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누비던 그가 사과박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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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누비던 그가 사과박사가 되었다
  • 월간원예
  • 승인 2022.02.0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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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여주시 경산농원 김평규 대표

대한항공에서 32년을 근무하며 일생을 해외로 누비던 김평규 대표. 지난 2009년 퇴직을 하면서 경기 여주시에 쉼터를 마련했다. 당시 사과를 재배하던 장인의 일을 틈틈이 도와왔던 그는 아예 은퇴 후 삶을 사과 재배와 함께하고 결심한다. 이른 나이는 아니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사과’를 공부하며 이제는 지역 농업인도 인정하는 사과박사가 되었다.

 

은퇴 후 장인이 가꾸던 사과밭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약 1년여간 사과 재배에 대한 기술을 배웠던 김평규 대표. 1년 사과 농사를 끝내고 나니 열정적으로 사과를 알려주시던 장인이 고인이 되셨다.


“우리 장인이 육군 장군 출신이예요. 1988년에 이 곳에 터를 잡고 경산농원을 개원하셨어요. 대한항공 다니면서도 제가 자주 와서 일을 돕곤 했는데 아예 함께 하게 되니 딱 1년 같이 일하시고 하늘로 떠나가셨죠. 그 1년간 참 많은 것을 알려주셨습니다. 제가 생각하니 한 작기를 함께 해주시면서 많은 힘을 내신거 같아요. 그리곤 마음이 편하셨던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2010년 김평규 대표는 장인의 경산농원을 이어 받아 올해까지 10년이 넘도록 사과밭을 지켜오고 있다. 경산농원은 당시엔 드물었던 외성사과의 시범농장으로 출발부터 선도농가였다. 한때는 1만평으로 재배규모가 컸지만 현재는 1.6ha(5000평)에서 김평규 대표 부부내외가 알뜰하게 사과를 재배하고 있다.


농업도 공부!
사과연구회 회장 맡다

김평규 대표는 여주에서 사과농사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여주 사과연구회 회장을 맡았는데, 그의 사과연구에 대한 열정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는 당시 여주 사과작목반과 연구회는 친목을 다지는 의미가 컸고, 보다 나은 재배를 위한 정보의 공유는 부족했다고 느꼈다.


“작목반과 연구회가 이원화 되었는데 사실 멤버는 똑같잖아요. 저는 그럴게 아니라 하나로 합치자고 했죠. 지금은 여주 사과연구회가 되었는데 그때 제가 분위기를 좀 바꿔보려고 많은 노력을 했어요. 친목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건 사과 재배를 잘하는 일이잖아요. 관행에 기대다보면 우리가 놓치는 부분도 있을 테고요. 사과의 본고장인 경북 지역에서 하는 사과 교육을 쫓아다니며 많은 공부를 했죠. 저는 지금도 매년 대구나 문경쪽으로 가서 그쪽에서 하는 사과 관련 세미나를 듣고와요. 농업도 체계가 있어야 잘할 수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김 대표는 1년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건 올바른 시기에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과정을 거치는 것이라며 1월 전지전정부터 수확까지의 빼곡한 스케쥴표를 보여줬다. 이와 함께 매일 빠지지 않고 쓰는 영농일지를 가리키며 공부하는 농업인의 자세를 강조했다.

 

여주 경산농원은 1989년 개원해 현재 1.6ha(5000평) 부지에서 전체 800주의 사과를 재배한다. 이중 홍로 약 350주, 부사 450주로 운영된다.
여주 경산농원은 1989년 개원해 현재 1.6ha(5000평) 부지에서 전체 800주의 사과를 재배한다. 이중 홍로 약 350주, 부사 450주로 운영된다.
경산농원은 “껍질째 먹는 사과”를 추구하며, 직거래 출하할 때 반드시 껍질째 먹을 것을 권유한다.
경산농원은 “껍질째 먹는 사과”를 추구하며, 직거래 출하할 때 반드시 껍질째 먹을 것을 권유한다.

껍질째 먹는 사과
맛과 영양 모두 잡는다

경산농원은 1.6ha(5000평) 부지에서 전체 800주의 사과를 재배한다. 이중 홍로 약 350주, 부사 450주로 전화주문을 통한 직거래를 주로 한다. 김 대표는 경산농원에서 생산한 모든 사과는 껍질째 먹는 사과임을 강조했다.


“항암효과가 있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대부분 사과 껍질에 몰려있어요. 비타민도 사과속보다 껍질에 몇 배나 많은 양이 들어있습니다. 식이섬유인 펙틴도 껍질에 많은데 장건강에 도움을 줍니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 대부분이 이 아까운 사과껍질을 깎아서 버리고 알맹이만 먹는거죠. 저는 주문을 받을때부터 고객에 항상 얘기해요. 절대로 껍질 버리지 말고 통째로 드시라고. 재배 과정에서 제초제 안 뿌리고, 출하하기 전에 충분히 안전하게 만든 사과만 보내드리니까 꼭 껍질째 드시라고 그렇게 말씀 드립니다.”


경산농원은 부사 수확에만 약 1달의 시간을 들인다. 사과의 모든 면적이 빨갛게 색이 들 수 있도록 하나하나 햇빛을 향해 돌리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굳이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먹는데 는 지장이 없지만, 직거래로 대부분 이뤄지는 출하이다 보니 사과를 받을 고객에 정성을 담아 보내고픈 마음이다.


선별을 거친 10kg 사과 한 상자를 6만 원대에 판매하지만 늘 찾는 단골 때문에 사과가 남는 일이 없다. 시장가 대비 다소 높은 가격이더라도 껍질째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정성이 담긴 사과에 고객은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대한항공에서 32년을 근무한 김평규 대표는 지난 2009년 퇴직을 하면서 경기 여주시에 장인이 가꾸던 경산농원을 이어 사과를 재배하고 있다.
대한항공에서 32년을 근무한 김평규 대표는 지난 2009년 퇴직을 하면서 경기 여주시에 장인이 가꾸던 경산농원을 이어 사과를 재배하고 있다.
경산농원의 모든 물량은 직거래로 판매된다. 지역에 껍질째 먹는 사과로 유명세를 타 직접 농원을 방문해 사과를 사가는 단골이 많다.
경산농원의 모든 물량은 직거래로 판매된다. 지역에 껍질째 먹는 사과로 유명세를 타 직접 농원을 방문해 사과를 사가는 단골이 많다.

G마크 도입으로
급식 납품까지

이평규 대표가 여주 사과연합회 회장으로 활동하던 시기에 G마크를 도입했다. 당시 지역 사과 재배농가에 마땅한 인증이 없었던 차에 고객에 인증된 상품이라는 인식이 필요했기 때문에 적극 추진하게 됐다고.


“경기도지사가 인증하는 G마크를 통해 우리 지역 사과가 공인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여러 인증이 있지만 실질적인 매출과 이어지는 효과가 필요했죠. 당시 G마크를 도입해서 우리 지역 농가가 학교 급식으로 사과를 납품할 수 있게 되면서 고정적인 출하처가를 마련할 수 있었죠. 홍로의 경우 추석을 기점으로 그 이전까진 물량이 쭉 나갔다가 추석이 지나면 남게 되거든요. 그런데 학교급식으로 들어가니까 홍로 재배하는 농가 입장에서 재고의 부담이 덜하게 됩니다.”

 

김평규 대표는 여주 사과연합회 회장을 맡은 시기에 G마크 도입을 추진했다. 고객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사과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라고.
김평규 대표는 여주 사과연합회 회장을 맡은 시기에 G마크 도입을 추진했다. 고객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사과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라고.
경산농원은 자가 퇴비를 만들어 쓴다. 우분과 풀을 섞어 1년 6개월 정도 후숙 과정을 거쳐 사과나무에 영양제로 공급하는데 수확시기가 끝나고 난 후 최근 퇴비 주는 작업을 마쳤다.
경산농원은 자가 퇴비를 만들어 쓴다. 우분과 풀을 섞어 1년 6개월 정도 후숙 과정을 거쳐 사과나무에 영양제로 공급하는데 수확시기가 끝나고 난 후 최근 퇴비 주는 작업을 마쳤다.

이 대표는 G마크 인증이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만, 향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인식의 확대가 필요함을 덧붙였다. 경기도지사가 인증한만큼 믿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이라는 G마크 고유의 브랜드 가치가 농업에 해박하지 않은 일반인에게도 좀 더 널리 퍼져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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