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골배 본연의 맛과 향을 담은 100% 배즙
상태바
먹골배 본연의 맛과 향을 담은 100% 배즙
  • 이지우 기자
  • 승인 2022.04.16 14:5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기 남양주 도담농원 지은정 대표

7년 전, 남편 양인동 씨와 귀농을 결심한 지은정 대표.
서울 특급호텔에서 셰프 일을 하면서 부부의 연을 맺은 둘은 우연히도 각자 남양주에 연고가 있었고, 귀농의 정착지는 망설임 없이 남양주로 결정됐다. 셰프의 경험을 살린 달팽이 요리체험농장, 블루베리 등 의욕 있게 도전한 일에 실패를 맛보고,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남양주 지역특화작목인 ‘먹골배’를 활용한 배즙 가공을 시작한다.

 

처음부터 모든 것이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귀농은 처음 머릿속 구상대로 쉽게 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어려움이 따를 것은 예상했지만, 바닥부터 다져야 한다는 건 시작해보고 깨달은 일이었다. “귀농을 하면서 처음 계획했던 일들이 현실로 그림처럼 그려지는 일은 없었어요. 하나하나가 난관이고, 거쳐야 할 과정뿐이었죠. 배 착즙을 시작하기 전에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며 사실 부딪혀 봐야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러나 실패에 좌절하지 않았다. 애초에 귀농을 택한 이유가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흙과 함께하는 삶을 사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사업의 성공은 자연과 함께하는 삶으로 가는 과정의 하나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남양주 ‘먹골배’
답은 멀리 있지 않았다
큰 꿈을 가지고 도전했던 일이 마음 먹은 대로 않았지만, 주변을 둘러보니 길은 멀리 있지 않았다. 먼저 남양주에서 농사일하던 시아버지의 조언이 큰 아이디어가 되었다. “아버님이 우리 아이들이 기관지가 약하니 배즙을 내려서 먹여보라고 했던 조언이 크게 와닿았어요. 남양주는 먹골배가 유명하고, 이렇게 좋은 재료가 주변에 많으니 활용해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죠.”

지은정 대표는 셰프의 경험을 잘 살릴 수 있으면서도 주변의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배 착즙 사업을 본격적으로 꾸려나갔다. 농업기술센터의 청년지원사업을 통해 착즙 시설을 마련하고, 4-H 활동을 통해 주변 농가와의 인적 네트워크도 늘려나갔다. 배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던 부부는 이러한 활동을 통해 먹골배의 특성을 이해하고, 착즙 배의 물량도 확보할 수 있었다. 지 대표는 이 과정을 통해 상생의 중요함을 깨달았다고. 

도담농원 지은정 대표는 남양주 지역특화작목인 먹골배를 배즙으로 만든다. 주변 농가와의 OEM 계약을 통해 상생의 가치를 담았다.
도담농원 지은정 대표는 남양주 지역특화작목인 먹골배를 배즙으로 만든다. 주변 농가와의 OEM 계약을 통해 상생의 가치를 담았다.

 


배즙 OEM으로 배 수급 문제를 해결한 도담농원은 본격적인 배 착즙 상품화에 열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특급호텔 셰프였던 남편 양인동 씨의 남다른 미각은 배즙의 기준을 높이 올려놓았다. “남편은 워낙 맛에 대해 엄격했고, 세밀하게 따졌어요. 같은 배즙이라도 어떤 품종을 쓰냐에 따라 배즙의 향과 맛이 달라지고, 착즙을 할 때 온도와 타이밍 등 디테일한 부분이 배즙의 수준을 결정했어요. 초기엔 이런 부분들을 매뉴얼화 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죠.”
남편 양인동 씨가 정밀하게 만들어놓은 착즙 레시피는 도담농원의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G마크와 해썹(HACCP)
신뢰 구축에 큰 도움

시설을 마련하고, 배를 블렌딩해서 상품화하는 일에는 거침이 없었지만, 역시 가장 어려운 점은 ‘출하’였다. 순수 100% 착즙을 통해 만들어진 배즙이라 기존 시장에서 유통되는 배즙보다는 단가가 높았다. 맛과 품질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제품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황에서 가격경쟁력으론 승부하기가 쉽지 않았다.

“남편과 함께 시음회도 하고 홍보에 열을 올렸어요. 주변에 입소문이 나서 조금씩 팔긴 했지만, 본격적인 판매를 위해선 여러 창구가 필요했죠. 그래서 농업기술센터 스토어팜 교육도 듣고, 상세페이지 제작 등 도움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죠.”

 

도담농원의 모든 것을 함께 일군 남편 양인동 씨와 지은정 대표. 지 대표는 고인이 된 양인동 씨와의 공유한 신념을 끝까지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도담농원의 모든 것을 함께 일군 남편 양인동 씨와 지은정 대표. 지 대표는 고인이 된 양인동 씨와의 공유한 신념을 끝까지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온라인 판매에 있어 소비자 신뢰 구축이 우선이었다. 지 대표는 G마크 인증과 해썹(HACCP) 인증을 받았다. 인증을 통해 믿고 먹을 수 있는 배즙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경기도 우수식품 인증서(G마크)를 받고 특히 아이를 가진 어머니들에게 큰 어필이 되었죠. 아이들에게 건강한 간식을 먹이고 싶은 어머니의 마음은 다들 똑같으시니까요. 실제로 저희 스토어팜을 보면 아이들 간식용으로 구매하셨다는 후기가 많아요. 저도 아이가 있고 가격이 좀 있어도 좋은 걸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을 알기에 더욱 책임감을 느끼게 되죠.”

 

도담농원은 먹골배를 통째로 착즙한 비농축과즙(NFC, Not From Concentrate)으로, 원물 100%를 영양소파괴를 최소화했다.
도담농원은 먹골배를 통째로 착즙한 비농축과즙(NFC, Not From Concentrate)으로, 원물 100%를 영양소파괴를 최소화했다.

 

함께 키운 도담농원
그 의미 오래 지켜나갈 것

호텔에서 셰프로 만나 오늘날 도담농원이 있기까지 늘 함께했던 남편 양인동 씨, 도담농원이 자리 잡기까지 멈춤이 없었던 그는 지난해 위암 4기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지은정 대표는 남편과 함께 이 일을 시작하며 이야기했던 신념을 늘 되새긴다. “남편이 항상 했던 말이 있어요. 많이 만들어 파는 것보다 제대로 만들어서 파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늘 함께하면서 해왔던 일들이 모두 이 신념을 바탕으로 했고, 저 혼자 꾸려갈 도담농원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남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는 이 도담농원을 함께 공유한 신념으로 만들어 나겠습니다. 꼭 지켜봐 주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가로수 2022-11-06 07:27:12
응원합니다! 빠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