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배추 농사를 전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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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배추 농사를 전망하다
  • 월간원예
  • 승인 2022.03.0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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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는 한국인이 가장 즐겨 먹는 채소로 손꼽힌다. 1인당 연간 소비량은 37kg 수준으로 전체 채소 소비 비중 중 유일하게 30%를 넘는다. 이에 따라 많은 농가가 배추를 재배하고 있지만 매해 널뛰기 하는 시세에 바람 잘 날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지난해 고온, 한파, 병해 등으로 인해 많은 배추농가가 큰 피해를 보기도 했다. 월간원예는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 엽근채소 유전육종 연구를 담당한 김진희 연구사, 사카타코리아 배추연구팀 김상범 수석연구원과의 비대면 인터뷰를 통해 2022년 배추 재배 전망에 대해 알아보았다.

 

Q. 지난해 배추 작황에 대해

김상범 연구원  

배추는 수확 시기별로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봄, 여름, 가을, 겨울 순으로 햇배추, 고랭지배추, 김장배추, 월동배추 순으로 구분합니다. 지난해에는 봄배추를 제외한 모든 시기의 배추들의 생육환경이 불량하였습니다. 노지 봄배추의 경우 5월의 한파로 인해 결구가 조금 늦어진 것을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무난한 생육환경이었으며 병해충도 많지 않아 작황은 좋은 편이었습니다. 여름배추는 준고랭지(해발 600~800m) 정선, 하장등 세균성 무름병등이 많이 발생하였고, 고랭지(해발 1,000m이상) 매봉산에서 황화병(Fusarium wilt)의 발생이 점차 확산되고 있어 재배에 어려움이 있었고 안반데기와 귀내미등의 고랭지에서도 긴 장마로 인한 무름병으로 피해가 극심하였습니다. 가을배추도 늦은 가을장마로 인해 생육이 불량하였습니다. 월동배추도 장마의 영향으로 초기 생육이 부진하였고 만생종 수확기인 지금은(2월초) 균핵병이 대량 발생하여 재배 및 수확하는데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로 배추를 재배하기에 힘든 한해였다고 생각됩니다.
 

주 1) 2021년 재배면적 및 생산량은 농업관측센터 전망치임.     2) 봄배추는 기타배추와 시설배추를 포함함.자료 : 통계청
주 1) 2021년 재배면적 및 생산량은 농업관측센터 전망치임. 2) 봄배추는 기타배추와 시설배추를 포함함.자료 : 통계청

김진희 연구사

작년은 날씨로 인한 여러 가지 변수가 많았던 해였습니다. 전체적으로 배추 재배면적도 재작년에 비해 11.6% 감소한데다가 1월엔 한파로 전남 지역 겨울배추 생산에 영향을 주었고 9월과 10월에 잦은 강우와 고온이 이어지면서 무름병 등 병해가 발생하였는데 강원도와 충청지역에서 무름병 등 병해가 확산되었고 이로 인해 가을배추 생산량은 110만 5천t으로 전년 대비 17.5% 감소하였습니다. 최대 가을배추 주산지인 전남지역은 가뭄으로 구중이 전체적으로 감소하였으나, 12월 출하분 작황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입니다. 가을배추 출하 종료시기는 전년 대비 10일 빠른 11월 중 하순이었습니다. 
2021년 가을배추의 기상지표와 생육지표를 살펴보면 11월 상순~중순의 주 출하지역인 강원, 충북, 경북지역은 생육이 전년 대비 나쁨으로 확인되었으나, 11월 중순 이후의 주 출하지역인 충남, 전북, 전남 등은 상대적으로 양호하였습니다. 전국 평균으로 비교할 때 가을배추의 초장 및 구중은 전년도 대비 작아졌습니다. 

Q. 최근 배추 농사의 트렌드 변화
 

김진희 연구사

배추는 대체식품 증가 및 현대인의 식생활 변화 등으로 소비량 및 재배면적은 계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2년엔 2만8,864ha, 2031년 2만 5,705ha 정도로 연평균 1.2% 감소할 것이란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발생 이후 국내산 김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고, 수입 김치는 안전성 문제 등의 영향으로 수요가 감소하였기에 국산 김치 수출량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에 따라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시장을 타겟으로 한 배추 품종 개발도 늘고 있습니다. 또한 신선배추를 구입하는 경우보다 절임배추를 구입하는 비율이 높아졌습니다. 2021년도 절임배추 구매 비율은 53.8%, 신선배추 40.8%, 절임배추와 신선배추를 같이 구매하는 비율은 5.5%로 나타났습니다. 아직은 가정에서 김장을 하는 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1인가구가 늘어나는 등 국내 소비자 층의 변화에 따라 시판김치 구입 비율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매해 기상이변 등의 문제가 계속 이슈가 되고 있고 노지 배추의 경우 기상상황을 예측하는 것이 예전보다 많이 어려워진 만큼 여러 재해 상황에도 내성을 보이는 품종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도 한 특징입니다. 실제로 보다 강한 내서성 품종, 노균병, 뿌리혹병 등 여러 병해에 대처할 수 있는 복합 저항성 품종이 많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뿐만 아니라 글루코시놀레이트, 안토시아닌 등 기능성 성분이 많은 품종의 배추종자들이 고가임에도 꾸준히 수요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시급하게 요구되는 변화는 배추 생산 전반의 생력화, 기계화입니다. 요소비료 등을 적게 투입할 수 있는 생산기술의 개발도 요구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농촌인구 감소 및 고령화 문제는 농산업 전반에서 계속 대두되었으나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노동력이 크게 줄어들면서 배추농가를 포함하여 많은 농가들이 힘겨운 현실에 직면한 상황입니다.
 

자료 : 농업관측센터
자료 : 농업관측센터

김상범 연구원  

배추는 한국인의 대표 반찬인 김치, 겉절이뿐만 아니라 샤브샤브, 배추 된장국, 쌈용, 샐러드, 배추전등에 다양하게 상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후 변화에 따른 병해충의 증가로 인하여 배추를 재배하기가 점차 힘들어지고, 김치의 소비가 많이 줄어들어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의 소비량은 점차 감소되어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김치를 가정에서 담가먹던 때에는 통이 큰 배추의 인기가 높았지만 김치를 사먹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는 요즘은 김치공장의 가공규격에 맞는 52망 size(세로31cm x 가로21cm)나 50망 size(가로30cm x 세로20cm)의 배추가 높은 가격을 받습니다. 핵가족 시대의 일반 가정에서도 통배추 한통을 사서 먹다가 남기기보다는 작은 알배추 한통을 사서 맛있게 먹고 음식물 쓰레기도 줄이는 알뜰 소비의 경향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산지유통상인들이 포전거래를 통해 국내 배추 유통의 6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요즘, 농민의 수요도 중요하지만 상인들의 수요도 매우 중요합니다. 맛과 품질을 중요시하던 농민들과 달리 대면적의 배추를 일시에 관리하는 상인들의 경우 모두 맛과 품질이 우수한 배추보다는 병에 강하고 재배하기 쉬운 품종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또한 상인들과 계약재배를 하는 농민들도 상인들의 요구에 의하여 품종이 결정되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가속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Q. 올해 배추 농사 유의점
 

김진희 연구사  

작년의 경우 고랭지와 중부지방 배추밭에 무름병이 확산되면서 수확이 조기마감되었습니다. 중부지방은 8월 중하순에 정식을 하고, 남부지방은 그보다 늦은 9월 초~중순에 정식을 합니다. 그런데 작년 동향을 보면 배추 정식 시기가 늦을수록 병충해를 피할 수가 있어서 작황이 양호한 경향을 보였습니다. 다만 이러한 현상은 품종에 따른 차이도 있으니 반드시 종자의 특징을 파악하고 정식시기 및 재배방법을 조절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올 겨울은 강수량이 많이 적어 곳곳에 가뭄피해가 나타나고 있어 물관리 또한 매우 중요해진 상황입니다. 
작년에는 정식 후 잦은 강우와 20도가 넘는 따뜻한 가을 날씨로 무름병 등 각종 병해 피해가 많았습니다. 한번 무름병이나 바이러스 등 병해가 발생한 토양에서 다시 배추를 재배하는 것은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생육시기에 배수와 환기 등에 유의해야 합니다. 농사를 짓기 전 토양 분석을 통해 밭의 특성을 파악하고 정확한 맞춤 비배관리를 하는 것이 작물이 건강하게 자라는데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매년 기상상황이 달라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존 방식대로 농사를 진행하기보다는 미리 기상상황이나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를 예상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복합 내병성 품종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고 예방위주의 적기 방제로 선제적 대응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제 곧 봄배추를 준비하는 농가들이 바빠질 것으로 보입니다. 봄배추는 추대를 조심해야 하는데 추대란 배추 꽃대가 자라서 꽃이 피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추대를 피하기 위해서는 만추대 품종을 선택하고 늦봄의 서리가 오는 시기가 지난 다음 정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료 : 통계청, 전라남도청,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KASMO)
자료 : 통계청, 전라남도청,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KASMO)

김상범 연구원  

우리나라 식품을 대표하는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는 저온성 채소입니다. 최적 생육적온은 18~21℃ 이고, 5℃ 이하로 내려가거나 23℃ 이상의 고온에서 생육장애가 나타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추는 사계절 모두 재배되어지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기상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기 때문에 다음 농사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봄배추의 경우 추대가 늦은 품종을 선택하고 육묘시 15℃이상을 유지하여 꽃눈 형성을 방지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름배추는 PLS(농약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에 맞추어 비오기 전 후, 병해충이 발생하기 전 예방적 차원에서의 농약살포가 중요합니다. 생육이 우수하고 병발생도 적었던 가을과 월동배추도 점차 병발생이 심해지고 재배환경도 불량해지고 있는 상황이므로 적절한 시비와 농약살포가 중요합니다. 이렇게 기본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배추는 재배자의 관리에 따라서 같은 품종이라 할지라도 전혀 다른 품질의 상품을 수확하게 되는 작물입니다. 따라서 조생계와 만생계, 무사마귀병, 바이러스 내병성 등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각자 자신의 지역환경, 영농상황, 발병현황, 재배방법에 맞는 품종을 선택하여 재배하는 것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Q. 전국의 배추 농사를 짓는 농민에 당부의 한 말씀
 

김상범 연구원  

농촌진흥청의 2019년 조사 결과에서 소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농식품 특성으로는 첫째로 건강(29.1%), 둘째로 안전성(27.3%)이 꼽혔다고 합니다. 100% 국산재료로 만든 김치를 사용하는 음식점에게 인증서를 부여하는 ‘국산김치 자율표시제’에 많은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고, 아직 많은 양의 김치가 수입되고 있지만 매체를 통해 수입산 재료에 대한 비위생적인 내용을 많이 접하면서 중국 김치의 수입도 다소 감소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11월 22일을 법정 기념일 “김치의 날”로 지정하여 김치산업의 진흥과 김치 문화를 계승·발전하고, 국민들에게 김치의 영양적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국내산 김치와 배추의 소비를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는 COVID-19의 영향으로 인하여 학교의 급식이 중단되었고, 많은 식당들이 장사를 하지 못하여 배추의 소비량이 급감하였고, 불량한 기상환경과 병충해 등으로 인해 배추 재배에 많은 어려움이 있어 배추를 재배하시는 농민과 상인들이 매우 힘든 한해를 보내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 배추산업을 유지시켜 오신 농민과 상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身土不二”. 사람의 몸은 태어난 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자기가 사는 땅에서 난 농산물이라야 체질에 잘 맞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우리땅에서 생산된 농산물 많이 소비하여 건강해지면 좋겠습니다. 우리 배추의 소비도 함께 늘어나 농민, 상인, 종묘회사, 소비자 모두가 밝게 웃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김진희 연구사

배추는 우리나라에서 단순한 채소작물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식품인 김치의 주원료인 만큼 지금도 배추가격은 가정경제와 직결되는 항목으로 항상 이슈가 되어 왔습니다. 우리나라 김치문화는 긴 세월 이어져온 한국 음식문화의 뿌리이며 지금도 부모님 자식 사랑의 중요한 매개체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배추 김치의 수요가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2021년 가구 소비자 중 63.3%는 가정에서 배추를 구입하고 김장을 합니다. 이렇듯 배추는 한국인의 먹거리의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동향을 살펴보면 보통 식당으로 나가는 김치는 대부분 중국산 김치였는데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식사를 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가정 내 김치 수요는 도리어 늘었다고 합니다. 특히 예전 소비자들이 눈으로 보이는 신선도만으로 배추를 평가했다면 요즘 소비자들은 배추의 기능성에도 관심이 많고 선호하는 크기도 좀 작아졌습니다. 아직은 배추의 품종을 선택하는데 소비자의 의향이 많이 반영되기는 힘든 현실이지만 빠르게 바뀌어가는 산업 동향을 민감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 해 김장을 원만히 잘 마무리 하는 것은 한민족에게 또 새로 오는 한 해를 잘 살아가겠다는 다짐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 배추의 의미를 잘 되새기며 이제까지 힘든 여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우리나라 배추 산업을 잘 지켜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농업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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