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농업을 이끄는 선봉대, 화분매개곤충
상태바
친환경 농업을 이끄는 선봉대, 화분매개곤충
  • 이지우
  • 승인 2022.03.07 12: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분매개곤충의 이용 현황과 향후 전망
전 세계 400개 이상의 작물 증 130개 이상의 작물에
화분매개곤충이 필요하고, 농업의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으며,
작물로부터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장점이 있다.

 

전 세계 400개 이상의 작물 증 130개 이상의 작물이 화분매개곤충을 필요로 한다. 화분매개곤충은 농업의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으며, 작물로부터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와 산업화에 따른 도시화 및 농약의 오남용 등으로 화분매개곤충의 종수와 밀도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현실이다.
 

화분매개곤충이란 “꽃가루를 매개해서 식물의 결실을 돕는 곤충”으로 자연생태계에서 꽃 피가 는 식물과 함께 공진화해왔다. 이처럼 식물과 중매자 곤충이 생태적인 상호관계를 맺기 시작한 것은 약 6000만 년~1억만 년 전이지만, 작물재배에서 수분작용의 중요성은 일찍이 기원전 1500년경 중동의 앗시리아에서 야자의 일종(Phoenix doctylifera)를 꽃가루받이해 주는 장면에서 처음 나타났다.
화분매개곤충의 경제적인 가치 평가결과, 주요 100대 식용작물 곤충매개자의 수분효과는 1530억 유로에 달했다. 이는 세계 식용농작물 생산총액의 9.5%(2005년)에 해당하는 규모로서, 만일 화분매개곤충이 사라지면 농업분야에서 1900억〜3100억 유로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예전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화분매개가 문제가 된 것은 도시화와 농약 사용 등으로 생태계가 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화분매개곤충의 종수와 밀도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반면에 화분매개가 필요한 작물의 재배면적은 증가하는데, 특히 화분매개곤충이 전혀 없는 시설재배 면적이 증가 됐기 때문이다. 최근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는 화분매개곤충의 중요성을 더욱 높이게 됐다.
전 세계 주요 작물의 75%는 열매를 맺기 위해 꽃가루받이를 해 줄 화분매개곤충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최근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도시화, 농약사용 등으로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화분매개곤충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작물의 생산성이 감소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시설재배나 일부 과수에서의 화분매개곤충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최근 소비자들의 인식변화에 따라 고품질 안전농산물에 대한 욕구가 늘고 있다. 국립농업과학원에서는 1999년부터 화분매개곤충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최근 들어 시설 작물과 과수를 중심으로 그 사용량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업현장에서 화분매개곤충을 과학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본 데이터의 수집과 이용 효율화의 디지털 화분 매개기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주요작목 화분매개곤충 사용↑
꿀벌은 줄고, 뒤영벌 대세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156개 시군센터의 채소 및 과수 담당자를 대상으로 화분매개곤충 이용현황 실태조사를 한 결과, 토마토를 비롯한 12가지 채소와 사과를 비롯한 15가지 과수 등 총 27가지 작목에서 화분매개곤충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개 작목에 대한 화분매개곤충 사용면적은 35,213ha로 2016년 대비 0.5%(167.7ha) 증가했다. 
총 재배면적당 화분매개곤충 사용면적으로 나눈 화분매개곤충 사용률은 딸기가 100%로 가장 높았으며, 그다음이 참외 93.1%, 수박 92.7%, 토마토 84.5%, 멜론 72.7% 순으로 대부분 채소 작물에서 화분매개곤충 사용률이 높았으며, 2016년도 대비 화분매개곤충 사용률이 증가했다. 27개 작목에 대한 평균 화분매개곤충 사용률은 28.0%로 2016년 대비 2.2% 증가한 것으로 조사 됐다. 27개 작목에 대한 화분매개곤충사용 농가 수는 64,049 농가로 2016년 대비 화분매개곤충 농가 수가 13.8% 증가했다.
활용된 화분매개곤충 종류는 꿀벌, 뒤영벌, 뿔가위벌류, 꿀벌과 뒤영벌을 혼합 사용한 경우 및 파리류 등 4종류 화분매개곤충을 이용해 5가지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분매개곤충 종류별 총 사용면적 35,213ha 중 꿀벌이 24,420.6ha로 69.4%(2016년 대비 4.8 % 감소)를 차지했으며, 뒤영벌이 8,556ha인 24.3%로 2016년 대비 3.8% 증가했다. 반면에 뿔가위벌류는 4.8ha인 0.01%로 2016년 대비 1.8%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 됐다.
꿀벌과 뒤영벌의 혼합사용은 2,177.6ha로 6.2%를 사용했고 채종용 양파 등에 사용되는 파리류는 54ha로 0.2%를 차지했다. 화분매개곤충 꿀벌의 경우, 수박이 8,643.8ha로 가장 많이 사용했고, 딸기가 4,710.8ha로 그다음을 차지했다. 뒤영벌은 토마토에서 4,821.5ha(56.3%)로 가장 많았으며, 그다음이 사과 2,173.1ha로 26%를 차지했다. 꿀벌과 뒤영벌을 혼합해서 사용하는 작목은 딸기, 고추, 블루베리로 조사됐고, 사과의 경우 꿀벌, 뒤영벌과 극소수 뿔가위벌류 3총을 혼합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개 작목에서 사용한 총 화분매개곤충 봉군수는 615,609 봉군으로 2016년 대비 131,032 봉군(28.4%)이 증가했다. 화군매개곤충 종류별로 사용한 봉군수와 봉군율은 꿀벌이 413,359 봉군으로 전체 67.1%를 차지했으나 2016년 대비 4.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뒤영벌은 181,141 봉군으로 2016년 대비 52.1% 증가해 29.4%를 차지했다. 뿔가위벌류는 99.3% 감소했는데 이는 야외 증식과 채집이 어려워진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27개 작목 중 1ha당 화분개매곤충 평균 사용봉군수를 조사한 결과 1ha당 꿀벌의 평균 사용봉군수는 11.2 봉군이고, 뒤영벌은 16.6 봉군, 뿔가위벌류는 3.3 봉군이다. 뒤영벌의 경우 꿀벌보다 약 1.4배, 뿔가위벌류보다 3.4배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영벌은 꽃가루를 모으는 특성으로 인해 가지과 작물(고추, 토마토, 가지 등)에서 특히 높은 수분 능력을 보여준다. 또한 온도가 낮고 습기가 많은 환경에도 활동성이 높다.
뒤영벌은 꽃가루를 모으는 특성으로 인해 가지과 작물(고추, 토마토, 가지 등)에서 특히 높은 수분 능력을 보여준다. 또한 온도가 낮고 습기가 많은 환경에도 활동성이 높다.

 

꽃가루 수집능력 탁월한 뒤영벌
낮은 온도에도 활동성 강해

최근 양봉 농가에서 꿀벌이 사라지는 벌집군집붕괴현상(Colony Collapse Disorder)이 전남에 이어 경남지역에서도 발생하고 있어 관계 당국의 원인 파악과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특히, 과수나 시설채소 재배에서 꿀벌을 이용하는 농가의 33%가 경남지역에 분포하고 있어 농가들의 피해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꿀벌의 대안으로 많은 농가가 사용 중인 화분매개곤충인 서양뒤영벌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일반적인 화분매개곤충에는 뒤영벌, 꿀벌, 꽃등애, 나비류, 파리, 딱정벌레 등이 있지만, 화분매개용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방화 활동이 뛰어나야 하고, 몸에 화분을 잘 부착하고 있어야 하며, 온실 내 환경에 잘 적응해야 하고, 사용이 간편해야 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간혹 파리목 곤충을 이용하는 때도 있지만, 꽃가루의 부착성이 높지 않은 특성이 있다. 
농가에서 상업적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화분매개곤충으로 꿀벌과 뒤영벌이 있으며, 꿀을 찾아다니는 꿀벌과는 달리 뒤영벌은 꽃가루를 모으는 특성으로 인해 가지과 작물(고추, 토마토, 가지 등)에서 특히 높은 수분 능력을 보여준다. 
뒤영벌은 벌목(Hymenoptera), 꿀벌과(Apidae)에 속하며 북반구의 온대와 아한대에 분포하며 한랭 다습한 기후에 적응해온 사회성 곤충으로 전 세계에 약 239종이 분포돼 있다. 국내에서는 약 45종이 보고돼 있고, 현재 화분매개곤충으로 수입돼 판매되고 있는 종은 서양뒤영벌이 있다. 
이 서양뒤영벌은 꿀벌보다 몸체가 크고 매우 활동적이기 때문에 꽃가루 수집 능력이 매우 탁월하다. 추운 날씨나 온실과 같은 시설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등 화분매개곤충으로서 여러 가지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 꿀벌만으로 수정하기 어려운 가지과 작물에서의 수정 능력도 뛰어나고 뒤영벌이 수정시킨 과실은 크기가 크고 당도와 신도가 증가해 맛이 좋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뒤영벌은 온도가 낮고 습기가 많은 곳에서도 다른 수정벌에 비해 높은 활동성을 가지는데, 이는 섭씨 5도의 저온에서도 가슴 부위의 근육을 진동해 체온을 35℃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뒤영벌은 흐린 날 또는 오전 해 뜨는 시각부터 오후 해지는 시각까지도 활동성이 강하고, 비교적 벌통에서 가까운 꽃을 방문하기 때문에 한정된 농작물이나 좁은 지역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뒤영벌은 꽃가루가 성숙한 꽃만을 선택적으로 방문하며, 수술의 끝부분을 큰 턱 사이에 물고 고정해 가슴의 근육과 날개를 아주 빠르게 진동시켜 꽃가루를 모으는 능력을 갖췄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과채류 재배면적은 약 48,000ha이며 그중 토마토 재배면적은 5,400ha로 약 11% 정도이다. 토마토는 원래 풍매화로 노지 재배의 경우 화분매개곤충이 필요 없지만, 시설 토마토 재배에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토마토 재배지에서 서양뒤영벌이 이용되고 있는 면적은 약 2,300ha로 추산되며, 특히 충남, 경남 및 강원지역의 방울토마토 농가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다. 뒤영벌은 토마토의 꽃가루를 채집하기 위해 하루 5~12회 방화 활동을 하며 꽃당 약 2~10초간 머물고 한 번의 방화 활동에서 50~220개의 꽃을 방문한다. 
방울토마토에서는 꽃에 머무는 시간이 완숙 토마토보다 짧기 때문에 방화 수가 많아지는 특징이 있으며, 서양뒤영벌이 방문한 꽃의 암술에는 몇 시간 또는 며칠 후 갈색으로 변해 씹은 흔적(Bite mark)이라 하는 특유한 상흔을 만든다. 이것은 서양뒤영벌이 방문한 증거로, 과실의 발육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또한, 방울토마토에서 착과율은 약 98%로, 호르몬 처리(톤처리)의 87%에 비해 약 8~10% 소득증대, 11%의 노동력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친환경 농법의 선봉대
화분매개곤충 활용성 늘려야

농림축산식품부는 친환경 농업의 비중을 현재 5%대에서 오는 2025년까지 10%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화분매개곤충은 농업의 노동력 절감뿐 아니라 작물의 소득 가치를 올릴 수 있게 해 주는 친환경 농법으로, 시설재배 면적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확대 활용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화분매개곤충 중에서 가장 산업화 된 뒤영벌, 꿀벌, 뿔가위류에 대한 연구와 활용 확대가 필요하다.
최근 ICT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화분매개곤충에도 스마트 기술이 적용되고 있는데, 각종 디지털 센서와 무선통신 기능을 결합한 화분매개용 디지털벌통이 개발돼 점차 보급되고 있다. 디지털벌통은 벌통 내부에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먹이량을 데이터화하고, 이미지프로세싱을 통해 벌의 활동량까지 모니터링 할 수 있다. 특히 8월 고온시기 토마토 재배 시 디지털 뒤영벌 벌통을 활용하면 기존 대비 1.2배의 착과량을 기대할 수 있어 그 유용성이 확인됐다.
향후 화분매개 면적의 증가와 함께 뒤영벌 사용 봉군수가 훨씬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뒤영벌 생산업체의 증가 역시 예상돼 생산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뒤영벌의 이용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와 업체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작물별 수정률 판정 기준 수립, 시설 내 봉군수명 연장, 시설 내 봉군관리법, 대상 작물의 다양화, 농약사용지침 작성 등에 대한 세분화된 연구가 계속돼야 한다. 특히 뒤영벌의 스마트 사육시스템 개발로 뒤영별의 생산력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속적으로 일벌 및 여왕별 계통 등 우량계통 선발 등으로 뒤영벌의 유전자원 관리 대책이 진행돼야 하고, 뒤영벌의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출하봉군율 개선과 생산공정표가 뒷받침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서양뒤영벌의 경우 이용국에서 정착하는 경우가 있어 생태계 위해성을 가질 가능성이 있어, 더욱 빠르게 토종 뒤영벌로 대체할 수 있는 연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양뒤영벌이 방문한 꽃의 암술에는 몇 시간 또는 며칠 후 갈색으로 변해 씹은 흔적(Bite mark)이라 하는 
특유한 상흔을 만든다. 이것은 서양뒤영벌이 방문한 증거로, 과실의 발육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