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재배 현장에서 일어나는 ‘반려식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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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재배 현장에서 일어나는 ‘반려식물’ 이야기
  • 이상희 기자
  • 승인 2022.03.0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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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8배체 딸기
최초의 8배체 딸기

딸기재배의 시초는 반려식물 
반려식물이란 우리에게 친구 또는 동반자처럼 정서적인 교감을 통해 위안을 주는 존재이다! 최근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외부 활동을 못 하고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짐에 따라 할 수 있는 취미생활로 자연스럽게 반려식물을 많이 찾는다. 또한 미세먼지와 새집증후군 등으로 공기 정화용 식물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반려식물과 플랜테리어가 유행하고 있다. 
한편 딸기를 이용한 반려식물은 어린이집,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인기가 높다. 딸기 꽃색은 일반적으로 흰색이며, 꽃말은 애정, 우애, 우정, 존중 등이다. 그러나 반려딸기는 유색꽃(자주색, 분홍색 등)을 가진 품종이 인기가 높다.

 

2배체 딸기과일
2배체 딸기과일

반려딸기 품종의 유래
반려딸기는 1368년 프랑스에서 2배체의 야생딸기를 실내로 옮겨 재배한 것이 첫 기록이다. 따라서 1700년대 이전의 유럽딸기 역사는 관상용이며 이때는 먹어도 맛이 없어서 감상을 위한 식물에 불과했다. 2배체 야생딸기는 종자로 번식되며 유색꽃이 피고 과일색은 하얀색, 노란색 등 다양하여 관상용으로 많이 이용했으나 맛이 떨어지고 과일이 작은 단점이 있다. 한편 딸기는 2배체부터 4배체, 6배체, 8배체 등으로 배수성이 다양하다. 현재 재배종인 8배체 딸기는 100만 년 전에 등장했으나 이후 북미 동부에 자리 잡은 버지니아딸기(F. virginiana)와 남미에 진출한 칠레딸기(F. chiloensis)로 진화했다.
버지니아딸기는 향이 뛰어나고 칠레딸기는 과일이 크다. 그리고 수십만 년이 지나 유럽인이 아메리카에 진출하면서 각각 16세기와 18세기 유럽으로 가져갔고 18세기 초중반 프랑스에서 이들을 부모로 해서 둘의 장점을 물려받은 8배체의 재배종딸기(F.x ananassa)가 태어났다. 우리나라가 딸기를 먹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초반으로 1943년에 밀양시 삼랑진읍에서 처음 딸기재배가 시작되었다.

 

8배체 프라구딥로즈(네덜란드개발)
8배체 프라구딥로즈(네덜란드개발)

반려딸기 품종은?
반려딸기는 어떤 품종이든지 가능하다. 지금 8배체 관상용 품종은 종자로 파는 품종이 많은데 네덜란드 ABZ종묘회사의 프라구핑크, 프라구딥로즈, 트리스탄딥로즈 등이 있으며, 미국의 프리티 인 로즈 등이 반려딸기 시장의 선두 주자이다. 그러나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으며, 유색꽃 품종은 수정이 불량하고 기형과, 소과 등으로 식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이러한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국내 최초의 관상용 딸기로 ‘관하’를 2011년 개발했다. 온도가 높고 낮 길이가 긴 조건에서도 분홍색 꽃이 일 년 내내 피고 딸기 맛도 우수한 사계성 품종을 보급하였다.
또한 연중 흰 꽃이 피며 수확할 수 있는 중일성품종 ‘고슬’을 2016년 개발하였다. 과일이 크고 당도가 높아 보고, 먹는 즐거움을 한꺼번에 누릴 수 있고, 진한 과일 향을 풍겨 향기치료 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 품종이다.

 

‘고슬’과 ‘관하’는 모두 통상실시권이 적용된 품종으로 영리사업 목적으로 이용할 때는 품종 개발자(농촌진흥청)와 계약을 맺어 권리를 취득해야 한다. ‘고슬’은 통상실시권 계약을 맺은 농산업체를 통해 온오프라인에서 판매 중이다. ‘관하’의 품종 보호권 존속기간은 2014년 12월 11일부터 2034년 12월 10일까지로, 현재 계약 중인 업체는 없다. ‘관하’ 묘를 판매하고자 하는 농산업체는 농촌진흥청과 통상실시권 계약을 맺어야 한다.

​반려딸기 재배 방법
딸기 작물은 예민하여 갓난아기처럼 길러야 한다. 온도를 갑자기 낮추면 사람도 감기에 걸리듯이 딸기도 갑작스러운 환경변화를 주면 잘 자라지 못한다. 적정 온도는 10~25℃, 습도는 60~95% 범위를 맞추어 주고, 광은 많을수록 좋다. 일반적으로 가정 내 반려식물 재배는 광이 부족한 편이다. 물은 하루에 2~3번 주고 흙 표면이 마르면 안 된다. 비료는 완효성비료를 사용하면 3~6개월간 비료를 주지 않고 물만 주어도 된다(사진 참조). 병해는 흰가루병, 충해는 응애와 총채벌레가 가장 피해를 많이 준다. 딸기는 매일매일 세심하게 관리해야 이러한 병해충을 이길 수 있다. 화분에서 재배되는 딸기는 꽃이 피면 부드러운 붓으로 인공수분하고 착과되면 3~5개의 과실만 남기고 적과해야 한다. 

반려딸기 산업발전과 자세
반려딸기 산업발전을 위해서 가장 먼저 전문업체 육성이 시급한데 묘증식, 육묘, 장기저장, 유통 등 많은 토지(시설)와 재배 기술이 필요하고, 가정에서 쉽게 기르기 위한 딸기 화분 증식키트 개발과 병해충관리 요령 등의 과제가 많아 선뜻 접근하는 업체가 현재는 없으나 앞으로의 산업전망은 밝다.
반려딸기는 우리와 다른 계통의 생명체이기 때문에 100% 이해는 못 하지만 나름대로 대화하고 감정을 느끼고 우리하고 소통해야 한다. 나와 함께 내 옆에서 성장할 수 있는 존재라 생각하면 반려식물과 평생을 함께할 수 있다. 따라서 반려식물은 살아있는 생명체이므로 식물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글=이종남 농업연구관   
국립식량과학원 고령지농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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