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에서 생산되는 고산지대의 최고급 커피 ‘아라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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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에서 생산되는 고산지대의 최고급 커피 ‘아라비카’
  • 조호기 기자
  • 승인 2022.05.0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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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베이커피농장 차상화 대표

커피의 3대 원두로는 아라비카(Arabicas), 로부스타(Robustas), 리베리카(Libericas) 크게 3가지가 꼽힌다. 그 중에 아라비카종이 커피 총 생산량의 70%를 차지할 만큼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품종이다. 아라비카종은 주변 환경이나 기후에 민감한 품종으로 해발 1000·2000m의 고산지대에서 재배되는 커피이다. 재배가 힘든 만큼, 풍부한 커피맛과 향미가 있어 다른 품종에 비해 고급품종으로 인정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지역이 대체로 완만하고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에서는 재배가 힘든 작물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아라비카 커피가 생산 되고 있다. 

 

전남 화순에 국내 최대 규모(약 3만1400㎡) 의 커피농장이 있다. ‘두베이커피’가 주인공으로 이 농장에서 재배하는 커피 품종은 아라비카이다. 아라비카의 주요 생산지는 해발 1500m 이상의 서늘한 기온을 가진 고원이다. 

 

열매. 아라비카종은 주변 환경이나 기후에 민감한 품종으로 해발 1000~2000m의 고산지대에서 재배되는 커피이다.
열매. 아라비카종은 주변 환경이나 기후에 민감한 품종으로 해발 1000~2000m의 고산지대에서 재배되는 커피이다.

​대학교 2학년 때 환경 관련 회사를 창업하기도 한 두베이커피농장 차상화 대표(53세)는 커피숍을 직접 운영하며 커피나무를 직접 심기도 할 정도로 커피에 관심이 많았다. 

“환경 쪽으로 일 하다보니까 커피찌꺼기 퇴비화나 자연순환에 관심을 가졌고 자연스럽게 커피 재배 조건에 대해서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며 이후 석사과정으로 커피를 전공하고 7년 전 커피농장을 시작했다. 

 

차 대표는 유리온실에 고산지대와 같은 ‘기후모사’를 구현했다.
차 대표는 유리온실에 고산지대와 같은 ‘기후모사’를 구현했다.

“초기에 한국에서 커피를 재배하는 기술이 없어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책을 참고해서 재배한다 해도 한국기후가 조건이 안 맞아 온실 내부에서 고산지대 기후를 구현하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고 말하는 차 대표는 1년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데이터를 수집해 유리온실에 고산지대와 같은 ‘기후모사’를 구현했다.

“이 커피나무는 통상 섭씨 10~15도에서 꽃을 피우며, 아무리 더워도 30도를 넘으면 좋지 않습니다. 토양과 양분, 온도, 습도 등 여러 환경 인자를 고산지대와 비슷하게 제어하면서 우기와 건기를 각각 1년에 4차례 인공적으로 만들어줍니다” 고 말했다. 차 대표는 공중으로 안개 입자의 물을 분사한 뒤 팬을 통해 내부 공기를 바깥으로 뽑아내면 상부의 뜨거운 공기를 머금은 수분이 밖으로 빠져 나가면서 내부 온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유리온실 내부 온도를 낮추고 있다. 

고산지대가 1500미터 이상 경사면과 배수가 잘되고 공기가 잘 통해 호기성미생물이 양분을 분해하는 토양 조건이기 때문에 차 대표는 떨어진 커피나무 잎이나 가지를 수거한 뒤 돈분 등과 섞어 유기농 퇴비를 만들어 쓴다.

차 대표는 “일반 유기농 퇴비는 만드는데 수개월이 걸리는 게 보통이지만 우리는 미생물 발효 기술을 활용해 열흘만에 악취 없는 기능성 퇴비를 완성합니다”며 “이런 자연순환 농법을 바탕으로 국내 커피 농장 중에는 처음으로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도 받았습니다”고 말했다.
차 대표는 두베이커피농장 이외에도 축산분뇨정화시설, 환경정화시스템, 미생물연구소등 영농조합법인 마이크로맥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커피재배...씨의 밀도를 높이는 프로세싱이 중요

“한국 커피 수입이 연 1조로 밀가루 수입량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스페셜 커피 시장은 아주 견고하다고 볼 수 있죠. 결국 외국과의 경쟁인데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저희 커피가 매우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커피나무 수령이 80년으로 이론상 한번 심으면 80년 동안 수확할 수 있는데 좋은 품질의 원두생산을 위해 차 대표는 보통 평균 7년에 한번정도 전지작업을 한다고 한다. 특히 차 대표는 성공적인 커피 재배를 위해서는 과일이 나온 후 수행하는 가공단계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씨앗을 물에서 젖산 발효 후 건조하거나 체리 상태로 발효 건조하는 등 과정을 거친 뒤 로스팅하면 커피원두가 생산된다.
씨앗을 물에서 젖산 발효 후 건조하거나 체리 상태로 발효 건조하는 등 과정을 거친 뒤 로스팅하면 커피원두가 생산된다.

“커피 열매가 체리처럼 빨갛게 익을 때 쯤 수확하면 그 안에 씨앗이 2개 들어있습니다. 이 씨앗이 바로 커피입니다. 이 씨앗을 물에서 젖산 발효 후 건조하거나 체리 상태로 발효건조하는 등 과정을 거친 뒤 로스팅하면 우리가 내려 먹을 수 있는 커피가 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두베이커피가 보유하고 있는 ‘특별 기술’이 들어간다. 커피 발효 때 호기성 미생물을 활용하는 것이다. 호기성 미생물은 공기로 숨을 쉬고 이산화탄소를 내뱉는 미생물을 일컫는다.

차 대표는 “이를 활용해 발효하면 커피성분이 미생물에 의해 저분자화되면서 커피의 맛과 향이 더욱 특별해집니다” 며 “스마트팜에서 제어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커피 나무 키우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어려운 것은 과육의 여러 가지 성분을 씨에 전달하고 상품화 하는 씨의 밀도를 높이는 프로세싱 즉 가공이 중요한 것입니다”고 말했다.

차 대표는 자체 미생물을 통해 ‘워시드’, ‘네추럴’, ‘허니프로세싱’, ‘무산소 이중발효’ 등 수십가지 가공법을 활용하고 있다.

 

두베이커피는 커피 등급 80점 이상의 스페셜커피이다.
두베이커피는 커피 등급 80점 이상의 스페셜커피이다.

커피 평가사 큐그레이더가 커피 등급을 매기게 되는데 80점 이상의 커피가 소위 고급커피인 스페셜커피이다. ‘두베이커피’는 매년 80점 이상을 받고 있다고 차대표는 말한다.  두베이커피는 화순농장에서 연간 생두 30톤 정도를 생산하고 있으며 연 대략 1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두베이커피는 자체 운영하는 카페를 통해 대부분 유통되고 있다.
두베이커피는 자체 운영하는 카페를 통해 대부분 유통되고 있다.

판매는 자체브랜드 ‘두베이 커피플랫폼’과 2018 브루어스컵 최연소 챔피언 김수민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버블민’ 카페등을 통해 생산량 모두 판매되고 있다. 간혹 일본에서 직접 구매해가기도 하지만 자체 수요로도 공급이 부족해 올해 화순에 1만1600㎡(약3500평) 정도 농장을 추가로 확보하고 나주에 묘목생산위주로 3만3060㎡ (약 만평) 정도 농장을 더 넓힐 계획이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국내에 대략 50~60여 곳 커피 농장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체험형으로 운영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는 차 대표는 가공에 대한 전문성 확보와 재배방법 규격화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커피는 농작물로 분류 되어 있지만 지원대상 농작물에는 포함되지 않아 자신을 포함해 대부분의 커피 농장들이 지원에서 제외 되어 있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업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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