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친환경 재배, 균 잡는 게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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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친환경 재배, 균 잡는 게 관건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2.03.05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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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양평군 박형진 대표
경기 양평군 박형진 대표
경기 양평군 박형진 대표

친환경 농업으로 유명한 경기도 양평에서 35년간 채소를 재배해 온 박형진 대표. 적상추, 적치커리, 쌈추, 청갓, 적겨자, 치콘, 로메인, 시금치, 쑥갓, 부추, 감자 등 쌈채를 비롯한 다양한 채소를 친환경으로 재배한다. 친환경 인증 제도가 나온 뒤부터는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 친환경으로 재배하며 힘든 점도 있지만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친환경 재배를 해오고 있는 박형진 대표를 만나보았다.

박형진 대표는 1만 6528㎡(5000평) 중 6611㎡(2000평) 규모에서 쌈채를 재배한다. 박 대표는 친환경 재배를 하는 사람도 ‘내 가족이 먹는다’라는 생각을 가져야 하며, 소비자도 친환경에 대해 확실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유기농은 크기나 모양도 다르고, 비싸다’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또, ‘벌레 먹었다’라는 인식도 있는데 저희 주변에 있는 농가들도 다 친환경으로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우렁이 농법으로 벼농사를 짓는 농가도 있는데 우렁이가 채소를 좋아한대요. 그러다 보니 저희 채소밭에도 들어오는데 친환경으로 재배를 하다 보니까 일반 약제를 사용할 수 없죠. 그리고 사실 단가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단가를 높이면 소비자들이 구매를 안 합니다. 저희 입장에서는 자재, 약제 등 들어가는 투자비용에 비해 단가 차이가 없습니다.”

친환경으로 재배되는 쌈채.

다양한 판로로 나가는 쌈채
현재는 판로에 문제가 없지만, 유기농 재배 초창기 시절, 유기농이 한창 호황일 때는 부실업체가 접근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지금은 판로에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처음 유기농 한다고 했을 때는 여기저기서 부실한 벤더업체가 많이 접근했습니다. 
예를 들어 만약 5000원에 나가면 업체 쪽에서 8000원 줄 테니 보내달라고 합니다. 처음 한 달, 두 달은 돈을 잘 주다가 3개월 정도 지나면 조금 미룰 수 없냐고 합니다. 마음이 약해서 알겠다고 하면 3개월, 4개월 지나고 도망가 버리는 거죠. 처음 한 10년은 많이 피해를 보았습니다.”
유기농 재배 초창기 시절 박 대표뿐만 아니라 10~15명 정도 되는 작목반 사람들도 많은 피해를 보았지만 현재는 서울 급식, 벤더업체, 양평 농협에서 운영 중인 양평 지방공사 등 다양한 판로로 출하되고 있다. 

1만 6528㎡(5000평) 중 6611㎡(2000평) 규모에서 쌈채를 재배한다.
1만 6528㎡(5000평) 중 6611㎡(2000평) 규모에서 쌈채를 재배한다.
박 대표는 ‘내 가족이 먹는다’라는 마음으로 농사짓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며 뚜렷한 주관으로 친환경 재배를 이어 오고 있다.
박 대표는 ‘내 가족이 먹는다’라는 마음으로 농사짓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며 뚜렷한 주관으로 친환경 재배를 이어 오고 있다.

심해진 규제로 정부에서 
‘공시’한 것들로만 재배

친환경 재배는 균을 잡는 게 관건이라고 한다. 병충해 피해가 너무 심하면 하나도 수확하지 못한 채 밭을 철거해야 한다. 박 대표는 병충해 피해를 본 하우스는 열소독 하거나 담수해 하우스 안에 한 달이고, 두 달이고 물을 댄 뒤 흙에 있는 염분, 거름, 영양제 등도 빼내 흙을 깨끗하게 만든다.
박 대표는 주로 미생물과 공시되어 있는 영양제를 사용해 재배 한다. 퇴비도 무항생제 퇴비를 넣어야 한다. 예전에는 직접 은행잎, 고등어 등으로 만들어 썼지만, 요즈음에는 규제가 심해 직접 만들어 사용하지 못한다고 한다.
“지금은 다 허가받아야 합니다. 옛날에는 은행잎이나 항아리에 고등어, 설탕, 막걸리를 넣은 뒤 발효시켜 끓여서 뿌리고 그랬습니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농약을 도로에 항공 살포하기 때문에 은행잎에 약이 들어가 있는지 안 들어가 있는지 알 수 없어서 그냥 가져다가 사용하면 안 됩니다. 이제 규제가 심해서 약 450가지 정도 걸러내는데 저희가 모르는 상태에서 농약이 들어가 있을 수 있어 정부에서 공시한 안전성 있는 확실한 것만 사용하죠.”
유기농 재배를 하며 씨앗, 친환경 자재 값 등의 비용이 많이 들지만 가장 힘든 것은 인건비라고 한다. 박 대표는 현재 3명의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데 약 3억 5000만원의 비용으로 외국인 농가주택 숙소를 지었다.     
“외국인 숙소를 지어야 외국인 노동자를 준다고 해서 숙소를 지었습니다. 농사지으시는 분 중에 건축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죠. 내 집에서 같이 생활하기에는 좁고. 또, 외국인과 내국인 월급이 같으면 내국인은 이 일을 안 하죠. 내국인은 한 달 월급으로 한 달 생활하는 금액이고, 외국인 노동자들은 우리나라 한 달 월급으로 외국에서 더 오래 생활할 수 있는 금액이니까 정부에서 내국인을 고용할 수 있게 하려면 보조를 조금 해주거나 외국인 노동자 인건비 문제를 해결할 좋은 정책을 제시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많은 농가에서 인건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보완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하루빨리 개선되어 농가들의 상황이 조금 더 나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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