길어서 심으면 몇 개월씩 기다려야 되니까요. 처음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바꾸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몇 년을 고민하다가 이제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하겠다 싶어 그때 힘들어도 한번 넘어가자 해서 5년 전에 프리지어를 시작했습니다.” 

송 대표는 시설이 많이 보충되어 있지 않은 일반하우스에서 프리지어가 저온 작물이라 선택하기가 제일 쉬웠다고 말한다. 채소를 재배하던 하우스에서 화훼류를 재배하기 위해 시에서 하는 보조사업들을 신청해 하우스 시설을 보강했다. 

보일러 설치부터 온도 보호를 위한 다겹커튼, 쿨네트 등 하나씩 보완해 처음 시작할 때 보다 많이 좋아져 2~3년 전부터는 리시안셔스와 라넌큘러스도 조금씩 재배하기 시작했다. 송 대표가 재배한 꽃은 모두 양재동화훼공판장으로 100% 출하하고 있다. 

 

송 대표는 1동의 하우스에서 세 가지 색깔의 석죽을 재배한다.
송 대표는 1동의 하우스에서 세 가지 색깔의 석죽을 재배한다.

5분의 1로 감소한 수확량

요즈음 화훼농가는 코로나19로 인해 줄어든 소비, 외국인 노동자 감소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건비가 너무 천정부지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못 들어오기 때문에 주위 농가끼리 이제 사람 두고는 못 할 것 같다고 얘기합니다. 대부분 식구끼리 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로만 재배하거나, 인력이 많이 들지 않는 품목으로 바꾸는 상황입니다.”

프리지어는 꽃을 잘라야 하는 양이 많아서 노동력이 조금 더 많이 드는 편이라 주위의 많은 농가에서는 비교적 인력이 들지 않고, 노동력이 수월한 리시안셔스나 라넌큘러스 등으로 품목을 전환하고 있다고 한다.

 

수확한 리시안셔스 모습.
수확한 리시안셔스 모습.

또한, 지난해 안 좋았던 기상 여건으로 인해 올해 수확량이 5분의 1로 감소했다. 송 대표는 일주일에 3번씩 공판장에 출하하는데 지난해 1월 1번 나갈 때마다 기본 1500단 정도 나가던 양이 올해 1월에는 300단도 나가지 못했다.          

“지난해 9월에 너무 더웠습니다. 지온이 내려가야 프리지어가 뿌리를 빨리 내리고, 정상적인 생육을 하는데 환풍기를 틀고, 차광막을 더 많이 씌워도 뿌리를 못 내리고 많이 죽었습니다. 주위 농가에서 5고랑 심었는데 1고랑 남은 농가도 있고, 작황이 안 좋으니까 기형과가 많이 나왔습니다. 밤새 기름 떼고 나면 기름은 푹푹 줄어들고 농가에서 고충이 많습니다.”

안정된 꽃값 바라는 화훼농가

프리지어나 라넌큘러스 같은 경우 지난해보다 단가가 조금 높아졌다고 한다. 단가는 조금 더 높아졌지만, 지난해에 비해 5분의 1로 감소한 수확량을 생각해보면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송 대표는 단가가 높아지지 않아도 좋으니 수확량이 증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월 꽃값이 폭등하고, 꽃값이 높아졌다고 했지만 송 대표는 매스컴을 타고 난 뒤 꽃 가격이 내려가 꽃값을 가장 잘 받았던 날은 지난해 12월 28일, 지난 1월 2일과 4일 세 번 이었다고 말한다.             

“프리지어가 1단에 최고가가 약 8100원 나갈 때 저희 농가는 약 7400원까지 받았었어요. 저희가 생각해도 너무 비쌌습니다. 라넌큘러스 같은 경우도 저는 아직 2년 차라 최고가를 못 받지만 꽃값이 엄청날 때 상태가 좋은 꽃 최고가가 1단이 3만5천원이 넘었다고 해요.” 

이런 상황이다 보니 꽃 몇 송이만 넣고 포장해도 꽃다발 가격이 3만원, 5만원을 훌쩍 넘어 버리게 되었다.          

송 대표는 급변하는 상황에 따라 매스컴에 타격을 많이 입어 꾸준한 시세를 원한다고 한다. 

“저희는 항상 꽃값이 안정됐으면 좋습니다. 매스컴에 너무 일희일비하니까 농사짓는 사람으로서는 그런 상황에 타격을 많이 받는 것이 힘듭니다.” 
하루빨리 꽃값이 안정되고, 화훼농가의 어려운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송 대표는 앞으로 저온성작물 보다는 조금 더 고소득의 꽃을 재배할 생각이다. (사진은 라넌큘러스)
송 대표는 앞으로 저온성작물 보다는 조금 더 고소득의 꽃을 재배할 생각이다. (사진은 라넌큘러스)

고소득 꽃 위주의 재배 계획

송 대표는 앞으로 저온성작물 보다는 조금 더 고소득의 꽃을 재배할 생각이다. 

“겨울에는 이제 새로운 수입 품종의 라넌큘러스 위주로 재배 하려고 하고, 옥시도 봄에 심기 위해 모종을 맞춰놓은 상태입니다. 또한, 확실하지는 않지만, 튤립이나 칼라 같은 것들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송 대표는 화훼 재배 농사 5년간 프리지어를 계속 재배했기 때문에 연작 피해를 막기 위해 2~3년은 프리지어를 줄이고 다른 꽃 위주로 재배할 계획이다. 

 

 

[농업 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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