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재배현장에서 일어나는 ‘딸기의 꽃눈형성’ 이야기 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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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재배현장에서 일어나는 ‘딸기의 꽃눈형성’ 이야기 Ⅰ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2.06.16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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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재배 성공여부는 개화기 조절

딸기는 우리나라 노지조건에서 9월의 낮은 온도(평균기온 25℃ 이하)와 낮길이가 짧아짐에 따라 생장점이 잎발생을 멈추고 꽃눈이 되도록 유도를 받는다. 그러한 기간이 20여일 지나 9월 하순 정도에 꽃눈이 형성된다. 그 후 겨울 추위로 꽃눈의 발생과 발달은 멈추고 꽃대가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휴면을 한다. 이듬해 봄이 되면 꽃대가 밖으로 나와 꽃이 피고 착과되어 5-6월에 수확한다(노지작형, June-bearing strawberry).

한편 촉성작형은 꽃눈형성이 노지작형보다 10일 정도 빠르고 온도가 낮은 시기에는 보온 및 가온을 하여 10월에 꽃대를 밖으로 나오게 한 후 12월에 수확할 수 있는 작형을 말한다. 또한 초촉성작형은 촉성작형보다 약 10일 이상 더 빨리 수확하는 작형을 말한다. 따라서 딸기재배의 성공여부는 개화기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이며 그 중 적정 영양수준을 맞추는 재배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꽃눈형성 유도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온도를 낮추고 낮길이를 짧게 하면서 낮은 질소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꽃눈형성 후에는 질소수준을 높여야 꽃눈의 분화와 발달을 촉진시켜야 수확량이 많아진다.

 

심지주
심지주

꽃눈분화에 영양수준이 중요

우리나라 딸기재배의 90% 이상이 촉성작형으로 농민들은 육묘기에 꽃눈형성 촉진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낮은 온도와 짧은 낮길이 조건의 조절보다는 오히려 포기의 영양수준(특히 질소) 조절에 중점을 둔다. 영양이 중요한 것은 질소 수준의 높고 낮음에 따라 생리적 장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더 중요한 것은 포기영양에 따라 착과수도 결정되는데 육묘단계부터 관리상 중요한 고려사항이 된다. 묘의 영양상태가 액화방(2화방의 꽃대)의 발달을 결정적으로 지배한다.

즉, 액화방(2화방)은 형성될 때 포기의 영양수준이 낮으면 그 생육이 빈약하게 되어 딸기가격이 좋은 시기에 수확이 적어지게 된다. 1화방부터 영양생장과 생식생장의 균형을 맞추어 주면 문제가 생기지 않으나 생식생장으로 치우쳐 버리면 착과로 인한 에너지 손실로 뿌리가 빨리 죽어 2화방 수확량이 현저히 감소된다.

 

설향품종의 심지주
설향품종의 심지주

심지주 발생은 육묘시 영양수준의 실패

꽃눈형성 시작 후, 빠르면 35일 만에 개화한다. 실제 재배에서는 포기의 영양상태가 조기 수확과 증수에 필수적이다. 딸기의 정수리 생장점에서 꽃눈이 발생하면 이것이 1화방이다. 이후 정수리 생장점이 없어지고 측면에서 액아가 발생하여 새잎 3매가 나온 후 정수리 생장점에서 꽃눈이 발생하면 액화방(2화방)이 출현되는 것이다. 또한 3화방도 다시 액아에서 새잎 3매가 나온 후 정수리 생장점에서 꽃눈이 발생하면 제2액화방(3화방)이 출현되는 것이다.

심지주는 정수리 눈에서 1화방이 되고 측면에서 액아(잎)가 발생하지 않는 포기이다. 1화방 심지주의 원인은 육묘문제이다. 육묘후기의 대묘에 비료중단, 폿트말리기, 단근 등의 원인으로 꽃눈형성이 빠른 묘에서 주로 발생한다. 따라서 육묘중에 비료나 수분흡수 중단이 되지 않는 시비관리와 정식 전에는 약간의 비료를 시용하고 활착을 촉진하여 뿌리분포를 넓혀야 한다. 심지주가 발생하면 옆포기의 런너를 길러 런너꽂이로 대체 정식하면 된다. 또한 9~10월 초세에 따라 과일솎기도 철저히 하는데 착과량은 5-11개 범위로 영양생장과 생식생장을 균형있게 유지한다. 한편 액화방(2화방)이 순조롭게 출뢰하여도 정화방(1화방) 및 액화방(2화방)의 착과수가 많은 포기에서, 초세가 강할 때에, 생육을 억제하려고 급히 저온관리로 바꿀때에 2화방 심지주가 발생한다.

 

겨울딸기의 닭벼슬과
겨울딸기의 닭벼슬과

닭벼슬과 발생은 정식 후 과도한 영양수준

1화방 꽃눈의 형성과 발달에서 1번꽃의 품질도 매우 중요하다. 딸기는 1화방의 1번화에 많은 영양을 주기 때문에 큰 과일이 착과된다. 일반적으로 딸기 꽃잎은 5-6개가 정상이나 1번화는 이보다 많게 8개 이상 발생하는데 자세히 암술머리를 보면 여러 개의 산봉오리를 볼 수 있으며 봉오리 정상의 암술은 조금 늦게 성숙한다. 이렇게 정식 후 너무 영양이 많아지게 되면 꽃눈 조직의 이상 분열에 의한 집합꽃눈의 형성으로 닭벼슬과 또는 기형과가 발생한다. 또한 질소과다의 피해는 개화가 현저히 늦어지고 과도한 영양생장으로 꽃눈형성이 안될 수도 있다. 

 

여름딸기의 닭벼슬과
여름딸기의 닭벼슬과

꽃눈형성을 위한 묘소질은 C/N 비율이 중요

모종의 질소수준은 꽃눈형성의 빠름과 늦음을 크게 좌우한다. 즉 모종의 질소 수준이 묘소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딸기 재배시 동일한 하우스내에서는 개화기가 모두 같아야 한다. 촉성재배에서는 개화촉진을 위해 모종의 질소수준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것이 육묘방법과 작업체계의 핵심인 것이다.

모종의 질소수준을 판정하는 방법으로서 잎자루 즙액의 질산태질소(N) 농도를 측정한다. 이와 아울러 뿌리의 탄수화물(C) 축적도 분화와 생육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좋은 묘소질을 가지는 묘일수록 C/N 비율이 매우 중요하다.

 

 


글=이종남 농업연구관   
국립식량과학원 고령지농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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