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출하를 위한 배 적과 기술
상태바
조기출하를 위한 배 적과 기술
  • 이상희 기자
  • 승인 2022.05.01 1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 해는 배꽃 개화가 평년보다 2~3일 빨랐고 작년보다 1주일 정도 늦었다. 큰 서리나 냉해피해가 없어 착과는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나 나주, 영암지역은 인공수분기간 4월 8일부터 12일까지 28도가 넘는 고온이 계속되어 꽃받침이 탈락하지 않은 유체과가 많은 것이 흠이다. 

 

적과(열매솎기) 기술

적과는 빠를수록 대과 생산에 유리하나 불수정과가 낙과하지 전인 만개 후 3주 이전에는 많은 인력이 소모되는 단점이 있다. 1과총 당 1개씩 두는 1차 적과, 최종 착과량의 2배를 남기는 2차 적과, 실제 봉지를 씌울 배만 남기는 3차 적과로 나뉜다.

▲ 1차 적과

대개 만개 후 2주가 지나면 착과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고, 3주째부터는 1차 적과가 시작된다. 1차 적과는 1과총 당 우량과실을 1개씩 남기는데 1차 적과가 너무 빠르면 소질이 좋은 배를 고르기가 어렵고 낙과될 것까지 모두 솎아야해 노력이 많이 든다.
반면 1차 적과를 생략하고 바로 2차 적과에 들어가면 만개 후 약 30일간 진행되는 세포분열기간의 양분소모가 많아 대과 생산이 어려워진다. 

▲ 2차 적과

2차 적과는 최종 착과수의 2배가량 남기며, 품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과총엽 30매당 1과 기준으로 착과시킨다면 한 뼘 간격으로 솎아낸다. 조생종은 거의 과총엽으로 비대한 한다고 보면 되므로 신고품종보다 적과도 먼저하고 착과 간격도 넓히지 않으면 대과 생산이 어렵다.
7월 상순경 도장지의 잎이 멈추고 양분 생산능력이 생기면 조생종은 수확기가 되므로 새 가지의 잎은 비대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열매선택 기준은 유과의 모양이 약간 길쭉하고 크며, 꽃받침이 탈락하고 열매자루가 길면서 과총엽이 많은 것을 남기고 적과한다. 

 

위 사진의 왼쪽사진처럼 너무 원형의 배는 소과가 될 가능성이 많고 중앙의 꽃받침부분이 약간 나온 것이 대과될 소질이 높다. 물론 오른쪽처럼 꽃받침이 남아있는 유체과는 70%정도가 숫배가 된다.

▲ 3차 적과 (마감적과)

배 봉지 씌우기 작업은 청배 계통은 만개후 50일경 갈색배 계통은 60일경부터 시작해 6월말까지 계속된다. 봉지를 빨리 씌우면 색택이 좋고 약제 살포횟수를 줄일 수 있지만 배 비대는 떨어진다.
올 추석은 9월 10일이니 8월 20일경부터 수확이 시작되니 우리나라 배 품종의 80%를 차지하는 최대한 맛이 든 신고품종을 수확하기 위해는 적정 착과량이 우선이다. 추석명절용 700~800g의 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꽃눈 속에서 나온 과총엽이 40매, 신초엽이 30매 총 70매의 잎이 필요하다.
성목기준 1ha당 60,000~70,000개 정도 착과되어야 올해 추석출하 비율을 높일 수 있다.

 

꽃받침 크기와 정형과 비율
꽃받침 크기와 정형과 비율

위 사진처럼 꽃받침 자리가 2mm 이내의 배는 90%가 정형과가 되나 3mm 이상이 되면 정형과 비율이 50% 이하로 낮아진다. 물론 봉지 씌운 뒤에도 토양관리나 측지의 수령에 따라서도 정형과 비율은 달라질 수 있다. 수확기 품질은 유과의 모양이 첫째 중요하고 두 번째는 젊은 3~7년 이내의 측지에 착과시키는 것이다.

과총적과

3년 연속된 저온피해로 착과량이 부족하니 꽃눈전정을 생략한 농가가 많다. 약이 침투되지 않으니 만개기에 부화하는 꼬마배나무이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위 사진처럼 적과 인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꽃눈전정이 안된 과원은 과총채 적과할 수 있다. 물론 착과가 잘되고 과총엽이 충분한 과수원에서만 가능하다. 
예를 들어 꽃눈 5개가 있다면 가위로 중간의 2개를 제거하여 공간을 확보하고 인력을 아끼는 것이다. 단 꽃눈 형성이 잘 안되는 나무는 제거해서는 안 된다.

유체과 수술방법

지난해 꽃눈 형성이 완성단계인 8월 지나친 고온건조나 긴 장마는 배나무 뿌리에 스트레스를 줘 자화(아들꽃)가 많은 과수원은 유체과가 많다. 착과량이 부족할 때는 최후의 방법으로 유체과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아래 사진처럼 만개후 25~30일 전후로 칼이나 가위로 예리하게 꽃받침부분만 제거하면 정형과로 만들 수 있다. 

 

순치기(눈따기)

꽃이 피고 30~40일간은 세포분열기이다. 저장양분만 꽃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잎을 만들고 가지가 나온다. 이 시기가 배나무에게는 가장 힘든 시기이다. 한정된 양분으로 열매와 가지가 경합을 벌이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부위의 숨은 눈에서 나온 신초는 보이는 즉시 제거하는 것이 양분 소모를 줄여 대과를 생산하는 기본이 된다. 신고품종을 추석에 출하하기 위해서는 생장조절제인 지베렐린을 처리하니 과육이 약해질 것을 예방하기 위해 갈슘제를 엽면시비한다. 1차 적과 후 봉지 씌우기 전까지 2~3회 많게는 3~4회 까지 살포하나 더 중요한 것은 신초제거이다. 뿌리에서 흡수한 칼슘이 열매로 가지 않고 신초 끝으로 가 초기 유과의 비대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지베렐린도포제의 올바른 사용방법

 

정품 정량을 적기에 사용하고 적기에 수확하면 수확량 증가로 농가소득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러나 과도한 사용과 너무 빠르거나 늦은 수확은 소비자가 배를 외면하게 만든다. 제품으로 유통되는 GA는 3, 4+7 혼합제나 단제로 판매되고 있으며 GA3은 숙성, GA4+7은 비대에 더 많은 작용을 한다. 농촌진흥청에 농약으로 정식 등록되지 않은 제품은 품질이 균일하지 않고 함량이 높은 제품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처리 시기는 만개 후 35일 경이나 그 해의 날씨에 따라서 비대가 달라지므로 아래 사진에서처럼 100원 동전크기에 시작하여 500원 동전 크기까지가 처리 적기이다. 50원 동전크기에 처리하면 과경이 여물지 않아 강한 햇빛에 장해를 입을 수 있고 500원 동전크기가 지나서 처리하면 숙기를 앞당기는 효과는 있으나 열매 비대효과는 많이 떨어진다.

신고품종은 추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용하고 원황 품종은 햇배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 사용하나, 다른 품종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배를 사랑하는 소비자를 위한 배려가 아닐까 생각한다. 

 

 


글=유재문 상무
나주배원예농협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