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마늘, 파의 안정적인 생산과 농가 경쟁력 향상을 위해 신설된 ‘파속채소연구소’가 지난달 17일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농촌진흥청(청장 박병홍)은 전국 최대 파속 채소 주산지역을 중심으로 현장 연구를 강화, 확대하기로 하고 파속채소연구소를 신설했다. 월간원예는 조명철 연구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파속채소연구소의 설립취지와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Q. 파속채소연구소의 설립 취지
파속채소연구소에서는 마늘, 양파, 파를 주요 파속채소 작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파속채소연구소는 현재 전남 무안군 청계면 무안로 199번지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 내에 소재하고 있습니다.
국내의 파속채소 연구는 1960년대 초창기에는 원예시험장에서 이루어지다가, 1994년 12월부터 호남농업시험장 목포시험장에 양파·마늘 관련 연구기능이 부여되어 연구를 수행하여 왔습니다. 이후 2008년 10월에 원예연구소 목포출장소로 소속기관이 변경되었습니다. 그러다가 2015년 1월부터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의 파속채소연구실이 만들어져 관련 연구를 수행하여 왔습니다.
최근 파속채소의 재배면적이 전체 노지채소 작물의 36.4% 정도를 차지하는 등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에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더 심도 있는 파속채소연구를 위해 2월 22일 파속채소연구소를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Q. 연구소 운영 방향과 비전에 대해
연구소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우리 파속채소연구소는 다음 네 가지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첫째, 양파, 마늘, 파 등 파속채소 작물의 우수 품종 개발과 저장, 가공 기술 개발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양파의 국산 품종 보급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아직도 극조생종과 중만생종은 해외 품종 의존도가 70%를 넘는 실정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민간 종자업체와 학계관련 분야의 전문가 분들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우수 품종개발에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저장과 유통기술 연구를 통해 수급 조절, 농가소득 향상에도 이바지하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디지털농업기술 개발과 확산에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시간 우리는 생산성과 품질향상 기술, 노동력 절감 기술 개발 등 과학 영농에 힘써 왔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정밀하고 자동화된 디지털 농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데이터 수집과 활용, 효율적이고 표준화된 디지털 농업 요소기술 개발, 그리고 실용화에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꼼꼼하게 검토하여 사전 대응 기술을 개발해 나가겠습니다. 파속채소는 대표적인 노지작물로 기후와 날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지난해에는 마늘 2차 생장으로 농가의 상심이 컸고, 올 겨울에는 가뭄으로 많은 농업인들의 마음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기술 개발에 힘써나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작은 규모로 시작하지만 예산 확보와 시설 확충을 통해 ‘높은 수준’의 장비와 시설을 갖춘 연구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농업인은 물론, 소비자를 위해 한발 앞서 기술을 개발하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Q. 주요 연구 과제와 앞으로 전개될 사업에 대해
현재 파속채소연구소에서는 양파, 마늘, 파의 신품종 육성, 유전자원 수집과 평가, 보존, 노지디지털 기술 현장적용, 노동력 절감 재배기술 개발, 병해 예방과 방제기술, 수확 후 관리 기술 등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파속채소작물들의 전반적인 연구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아직 인원이나 시험포장 등의 여건은 다소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중앙, 지방, 연구, 지도, 대학, 유통관련 기관들과 협력을 통해 연구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필요한 연구 과제를 수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지금 진행 중인 주요 연구과제로는 국산품종 자급률 향상을 위한 파속채소(양파, 마늘, 파) 육종과 재배법 연구, 수요자 선호형 채소 신품종 육성계통 지역적응시험과 이용촉진, 양파 유전체 육종용 집단 구축과 세대단축 마커 시스템 개발, 복합작업형 고성능 밭작물 정밀 파종·정식 핵심기술 개발, 양파·마늘 데이터 활용 디지털농업 선도모델 개발과 실증, 양파 기계정식을 위한 토양 전염성 병해 방제 기술 개발과 육묘체계 구축을 진행 중입니다. 또한 주요 파속채소 자원의 수집, 평가, 특성평가와 증식 등의 연구 과제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Q. 파속채소의 안정생산에 대한 방안은?
양파, 마늘 등의 주요 파속채소 작물은 전년도 가을에 노지에 심어서 다음해 늦은 봄과 초여름에 수확하는 2년생 작물입니다. 이러한 작물 재배적 특성으로 노지에서 재배기간이 길고, 여러 가지 기상환경의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상기상에 대응한 내재해성 품종 육성과 재배기술 개발에 적극 노력함으로써 급격하게 변화되는 이상기후에서도 안정적인 재배 생산이 가능하도록 하겠습니다.
구체적으로 겨울철 저온기에도 안전하게 월동 가능한 저온 내성이 강한 품종과 재배기술, 봄철 가뭄과 수확기 고온기에도 안정생산이 가능한 품종과 재배기술 개발에 노력하겠습니다. 물론, 이러한 기술 개발만으로 당장 문제점들이 해결이 되지는 않습니다. 개발된 기술들이 조기에 농업인들에게 전달이 되고 현장 적용을 통해 현장에서 문제점들을 발굴하고 대응하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기술개발과 농업인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사전에 문제들을 예측하고 예방해 가는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우리 농업인께 한 말씀
농촌의 고령화가 가속되고, 코로나로 인한 외국인 근로자 입국이 어려워지면서 인력 부족에 의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또한 연차간의 심한 가격 변동으로 애써 수확한 농산물을 제값을 받고 판매를 하는 것 또한 쉽지 않는 형편입니다. 이러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묵묵하게 우리나라 파속채소의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을 위해 애써주시는 파속채소 재배 농업인들에게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파속채소연구소 구성원들은 언제나 농업인들과 소비자들의 안전한 먹거리 공급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농업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