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식감까지 잡은 백색 느타리버섯 ‘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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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식감까지 잡은 백색 느타리버섯 ‘세나’
  • 이지우
  • 승인 2022.05.0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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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시 대박농장 김대락 대표

느타리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버섯 중 하나로 찌개, 전골, 볶음 등 다양한 요리에 사용되고 있다. 과거에는 균상재배 위주였지만, 병재배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기계화·자동화로 균일한 품질의 버섯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시장 규모도 커짐에 따라 국내에서도 품종의 다양화가 필요해진 시점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느타리버섯은 갓이 흑회색인 일반느타리가 대부분이다. 이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으로 갓이 백색인 품종 ‘고니’와 ‘미소’가 오래전 개발되었으나, 다발이 작고 생산성이 낮아 널리 보급되지 못했다. 이를 보완하고자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배양과 생육이 까다롭지 않고 다발 형성이 우수해 수량이 높은 신품종 ‘세나’를 2019년도에 선발하여 국립종자원에 2020년 품종보호 출원했다.

충북 충주시에서 25년간 버섯을 재배해온 김대락 대표는 지난해 세나를 재배사에 도입했다. 기존 시장에서 흔치 않은 백색 느타리버섯이 향후 시장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진흥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신품종에 대한 호기심도 있었죠. 저는 새로운 시도를 해본다는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고, 향후 재배사를 확장하면서 품종에 대한 다양성도 필요하기 때문에 지난해부터 세나를 도입하게 됐습니다. 원예원 오민지 연구사가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 저도 현장실증을 제공하면서 상부상조하는 관계입니다.”

김 대표는 지난 1년간 세나를 재배하면서 기존 흑회색 느타리버섯 대비 경쟁력 있는 부분을 확인했다. 아직까지 시장성이 확보된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인지도를 올려나가며 상품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빛깔부터 다르기 때문에 버섯을 선택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호기심이 생길수가 있어요. 색깔이 깨끗해 보이잖아요. 실제 재배를 해보니 종균 배양이 수월하게 잘 되니까 재배하기가 편해요. 균 세력이 강해서 배양 자체가 잘되는 편이고, 자실체 발생이 쑥쑥 잘되는 품종이라 수확 양도 많은 편입니다. 사실 버섯 재배 농가 입장에서 발생이 잘되고 물량이 많은 버섯이 최고라 할 수 있지요. 그런 면에서 세나는 합격점을 주고 싶습니다.”

흰색 느타리버섯 ‘세나’
재배용의성, 맛 모두 잡았다

 

농촌진흥청 원예특작과학원에서 지난 2020년 품종보호 출원한 백색 느타리버섯 ‘세나’는 수량성이 뛰어나고, 특유의 감칠맛과 쫄깃한 식감으로 기존 느타리버섯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농촌진흥청 원예특작과학원에서 지난 2020년 품종보호 출원한 백색 느타리버섯 ‘세나’는 수량성이 뛰어나고, 특유의 감칠맛과 쫄깃한 식감으로 기존 느타리버섯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세나를 처음 재배하면서 기존 느타리버섯과 확연히 다르게 느꼈던 부분은 수확 횟수가 다르다는 점이다. 균사에 배양된 기존 느타리버섯은 통상 4~5회 정도 수확을 하는데 세나는 최대 9회까지도 수확이 가능했다. 수확을 길게 끌고 갈 수 있다는 점은 세나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다. 또한 재배 환경 설정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덜 민감해 한 겨울 7~8도에서도 성장이 꾸준했다. 김 대표는 세나의 진면목은 재배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일단 재배가 편하고 수확을 길게 끌고 갈 수 있으니까 재배하는 입장에선 더할 나위가 없죠. 버섯은 연중생산인데 재배사 환경설정이 아주 중요하거든요. 세나는 상대적으로 덜 민감해요. 보통 아무리 낮아도 15도 정도는 유지를 해줘야 하는데 세나는 7~8도에서도 성장을 하더라고요. 물론 계속 그렇게 끌고 가면 수확도 느리고 품질도 정상온도 만큼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그만큼 환경요인에 여유가 있다는 거니까 재배하는 입장에선 좀 수월한 측면이 있죠.” 

김 대표는 세나의 또 다른 장점은 맛이 남다르다는 점을 꼽았다. 보통 느타리버섯은 찌개나 볶음 등 요리의 부재료로 쓰이는 경우가 많은데, 세나는 맛과 식감이 좋아 버섯 자체를 즐기기에 아주 좋은 품종이라고.

“제가 버섯을 25년 재배하면서 얼마나 많이 먹었겠습니까? 버섯을 질리도록 먹었지만 세나는 요즘에도 식사 할 때마다 먹어요. 보통 고기를 구우면 버섯을 곁들어서 구워먹잖아요? 세사는 묘한 감칠맛과 쫄깃한 식감이 좋아서 그런지 버섯을 메인으로 구워먹는다는 느낌이 들어요. 라면을 먹을 때도 넣어서 먹고, 이런 저런 요리 할 때마다 넣어서 먹습니다. 세나는 주로 직판을 하고 있는데 한번 먹어보신 분들이 꾸준히 재구매를 하세요. 그만큼 맛이 좋다는 반증이겠죠.”

 

대박농장 김대락 대표는 진흥청 신품종 버섯 개발에 현증실증 농가로 개발에 도움을 주고, 오민지 연구사는 세나가 안정적으로 재배될 수 있도록 수시로 농장을 찾아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박농장 김대락 대표는 진흥청 신품종 버섯 개발에 현증실증 농가로 개발에 도움을 주고, 오민지 연구사는 세나가 안정적으로 재배될 수 있도록 수시로 농장을 찾아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균상재배 농가 줄어
후계인 육성 희망

최근 버섯재배는 균상재배에서 병재배로 트렌드가 바뀌었다. 병재배는 재배가 편리하고 자동화 시설을 갖출 수 있어 노동력 절감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그러나 버섯재배의 효시는 균상재배로 상대적으로 시설비가 높은 병재배에 비해 장점 또한 분명하다.

 

버섯재배사는 연중재배를 하기 때문에 일정한 환경관리가 중요한데 세나는 특유의 버팀성으로 환경제어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편이라는 것이 김 대표의 평가다.
버섯재배사는 연중재배를 하기 때문에 일정한 환경관리가 중요한데 세나는 특유의 버팀성으로 환경제어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편이라는 것이 김 대표의 평가다.

김 대표는 지난 25년간 쌓아온 균상재배의 노하우를 전하고 싶지만 이를 전수받을 사람과 시스템이 없음을 못내 아쉬워했다.

“병재배가 된장이라면 균상재배는 청국장이예요. 그만큼 기술이 필요하고, 과정도 어렵지만 버섯의 품질이 좋고 시설비도 상대적으로 덜 들어요.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이죠. 저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지금까지 왔는데 이런 노하우를 전수할만한 시스템이 전혀 없어요. 배우겠다고 나서는 사람도 많지 않고요.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앞으로의 목표라면 제가 가지고 있는 버섯재배의 지식이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전하고 싶은 것입니다.” 

 


MINI interview 

 

“느타리버섯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도록”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부 버섯과 오민지 주무관

지난 2019년 느타리버섯 신품종 ‘세나’를 선발하고 2020년 품종보호 출원하는데 실무를 담당한 오민지 주무관은 세나의 경쟁력을 널리 홍보하고 향후 시장성을 확보하는데 노력을 기울 것이라고 말했다.  “세나는 갓 색이 백색이라는 점과 균사 활력이 우수해 배양기간이 흑회색 느타리인 기존 품종들에 비해 약 5일 정도 단축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또한 1100cc 크기의 병에 재배했을 경우 1병 당 유효경수가 약 35개, 수량이 약 157g 정도로 대조품종 ‘고니’에 비해 약 24% 정도 증가하는 수치를 보였습니다. 현장 실증한 결과, 병재배 농가는 기존 백색 느타리 품종보다 대가 직립형으로 곧고 길며 갓 형태도 얕은 깔때기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균상재배 농가에서는 균사 배양이 우수해 배지 수분 등 기타 환경에 까다롭지 않고, 다발 형성이 우수해 수량성이 높은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수확한 버섯을 먹어보았을 때 다른 느타리 품종들에 비해 수분함량이 적어 식감이 쫄깃하며 아삭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세나의 경쟁력을 충분히 확인한 만큼, 재배농가의 확대와 홍보를 통해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농업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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