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과실비대를 위한 과원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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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과실비대를 위한 과원 관리
  • 이상희 기자
  • 승인 2022.06.0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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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결실이 잘되어 풍작이 예상된다. 평생 1~2번 있을까 할 정도로 재해 없는 착과량을 기록했다. 또한 봄철 가뭄으로 배 농사의 최대 관건인 흑성병을 피해 갔다. 문제는 과다결실로 열매솎기에 너무나 많은 인력이 소모되어 과연 수지가 맞을까 할 정도였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이제 전정과 꽃눈 수 조절이 필요한 때라 생각된다. 

 

봉지씌우기

대개 청배 계통의 황금배나 슈퍼골드 등은 동록현상 때문에 만개 후 40~50일경에 봉지를 씌우나, 신고 품종은 만개 50일 이후부터 봉지씌우기 작업을 시작해 6월 말이면 마무리된다. 

봉지씌우기 전 몇 가지 유의사항은 첫째, 마무리 적과이다. 인력 사정이 여의치 못해 봉지씌우는 인부들이 날짜를 정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최종적과가 수확기 품질과 직결되므로 주인이 직접 마무리하고 봉지를 씌우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약제살포이다. 흑성병, 깍지벌레는 봉지씌우기 직전 방제가 중요하다. 봉지씌우기 전 근접살포하고 도중에 비가 내리면 살균제만 단용살포 후 봉지를 씌워야 안전하다. 또한 진딧물이나 응애는 봉지씌운 직후에는 도장지까지 약제 도달이 어렵기 때문에 미리 방제하는 것이 좋다.

셋째, 이파리 등 이물질의 혼입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느슨하게 핀을 고정하면 깍지벌레 등이 침입하기 쉽기 때문에 최대한 꼼꼼하게 고정하는 것이 좋다.

눈따기

저장양분으로 자라는 신초는 어린유과와 양분쟁탈전을 벌인다. 불필요한 가지는 조기에 제거하고 주지에서 나온 측지예비지는 남긴다. 측지에서도 도장성 신초가 나오는데 햇빛을 가릴 정도가 아니면 그대로 두어도 무방하나 통풍을 저해하거나 약제 침투가 안 되는 곳은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래 사진처럼 전정부위에서 여러 개의 신초가 나온 경우에는 측면의 가장 빨리 나온 신초를 남기고 제거한다. 신초제거작업은 늦어도 6월 상순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배의 비대

배는 3번 비대한다. 1차 비대는 만개 후 30일간으로 저장양분으로 크기 때문에 새로운 잎은 역할을 못한다. 이때는 세포분열 기간이기 때문에 신초엽과의 양분경합을 줄여야 대과 생산이 가능하다.

배나무의 잎은 생긴 지 30일이 되어야 양분을 생산하게 된다. 5월 하순부터 6월 하순까지는 저장양분은 다 소모되고 새로운 잎에서 양분을 생산하는 양분전환기에 해당된다. 종자가 여무는 경핵기로 배의 비대는 더디게 진행된다. 

2차 비대는 신초가 80% 정도 정지하는 7월 상중순경으로 이때는 신초에 액화아가 생기는 시기여서 양분이 분산되어 비대 속도는 느리지만, 신초 정지가 늦어지게 되면 그만큼 비대도 늦어지므로 신초가 빨리 정지될 수 있도록 비배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3차 비대는 신초가 정지된 후 30일이 되는 시기로 이때는 모든 잎이 배의 비대에 기여하게 되어 본격적으로 커지게 된다. 

병해충 방제 

올해는 전반적으로 병해는 많지 않다 5월에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아 흑성병보다는 해충의 피해가 우려된다. 응애나 배나무이는 잎에만 피해를 주나 과일을 직접 가해하는 깍지벌레와 나방류의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 

나방류는 1년에 4회 발생한다. 방제적인 1차(5월 초), 2차(6월 말), 3차(7월 말), 4차(8월 말) 시기에는 나방 전문약제를 반드시 살포하도록 한다.연간 3회 발생하는 깍지벌레는 1차(4월 말) 2차(6월 말) 3차(8월 중) 방제적기에 전문약제를 살포하며, 조피 틈 속에 깊이 잠복하고 있으므로 수관에 스며들도록 흠뻑 살포해야 효과가 있다.연간 8회 이상 발생하는 응애류는 초기방제가 중요하므로 예찰에 의한 방제와 풀 속에 잠복하고 있으므로 풀을 베거나 제초제를 사용한 경우에는 1~2일 안에 응애약을 살포해야 한다. 풀을 벨 때는 열간을 교차로 베거나 부분 예초해 응애의 수상이동을 막아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여름철에 흔히 나타나는 조기낙엽 증상은 화산배, 황금배, 원황 등 조중생종에서 장마철 전후 많이 나타나는데 생리적인 현상으로 그늘이 많거나 배수가 안 되는 곳에서 나무 스스로 이파리 개수를 조절하는 것이므로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과수원 멀리서 보면 신초 끝이 하얗게 변색된 과원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철분 결핍증상으로 토양에 철분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일시적 흡수장해이며 배 비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이 또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여름전정

내년에 열매가 달릴 꽃눈은 여름철에 생긴다. 정화아는 6월 중순쯤부터, 액화아는 7월 중순경부터 생성되며 7월 상순경 도장지가 멈추면 맨 위에서부터 아래로 겨드랑이 꽃눈(액화아)가 생기기 시작하므로 신초 정지가 늦은 가지는 꽃눈 생길 시간이 없어 끝부분 3~4개에만 꽃눈이 생기고 만다. 즉 다음 연도에 측지로 이용할 수 없는 쓸모없는 가지가 된다. 

7월이 되면 신초가 정지하고 양분을 생산하는 능력을 가지기 때문에 함부로 제거해서는 안 된다. 신고품종은 성목에 300개의 과실이 달렸다면 신초도 300개가 있어야 한다. 150cm 내외의 신초 1개에는 잎이 30개 정도이기 때문이다. 토양에 햇빛이 20% 이상 비춘다면 여름 전정은 생략하는 것이 좋다. 

당도를 올리는 가장 좋은 비결은 과총엽에 햇빛이 충분히 비치는 것이다. 너무 가지가 많아 그늘이 많으면 당도가 올라갈 수 없다. 그늘 속에 있는 가지는 양분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소모하는 쪽이다. 여름전정을 해야 한다면 제거 1순위이다. 통풍이 안 되고 그늘이 많다면 수관내부의 강한 도장지 3~4개만 제거해도 내부가 훤해진다. 그래도 그늘이 많다면 1주일 뒤 다시 3~4개를 제거한다. 이것이 7월의 여름전정이다.

물관리

◆ 장마기의 배수 관리 
한편 배나무는 다른 과수에 비해 다습에도 강한 편이지만 토양 수분함량이 약 40%일 때 뿌리는 50%, 신초는 70% 정도 생장이 억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수가 나쁜 토양에서는 뿌리가 습해를 받기 쉬우므로 장마기 또는 폭우 시에는 물 빠짐이 잘되도록 배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장마철에 뿌리 부위가 물에 잠기면 뿌리는 단시간 내에 질식된다. 하지만 보통 흐르는 물의 수중산소 0.7%이므로 물에 잠기더라도 뿌리 주위의 물이 고여 있지 않고 움직이면 심한 산소 결핍은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장마철에 물이 고이게 되면 배수로를 파서 물을 흐르게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 한발기의 관수 관리
장마가 지나고 고온기가 되면 잎의 증산이 왕성하고 토양의 증발량이 많기 때문에 토양물리성이 불량한 과수원에서는 잎에서의 왕성한 증산량에 비해 뿌리에서의 수분흡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제일 먼저 과실에서 수분을 빼앗기고 햇빛에 노출된 잎이 부분적으로 타는 엽소현상이 발생한다.
‘배는 물로 큰다’라는 말이 있다. 한발기에 관수에 의해 수분공급이 충분하면 주당 과실의 생산량이 증가되며 과실의 크기 및 기타 품질이 향상된다. 토양 내 수분이 적당하면 무기양분의 유효도가 증대되어 양분의 흡수가 증가하고 인산, 칼슘, 붕소 등 난용성 무기양분의 흡수 증가되어 과실의 품질이 향상된다.

10~15일 동안의 강우량이 20∼30mm 미만일 때 관수한다. 관수량과 관수간격은 과원의 토양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표 3). 관수방법으로는 점적관수, 스프링클러를 이용한 살수, 표면 관수가 있는데 점적관수는 정밀한 여과장치가 필요하지만, 높낮이가 불균일한 과원에서 효과적이다. 스프링클러를 이용한 살수 방식은 비용은 고가이지만 평지 과원에서는 토양 표면에 고르게 관수하는 장점이 있다. 1mm의 비는 10a(300평)당 1t의 물을 주는 것과 같다.

 

(표 3) 과수원 1회 관수량과 관수간격 

비료 관리

겨울철에 하는 밑거름(기비)은 ‘수확한 과일만큼 넣는 것이 원칙이다’라는 말이 있다. 웃거름(추비)도 마찬가지이다. ‘과일이 달린 만큼 넣는 것이 원칙이다’
추비는 보통 3회로 나눠 준다. 신고를 기준으로 하면 저장양분이 고갈되는 5월 중순쯤 1차(NK비료), 신초가 80% 정지되는 7월 상순경 2차(NK비료), 수확 40일 전 3차(황산가리)로 나눠 준다. 신초 정지가 늦어지거나 결실량이 부족한 경우에는 비료의 양을 줄이거나 생략한다. 정상적인 착과량과 수세를 유지한다면 10a(300평)당 20kg N-K비료는 1~2포, 황산가리는 1포가 표준 시비량이다.  

풀 관리

과수원의 풀은 개화기 무렵엔 서리피해 예방과 토양온도의 상승으로 빠른 전엽이 필요하기 때문에 없는 것이 좋다. 봉지 씌울 무렵엔 예초를 하거나 제초제를 살포하는데 응애 피해를 조심해야 한다. 응애는 조피 틈이나 낙엽, 잡초, 유인끈 속등에서 성충으로 월동하여 5월 중순까지는 풀 속에서 생활하다가 나무 위로 올라와 피해를 준다. 따라서 풀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피해 규모가 달라진다. 

봉지씌운 이후부터 수확 전까지 풀을 제거할 때는 항상 응애를 염두에 두고 예초는 한 고랑씩 1주일 간격으로 베던지 부분적으로 남겨 베고 제초제를 할 때는 기계유나 응애약을 혼용 살포한다. 풀을 없앤 뒤 2~3일 안에 응애약을 살포해주는 것이 안전하다. 응애는 여름철 고온기에는 알이 성충이 되어 다시 알을 낳는데 10일이면 충분할 정도로 번식이 빠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나무 아래 오래된 과총엽부터 가해했으나 최근에는 도장지 중간부위에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아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수확기 무렵엔 비온 뒤 봉지의 빠른 건조로 ‘과피얼룩반점병’예방과 당도 상승을 위해 수확 20일 전 예초해 통풍을 개선하고 토양 건조로 과일의 성숙을 돕는다.

 

 

 

 


글=유재문 상무
나주배원예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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