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보고타 몬세라테(Monserrate)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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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보고타 몬세라테(Monserrate) 언덕
  • 월간원예
  • 승인 2022.03.0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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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타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해발 3190m의 몬세라테 언덕, 그곳에는 몬세라테 성당이 있어 콜롬비아 가톨릭 신자들의 성지순례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스페인에서 가져온 흑인 마리아상에게 소원을 빌기 위해 주말이면 약 2~3만명이 방문하는데 이들은 9번을 방문해야 자기의 꿈,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이 언덕은 걸어서도 올라갈 수 있지만 바쁜 여행객들은 푸니쿨라(funicular)를 이용하면 된다.

 

보고타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해발 3190m의 몬세라테 언덕, 그곳에는 몬세라테 성당이 있어 콜롬비아 가톨릭 신자들의 성지순례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보고타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해발 3190m의 몬세라테 언덕, 그곳에는 몬세라테 성당이 있어 콜롬비아 가톨릭 신자들의 성지순례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푸니쿨라에서 내려 정상으로 가는 길
설렘 가득 안고 긴 줄을 섰더니 어느새 탑승, 10분 만에 정상 중턱에 내려준다. 아주 급경사지인데도 유연하게 미끄러져 올라가는 푸니쿨라를 탄 방문객들은 공포심을 느끼기보다는 주변의 광경들을 즐기면서 모두 신나는 모습이다. 푸니쿨라에서 내려 산책로를 따라 정상으로 올라가는 도중에는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것을 상징화한 조각상들이 눈길을 끈다. 이 높은 곳에 예수님의 수난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조형물을 만들어 놓은 것, 그리고 그 높은 곳에 성당을 지었다.

 

예수님의 고난사 조각상 주변의 식물들.
예수님의 고난사 조각상 주변의 식물들.

조형물 주변은 천사의나팔, 금사매, 아가판서스 등의 식물들이 식재되어 있었고 수풀 사이에 아부틸론과 디기탈리스도 보인다. 돌 틈 사이에서 강한 생명력을 과시하는 멕시칸 세이지는 보라색 꽃을 단 줄기를 휘날리며 우리를 환영해 주었고 또 그 한편에는 범부채도 있다. 또 조각상이 세워진 뒷배경 절벽에는 아이비와 네프롤네피스도 생명의 강인함을 자랑하듯 잘 자라고 있었다.

 

몬세라테 전경.
몬세라테 전경.

몬세라테 언덕 아래 보고타 전경 
조각상들을 감상하며 정상에 오르니 산자락의 구름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면서 손에 닿을 듯, 왜 이곳에 성당이 지어졌는지를 알 것 같았다. 그날따라 성당은 문이 굳게 닫혀 있어 흑인 마리아에게 소원을 빌 기회는 놓쳤지만, 이곳에 와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하였다. 산등성이를 몇 개 넘은 저 먼 산에는 브라질 리우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예수상이 이곳에도 아득하게 보인다. 가까이 가보지 않아 규모는 알 수 없었지만. 많은 방문객은 성당 앞 계단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주변의 경관들을 감상하는 모습이 한가롭기 그지없다. 요즘 유행하는 구름멍? 아니 풍경멍?

몬세라테 언덕 아래를 내려다보니 보고타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높은 빌딩은 많이 보이지 않았지만, 도시개발이 계획적으로 이루어진 덕분에 도로 정비가 잘 되어 있어 주소 찾기가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고타 전경을 바라보는 방문객들은 이곳저곳에서 감탄사를 연발한다. 이 높은 곳에서의 일출, 일몰 또 야경은 얼마나 근사할까 하는 상상도 해 보았다.

해발 3000m를 넘는 이곳에 조그마한 물정원을 만들어 놓았다. 그 높은 곳까지 물을 어떻게 끌어 올렸을까? 물정원에는 저수조직이 잘 발달된 식물임을 증명하듯 방동사니 시페루스와 구즈마니아가 곳곳에 식재되어 있어 또 다른 그림을 연출해 주었다. 보고타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를 충분히 알 것 같은 곳이었다.

 

몬세라테에 식재된 멕시칸세이지와 아가판서스.
몬세라테에 식재된 멕시칸세이지와 아가판서스.

많은 인파 속에서 젊은 청춘들이 한국인에 대한 호기심 어린 눈으로 말을 걸면서 기념 촬영을 하자고 한다. 이럴 때 반갑고 기쁜 마음으로 함께 즐긴다. 이것도 국력이라는 생각에 어깨가 우쭐해진다. 올라갈 때는 못 봤던 식물들과 작별을 하면서 다음 여행지인 황금박물관으로 향했다. 

 

 


글=박윤점
원광대학교 원예산업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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