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맞은 이파리 회춘될까?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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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맞은 이파리 회춘될까? Ⅱ
  • 이혁희 국장
  • 승인 2022.05.07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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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내다 버리는 사람도 많았다. 그때는 워낙 흙 속에 양분이 부족했던 터라 조금만 뿌려도 시비효과가 났다.

요즘 쌀농사를 잘 짓는 농가는 절대로 질소를 많이 주지 않는다. 전 같으면 10아르 당 질소 12kg을 주었지만 요즘은 7~8kg만 준다. 질소비료를 많이 쓰면 웃자라 쓰러지는데다 밥맛이 떨어지는 탓이다. 질소를 많이 주면 쌀에 단백질 함량이 높아진다. 그래서 밥이 식으면 마치 구어 놓은 고기처럼 굳어버린다. 게다가 단백질은 쉽게 변하기 때문에 저장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특등급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비료값 더 들어가, 쌀값 덜 받아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질소비료를 많이 주면 병해충도 많아진다.

물론 웃자라 조직이 약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병균과 해충도 질소가 자신들의 번식에 꼭 필요하다는 것을 본능으로 알고 덤벼드는 때문이다.
질소비료는 과채류의 맛도 떨어뜨린다. 질소가 단백질로 전환되는 양만큼 떫고 신 유기산이 만들어진다. 질소는 날이 양쪽에 있는 면도칼 같다. 좋은 점도 있지만 잘못 쓰면 손을 베기 십상이다. 내가 질소비료를 두고 ‘양날 비료’라고 하는 까닭은 이 때문이다.

완효성 비료란 어떤 비료인가?
일반 비료는 한 작기에 밑거름 말고도 웃거름을 몇 번씩 주어야 하는데, 한 번만 주어도 되는 비료가 완효성 비료이다. 과연 괜찮을까? 대답은 “괜찮다”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좋다”도 된다.

귀찮다고 해서 비료를 한꺼번에, 한 작기 것을 다 주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면 작물이 타서 죽거나 아예 지하로 흘러내려간다. 여러 번에 걸쳐서 나눠 주는 일은 만만치가 않다. 품도 많이 든다. 작물이 빽빽하게 들어찬 골을 헤치고 비료를 주는 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작물도 상하기 십상이다. 그뿐인가? 비료 주는 시기가 조금만 늦어져도 비료기가 떨어져 자람이 주춤한다. 때를 맞추자니 쉽지 않고 성가시다.

그래서 개발한 비료가 완효성 비료이다. 완효성 비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준다. 이 비료는 밑거름으로 한 번만 주면 짧으면 70일, 길면 200일까지도 효과가 지속되어 웃거름이 필요 없다. 한 번만 주기 때문에 노동력도 적게 들고, 비료도 한꺼번에 녹지 않아 손실이 적다. 일반 비료보다 10~20% 적게 주는데도 효과는 같거나 크다.

완효성 비료는 어떻게 만들기에 효과가 그렇게 긴 것일까? 가장 간단한 완효성 비료는 유황을 입힌 요소(SCU비료)이다. 이것은 요소 알갱이에다 유황을 입힌 비료이다. 유황은 물에 잘 녹지 않으므로 비료가 천천히 녹아나온다. 어떤 완효성 비료는 일반 비료 원료에다 잘 녹지 않는 화학물질을 넣어 물에 천천히 녹게 한다(IBDU비료), 또 어떤 비료는 물에 녹지 않게 하고, 미생물이 덤벼 녹여 주어야 비료가 녹아 나오게 만들기도 한다.(CDU비료)..

최근에 우리나라의 한 비료회사에서 만든 완효성 비료는 삼요소와 마그네슘 등의 원료를 섞어서 일단 알갱이(입상)를 만든다. 알갱이들에 공기를 불어넣어 공중에 뜨게 한 후 녹인 아크릴 고분자액을 밑에서 뿌려 주면 비료 알갱이 표면이 고분자로 코팅된다. 아크릴 막은 물을 조금씩 통과하게 해서 비료를 조금씩 녹게하고 천천히 녹아 나오게 한다. 그래도 일반 비료를 섞어서 초기생육이 좋게 양분이 적당하게 나오도록 한 것도 있다. 

 


글=이완주
토양병원 원장

 

 

 

 

[농업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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