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P 인증과 유황으로 자연을 담은 오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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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P 인증과 유황으로 자연을 담은 오미자
  • 월간원예
  • 승인 2022.02.0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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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홍천군 가람농원 황윤규 대표

우리나라 오미자 최대 주산지는 경북 문경을 떠올리지만, 내한성이 강하고 여름이 서늘한 기후에 적합해 강원도 홍천에서도 재배가 활발하다. 공직 생활을 하다 은퇴 후 이 곳 홍천군 서석면에 자리 잡은 황윤규 대표는 주변에 오미자 재배 농가가 많은 것을 보고 농업에 뛰어든다.

 

교통안전공단에서 근무했던 황윤규 대표는 자연을 좋아해 주말마다 아내를 이끌고 산을 다녔다. 서울 근교에 있는 산이란 산을 모조리 다니고 나니 이제는 멀리 강원도의 작은 산 하나하나까지 정복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많은 유명한 산은 이미 다닐 만큼 다녔으니 남들이 잘 모르는 산을 찾아다닌 것이다. 그 중의 하나가 지금 황 대표가 삶의 터전으로 자리잡은 홍천군 서석면에 있는 아미산이다.


“처음 아미산을 왔을 때가 가을이었는데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황금들녘이 너무 아름다운 거예요. 아 은퇴하고 여기 살면 참 좋겠구나 싶었죠. 그리고 다음 초겨울에 또 다시 왔는데 그땐 또 눈이 소복이 내린거예요. 참으로 절경이었죠. 산을 내려오면서 당장에 부동산으로 달려갔죠. 운명처럼 이곳이 새로운 인생의 터전으로 정해진 거죠.”


2012년 현재의 가람농원 부지를 매입하고 아내와 함께할 살 집을 마련했다. 그리고 주변에 오미자 농가가 많은 곳을 보고 홍천군 농업기술센터를 찾았다. 퇴직하고 여유 있는 삶을 살수도 있었지만 한시도 일을 하지 않았던 적이 없던 그는 인생의 다음 라운드로 빨리 올라가고픈 마음이었다.

 

황윤규 대표는 약 3500평 면적에 연 평균 7~8t의 오미자를 생산해 1억 중후반대의 연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황윤규 대표는 약 3500평 면적에 연 평균 7~8t의 오미자를 생산해 1억 중후반대의 연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당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선도농가를 연결해줬어요. 어릴 적 농사를 하던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제가 오미자에 대해 뭘 알았겠습니까? 멘토링을 받으면서 오미자 공부를 아주 열심히 했죠. 한번 마음먹으면 빨리 시작해야하는 성격이라 그 해 바로 오미자 밭을 일궜습니다.”


이후 10여년이 지난 지금 황윤규 대표는 홍천군오미자연구회 회장직을 3번째 연임하고 있을 정도로 지역에 잘 녹아들었다. 오미자 초보농사꾼에서 170여 농가가 소속된 연구회 회장이 될 때까지 여러 시행착오가 좌절을 겪었지만, 모든 고초를 이겨내고 홍천군 오미자 농가를 대표하는 가람농원을 만들어왔다.

모든 농가 GAP 인증
유황으로 친환경 재배

황윤규 대표는 홍천군오미자연구회 소속 농가 모두 농산물 우수관리인증(GAP)를 받도록 유도했다. 기본적으로 오미자가 친환경 농법에 가깝지만 모든 인증은 절차를 거쳐야함으로 GAP 인증을 우선으로 받고 무농약과 친환경까지 차근차근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오미자는 단맛, 신맛, 매운맛, 쓴맛, 짠맛의 다섯 가지 맛이 함께 있다고 해서 오미자이다. 혈류개선, 고혈압, 뇌졸중, 심혈관 질환과 면역력 개선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미자는 단맛, 신맛, 매운맛, 쓴맛, 짠맛의 다섯 가지 맛이 함께 있다고 해서 오미자이다. 혈류개선, 고혈압, 뇌졸중, 심혈관 질환과 면역력 개선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GAP 인증을 모든 농가가 받도록 4년에 걸쳐서 했어요. 농가 설득하고 컨설팅하고 쉽지 않았죠. 지금 연구회는 의무적으로 GAP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앞으로 무농약, 유기농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갈 생각입니다. 농업기술센터와 협력해서 GAP 마크가 들어간 포장제도 개발을 해놓은 상태입니다. 컨설팅 지원사원을 받아서 홍천 오미자를 요즘 젊은 감각에 맞게 시선을 끌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찾고 있어요.”


황 대표는 오미자 재배를 친환경으로 하기 위해 유황을 사용한다. 지난 10년 동안 유황농법을 끊임없이 공부해서 석회유황합제를 만들어 1년에 두 번 살포한다. 2월 하순에 한번, 수확이 끝난 이후 11월에 한번 유황처리를 하는데 토질개선과 병해충 방지에 효과가 만점이다.

 

황윤규 대표가 회장으로 있는 홍천군오미자연구회는 모든 농가가 의무적으로 GAP에 가입해야 한다. 향후 무농약, 유기농 인증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황윤규 대표가 회장으로 있는 홍천군오미자연구회는 모든 농가가 의무적으로 GAP에 가입해야 한다. 향후 무농약, 유기농 인증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유황 처리를 1년에 두 번은 꼭 해야 돼요 아무리 번거로워도 이걸 하지 않으면 병해충 때문에 견뎌내질 못합니다. 대비 없이 기온이 올라오면 온갖 병의 충돌 때문에 큰 피해를 입습니다. 유황처리는 친환경적으로 살균, 살충을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에요. 우리 회원 농가에도 매년 유황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황 대표는 홍천군 농업기술센터에 협조를 요청해 매년 석회유황합제를 살포하는데 드는 비용의 50%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2012년 퇴직 후 이곳 홍천군 서석면에 자리 잡은 황윤규 대표. 귀농인으로 오미자 초보농사꾼이었던 그는 10여년이 지난 지금 오미자연구회 회장을 맡으며 오미자 대표농가로 귀농성공사례의 길을 걷고 있다.
2012년 퇴직 후 이곳 홍천군 서석면에 자리 잡은 황윤규 대표. 귀농인으로 오미자 초보농사꾼이었던 그는 10여년이 지난 지금 오미자연구회 회장을 맡으며 오미자 대표농가로 귀농성공사례의 길을 걷고 있다.

오미자로 억대매출
시장에 대한 고민은 늘어

황 대표는 현재 약 3500평 면적에 연 평균 7~8t의 오미자를 생산해 1억 중후반대의 연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출하는 오미자 생과 50%, 당절임 30%, 나머지는 주스와 분말 등 가공으로 판매되고 있다. 대부분 직거래로 판매가 되는데 지역에서 입소문이 돌아 물량이 남는 일은 거의 없다.


이렇듯 당장의 성적만 봤을 때 충분히 성공적이다. 오늘이 있기까지 어려움이 적지 않았지만 충분히 성공적인 귀농사례다. 그러나 황 대표의 마음 한켠에는 우리나라 오미자 산업에 대한 우려심을 버리기 힘들다.

 

수확한 오미자는 원물 판매와 당절임을 해서 판매하는데, 황 대표는 당절임시 설탕이 아닌 원당을 사용한다. 원당은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아 미네랄과 영양소가 많고, 풍미가 뛰어나다.
수확한 오미자는 원물 판매와 당절임을 해서 판매하는데, 황 대표는 당절임시 설탕이 아닌 원당을 사용한다. 원당은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아 미네랄과 영양소가 많고, 풍미가 뛰어나다.

“오미자를 좋아하고 즐겨 마시는 연령대가 50대 이상이고, 젊은 세대의 오미자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하다보니 산업으로 바라볼 때 시장의 위축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어요. 오미자가 대량으로 재배되기 전엔 약용으로 각광을 받았지만, 이제는 대중적인 열매가 됐고 한약제로는 쓰임새가 점차 작아지고 있습니다. 오미자를 활용한 여러 가공식품으로 대중적인 인지도를 끌어올리려고 해도 우리 농가들 입장에서 큰 영향력을 만들기란 쉽지가 않아요.”


젊은 층의 오미자 인식 부족과 함께 한때 오미자가 특화작물로 농가의 인기를 끌면서 지자체에서 무분별하게 오미자 생산농가를 늘리며 전국 생산물량이 늘어난 것도 오미자 산업에 악영향을 끼쳤다. 황 대표는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쏟아지면서 오미자 재배 농가 전체가 피해를 보게 되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한 몇 년 오미자 출하가 늘고, 반면 소비는 비슷한 수준에서 소폭 늘어나는 정도다 보니 가격대가 좋지 않았어요. 수요와 공급이 조화를 이루지 못했죠. 그러다 지난해 조금 올라오기 시작해서 1kg에 12000원까지 왔습니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제가 처음 농사를 시작했던 당시와 크게 다른 수준은 아니에요. 오미자 산업이 발전하려면 앞으로 수출의 물꼬를 터서 국내에 출하되는 물량을 조절하거나, 50대 이하 젊은 층의 구매력을 끌어올리는 조치가 필요합니다. 저도 여러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우리 농가들 입장에서 이 모든걸 해내기란 쉽지 않아요.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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