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품종을 밀어낸 국산 거베라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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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품종을 밀어낸 국산 거베라의 힘!
  • 이지우
  • 승인 2022.06.1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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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화훼상생연합회 정윤재 사무국장

우리나라에 거베라가 도입되어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초반으로 주로 국내에서 재배되고 있는 거베라는 대부분이 절화용이 재배되고 있으며 주 소비 형태는 화환에 이용되고 있다. 대륜계와 미니거베라의 볼륨감을 적당히 갖춘 중륜계의 생산증대를 포함하여 여러 가지 크기의 거베라가 생산되고 있다. 거베라 품종은 유행에 민감해 새로운 품종의 수요가 많은 편이다.

 

경남 김해시 대동면에서 꽃을 재배한지 30년이 훌쩍 넘은 정윤재 대표. 거베라는 2000년 즈음 재배를 시작해 지금까지 주력 품종으로 삼고 있다. 그가 거베라를 주 품종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 대표는 연중 출하가 가능하다는 점과 2~3년의 긴 작기 때문이라 말한다.

“다른 꽃은 6개월 정도 재배해서 출하가 끝나면 철거하고 다시 정식하는 과정이 있지만, 거베라는 한번 싶으면 최소 2년에서 3년은 갑니다. 이 특성이 영농에 크게 도움이 되는 점이고 또 연중 생산이 가능해서 수입이 꾸준히 들어오는 게 아무래도 안정적인 측면이 있죠. 또 화환으로 주로 들어가다 보니 연중으로 쓰임새가 많아요. 다른 꽃들은 특정시기 대목이 정해져있다면 거베라는 대형화환에는 빠지지 않고 들어가니까 수요가 계속 있는거죠.”

 

1 경남 김해시 대동면에서 거베라를 재배하는 전국 화훼 상생 연합회 정윤재 사무국장. 5950㎡(1800평) 규모의 부지에서 전체 국산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1 경남 김해시 대동면에서 거베라를 재배하는 전국 화훼 상생 연합회 정윤재 사무국장. 5950㎡(1800평) 규모의 부지에서 전체 국산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정윤재 대표는 현재 약 5950㎡(1800평) 규모의 부지에서 거베라를 재배하는데, 전체 품종을 국산품종으로 재배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원예특작과학원에서 개발한 국산 품종을 시험 삼아 재배하기 시작해 지금은 국산품종만을 재배하는 거베라 농원으로 거듭났다.

“특작과학원과 교류가 많았고, 송현영 연구사가 워낙 꼼꼼하게 도움을 줘서 조금씩 국산 품종을 도입하기 시작했죠. 처음엔 시험포 역할을 하다가 수입산 종묘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품질도 대등하게 올라오면서 굳이 수입산을 쓸 필요가 있겠냐 싶었어요. 지금은 국산 품종만으로 농원을 꾸려 가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아이보리색 미니 겹꽃형 ‘페더핑크’는 2020년에 육성된 품종으로 화경 7.5cm의 미니 겹꽃형 거베라다. 꽃잎의 끝에 분홍색을 띠고 있어 꽃잎이 마치 깃털처럼 생겨 ‘페더(Feather) 핑크(Pink)’라 명명하였다.
아이보리색 미니 겹꽃형 ‘페더핑크’는 2020년에 육성된 품종으로 화경 7.5cm의 미니 겹꽃형 거베라다. 꽃잎의 끝에 분홍색을 띠고 있어 꽃잎이 마치 깃털처럼 생겨 ‘페더(Feather) 핑크(Pink)’라 명명하였다.
노란색 스파이더형 ‘옐로우윙’은 2007년에 육성된 품종으로, 노란색 스파이더형 거베라로 꽃 크기는 10.6cm이다. ‘옐로우윙’은 꽃대 직경이 크고 단단하며 곧게 자라 재배 및 유통에 있어서 용이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노란색 스파이더형 ‘옐로우윙’은 2007년에 육성된 품종으로, 노란색 스파이더형 거베라로 꽃 크기는 10.6cm이다. ‘옐로우윙’은 꽃대 직경이 크고 단단하며 곧게 자라 재배 및 유통에 있어서 용이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송현영 연구사는 정윤재 대표의 국산 신품종에 대한 적극적인 수용 의지가 김해시에 국산 거베라를 자리 잡게 하는 큰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한다.

“저희 특작원에서 새로운 신품종을 개발했을 때 가장 어렵고 중요한 부분이 현장에 어떻게 원활하게 보급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 곳 김해시는 기존 45 농가가 대부분 수입 품종을 사용했지만 정윤재 사무국장님의 추진력과 재배력 때문에 국산 품종이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수입 품종을 재배하던 땅에 국산 품종이 자리 잡는게 쉬운 일은 아닌데 지금 김해 거베라 재배지는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해 거베라 재배지는 현재 99% 국산품종으로 품종 갱신이 이뤄진 상태다. 기존 수입산 종묘가 2700원 정도였던 것에 비해 국산품종은 1200원 정도로 저렴하고, 여기에 시 보조사업을 통해 더욱 저렴하게 수급이 가능한 상황이다. 

 

연분홍색 대륜 ‘샤이핑크’는 2016년에 육성된 품종으로, 연분홍색 반겹꽃 대륜 거베라이다. 꽃 크기는 12.4cm 정도로 크며, 화형이 안정적으로 발현되고 다수성 품종이다. 최근 각광받는 파스텔 톤 색상으로 인기가 높다.
연분홍색 대륜 ‘샤이핑크’는 2016년에 육성된 품종으로, 연분홍색 반겹꽃 대륜 거베라이다. 꽃 크기는 12.4cm 정도로 크며, 화형이 안정적으로 발현되고 다수성 품종이다. 최근 각광받는 파스텔 톤 색상으로 인기가 높다.

화환재사용 금지
상생의 길 찾아야

정윤재 대표는 김해거베라 연구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어 지역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금번 김해 공원묘지 조화 사용 근절 캠페인을 추진하고, 주말마다 결혼식장을 찾아 화환 재사용을 하지 못하도록 한번 사용된 화환을 직접 수거해서 폐기하고 있다.

“화환 재사용은 기만행위입니다. 꽃값은 똑같이 받으면서 재탕 삼탕하는 행위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불쾌하고, 농가 입장에서는 생계가 직결된 문제인 만큼 반드시 근절돼야할 문제입니다. 재사용 표시를 제대로 지키거나, 아니면 오브제화환 같이 행사가 끝나면 집이나 사무실로 가져가 재활용을 하는 방식으로 농가와 소비자가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을 찾는 것이 모두를 위한 일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윤재 대표는 지역 거베라 농가의 리더로 주변 농가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처음 거베라를 정식한 임석근 대표와 송현영 연구사가 거베라 작황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정윤재 대표는 지역 거베라 농가의 리더로 주변 농가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처음 거베라를 정식한 임석근 대표와 송현영 연구사가 거베라 작황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정 대표는 코로나19로 매년 치러지던 행사가 모두 취소되고 지난 2년의 시간을 어렵게 버틴 화훼 농가가 이제는 새롭게 도약할 시기라고 말한다.

“요즘 식물과 꽃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졌어요. 화훼농가가 그동안 어려운 시기를 보냈는데 이제는 조금씩 일어날 때가 아닌가 합니다. 일상에 꽃이 소비되는 인식 전환과 함께 화환 재사용을 근절해서 화훼농가의 권익이 제대로 보장되는 날이 오기를 기원합니다.”  

 

 


   MINI interview 

소비 트렌드를 겨냥한 국산 거베라 품종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과 농업연구사 송현영

최근 거베라는 대형 화환뿐 아니라, 오브제 형태의 신화환, 꽃다발, 테이블 장식용 등 다양한 곳에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새로운 모양과 크기를 지닌 거베라를 우리 일상생활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이에 국립원예특과학원 송현영 연구사는 소비 시장 트렌드에 맞는 우량 거베라 품종을 육성하고 있다고 말한다.
“처음 국산 품종을 개발할 때 기준이 되었던 수입 품종과 화형과 화색에서 일정 수준 이상 올라왔다고 판단하고, 이제는 시장 트렌드에 맞는 품종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대륜과 함께 쓰임새가 다양한 미니 품종과 폼폰형, 파스타형, 스파이더형 등 특이화형을 개발하는 한편, 기존 시장에 주류를 이뤘던 선명한 화색과 대비되는 파스텔 톤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실증재배, 품평회 등 현장과의 끊임없는 교류를 통해 농가에서 원하는 재배안정성, 상품성 등을 보완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산 거베라 품종이 농가 현장과 소비자 모두에 사랑받을 수 있도록 우수한 품종을 개발, 보급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농업현장과 함께하는 월간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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