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의 위기를 기회로 살릴 젊은 리더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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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위기를 기회로 살릴 젊은 리더를 위해
  • 이지우
  • 승인 2022.06.1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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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 원예학부 박노복 학부장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 원예학부 박노복 학부장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 원예학부 박노복 교수는 우리나라 화훼 학계의 원로이자 야생화의 최고 권위자다. 박노복 교수는 97년 한농대 설립 당시 화훼과를 직접 구성하고, 오늘날까지 강단에 서며 인재양성을 위해 노력해왔다. 올해 과수, 채소, 화훼, 원예환경시스템 전공이 원예학부로 재편되면서 학부장을 맡게 된 박노복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원예학부의 설립 배경은?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는 97년도에 만들어진 학교입니다. 시장이 세계로 개방되면서 우리 농업 경쟁력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고조됐고, 우리 농업을 이끌어갈 수준 높은 인력을 양성하고자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해 개교를 하게 되었죠.
시작은 7개 학과 정원 240명으로 시작해 현재는 19개 전공 570명이 입학을 하고 있습니다. 원예학부는 올해 학교 편재가 바뀌면서 신생됐는데, 기존 원예 관련 전공인 과수, 채소, 화훼와 더불어 원예환경시스템 전공이 추가돼 4개 전공으로 구성됐고요. 우리 학부는 과수 40명, 채소 40명, 화훼 30명, 원예환경시스템 40명으로 총 150명 정원입니다.
원예학부는 원예계열 전공 학생의 학부 교육으로 전공 별 공통 지식을 공부하고, 학생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해 원예 산업을 이끌 리더 양성을 목표로 합니다. 1학년 1학기에는 채소·과수·화훼·원예환경시스템 공통 교육을 통한 지식을 쌓고, 2학기부터 학생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해 전공별 전문교육을 실시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원예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농업 전반의 흐름을 알 수 있도록 하고, 또 요즘 많이 거론되는 스마트 농업을 각자의 전공에 적용해 습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 할 수 있겠습니다.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 원예학부 박노복 교수는 우리나라 화훼 학계의 원로이자 야생화의 최고 권위자다로, 지난 97년 한농대 설립부터 오늘날까지 강단에 서며 인재양성을 위해 노력해왔다.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 원예학부 박노복 교수는 우리나라 화훼 학계의 원로이자 야생화의 최고 권위자다로, 지난 97년 한농대 설립부터 오늘날까지 강단에 서며 인재양성을 위해 노력해왔다.

 

Q. 우리 화훼산업의 상황과 전망에 대해

저는 우리 학교 화훼과 97년도 창교 멤버입니다. 화훼과를 만든 교수인데요. 그동안 우리 화훼 산업의 발전 추세를 보면 2005년도에 우리 화해 산업 전체 매출이 1조 원에 달했습니다. 우리 화훼인의 숙원이었던 1조 원 돌파를 기념하고 축하하면서 기뻐했죠. 그러나 그 이후로 계속 내리막길입니다. 2019년도에는 5천 불까지 떨어졌어요. 거의 반토막이 난 거죠.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에 따르는 경제 악화, 경제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았고요. 그 다음에 또 우리 일명 김영란법이라고 하는 부정부패 방지법에 따르는 화환, 화분 선물 이런 것이 좀 많이 위축됐고요. 이때 학계에서 분석한 결과로는 우리 시장이 1천억 이상 가라앉지 않았나 평가하고요. 이런 여러 악조건 속에 최근에 이제 또 코로나19까지 겹치다 보니까 각종 행사나 졸업식 등이 전부 열리지 않으면서 직격탄을 맞게 되었죠.
다행히 지난해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금년에는 좀 더 좋아지리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금 화훼 재배 현장에서 가장 문제 되는 것은 일손 부족입니다. 우리 전문 화훼인들 농장을 가보면 거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지금 상주를 하고 있는데요. 결국은 생산비 문제입니다. 인건비 상승에 따라서 지금 농장주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처해있고요. 이런 차원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 학교에서 젊은 청년 우리 화훼인을 양성해서 현장에서 정착시킬 수 있겠느냐 중요한 지점이고요.
저는 위기가 기회란 말이 있듯이 우리 학생들이 실력만 있으면 치고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보고, 열심히 배워서 지금이 바닥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하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우리 젊은 친구들은 사고 자체가 이전 세대와 달라요. 정보가 자유롭게 공유되는 시대이고, 관련자끼리 시장 상황에 대해 얼마든지 논의하고 교류해서 경쟁력을 키워 나가기 때문에 잘할 거라 봅니다.

한국농수산대학교 PTC온실. 미래 먹거리의 개발과 ICT기술의 접목을 통한 스마트농업을 익힐 수 있는 원예학부의 실습온실이다.
한국농수산대학교 PTC온실. 미래 먹거리의 개발과 ICT기술의 접목을 통한 스마트농업을 익힐 수 있는 원예학부의 실습온실이다.

 

Q. 한농대 학생의 진로에 대해

지금 우리 크게 보면 우리 이제 졸업생이 첫째는 부모하고 같이 승계농이 있습니다. 학과별로 조금 차이는 있습니다만, 축산 같은 경우는 승계농이 거의 90%가 넘어요. 우리 원예 분야는 한 50% 정도 승계농이고요. 나머지는 이제 창업농으로 봐야 하는데요. 
승계농은 이미 부모님이 농장 규모가 있고, 작목 노하우도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여기서 배운 신기술을 접목해서 현장을 업그레이드 하는 양상이고요. 창업농은 다양한 길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세대답게 특히 마케팅이나 이런 분야에는 농업 안에서도 신선한 시도가 많이 이뤄지고 있고요. 그동안에 이제 승계농은 생산으로 바로 들어가지만, 예비 창업농 같은 경우는 유통·판매까지도 진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승계농이나 창업농이나 작목에 대한 선택이 아주 중요한데요. 절화 같은 경우 기본적으로 3대 작물인 국화, 장미, 백합은 거의 구조조정이 됐다고 봅니다. 채소로 작목전환도 이뤄졌고, 거의 구조조정이 되면서 예전에 비해 면적도 많이 줄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충분히 뛰어들만한 상황이고요. 주로 판매가 가장 많이 되는 10대 절화류를 중심으로 가르칩니다. 그리고 실제 양재동 경매장에 경매가 활발한 작목 중심으로 소개하고, 또 유통 구조, 시장 동향의 정보를 꾸준하게 모니터링하고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진 환경이나 특성에 맞는 작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PTC 온실 내부 방울토마토 재배실습 현장.
PTC 온실 내부 방울토마토 재배실습 현장.

 

Q.  화훼 품종의 국산화에 대해

저는 80년대에 덴마크 왕립 문과대학 원예학과에서 공부를 하고, 90년도 네덜란드에서 연수를 하면서 이미 화훼 선진국의 면모를 제대로 보게 됐죠. 그때 제가 한국에 유럽 농업을 많이 소개했고, 특히 네덜란드의 원예 산업을 한국에 강연도 하면서 발전상을 전했죠.  제가 네덜란드 한 회사를 가니까 굉장히 좀 큰 회사입니다만 브리더라고 타이틀을 붙인 사람이 100여 명 되더라고요. 많은 차이가 나는구나 느꼈습니다.
육종은 우리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30년이 안되지만, 그동안 많은 발전이 있었다고 봅니다. 근데 우리 육종관은 그때만 해도 뭐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지금 우리 정부 차원의 로열티 해결을 위해서 국내 품종 자급·자족 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집중적으로 해왔죠. 그 결과 지금 국화 같은 경우는 우리가 스탠다드 국화 백마·백강 품종 같은 경우는 지금 역으로 일본에 수출하고 있잖아요. 그 정도 우리도 지금 이 기술력이 올라 발전이 왔고요. 그 밖에 굉장히 많은 품종이 육성 되고, 시장에 선보이고 있습니다. 
한 가지 좀 아쉬운 것은 결국에는 육종을 해서 품종 등록을 해도, 마지막에 살아남는 것은 시장 경쟁력 아니겠어요. 그래서 아무리 우리가 행정적으로 품종을 등록을 해놔도 시장에서 못 쓰면 사장이 되는 거거든요.  그런 쪽에서 우리가 이제 앞으로 신품종을 만들면 시장 경쟁력까지 적극적으로 체크를 해서 그 품종이 농민과 농가의 손까지 실질적으로 이렇게 되도록 이런 장치들이 좀 필요하다고 보고요. 품종도 좋아하지만 품종 등록 이후에 뒷받침되는 제도적인 것도 좀 필요하다는 것이죠. 품종이 좋으면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빛을 발할 수도 있겠지만, 아쉽게 시장에 자리잡지 못하는 것들은 일으켜 세우는 작업도 필요하거든요.

원예학부 과수 재배 실습 현장.
원예학부 과수 재배 실습 현장.

 

Q. 야생화의 원로이자 최고 권위자로써 시각

야생화 분야는 제가 지난 30년 동안 연구를 해왔던 분야이고요. 또 제가 책도 많이 썼습니다. 제가 1세대인데 그때는 칼라 도감 하나가 없었습니다. 흑백 도감도 손으로 그린 삽화나 이런 걸 가지고 공부를 하니까 산에 탐사를 나가면 그놈이 그놈이에요. 그래서 굉장히 어렵게 공부를 했습니다.
지금 네이버 검색에 박노복 쳐보면 네이버 지식백과에 제 책의 야생화 2천여 종이 실려 있습니다. 그동안 해왔던 연구를 정리 하는 차원으로 야생화 도감 봄편, 여름편, 가을편 해서 2천 종 넘게 정리를 했지요. 그 책의 페이지가 2천 페이지가 넘기 때문에 개인이 사기로는 가격이 한 30만 원 되기 때문에 비쌉니다. 근데 다행히 각 도서관 이런 데에서 찾는 이들이 많아 소문이 나면서 네이버에서 요청이 왔어요. 네이버 지식백과에 오픈해서 많이 이들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요. 
현재 자연환경의 온난화에 따라서 식물 생태계도 많이 변하죠. 식물 생태계를 한번 본다면 제가 이제 할미꽃 사례를 얘기를 많이 합니다마는 지금 50~60대는 할미꽃을 우리 동네 주변 길가나 이런 데서 그냥 흔하게 봤던 식물이잖아요. 근데 지금은 없습니다. 그러면 혹자는 지금 환경이 오염돼서 없어졌다고 하는데 만약에 공기가 오염되고 하면 사람은 못 살죠. 그런 것이 아니라 식물 생태 환경이 변한 겁니다. 그 생태 환경이 할미꽃은 대표적인 양지 식물이거든요. 근데 지금은 양지가 없어요. 할미꽃이 잘 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됩니다. 그래서 할미꽃은 지금 자기가 살려고 어디로 가 있나 하면 묘지로 가 있어요. 묘지에 할미꽃을 일부러 심은 사람 하나도 없을 겁니다. 그럼 묘지는 어때요 할미꽃이 살기 가장 좋은 햇빛이 잘 들어오고, 그다음에 물 빠짐이 좋고 땅심이 좋고요. 이게 자연에서 자기가 적응해서 저 살 궁리를 거기까지 가는 겁니다. 그런 걸 보면 참 자연이 대단한 겁니다. 그 정도로 우리 주변의 생태 환경도 변하고 있다. 기후 변화와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식물들도 이렇게 변화하고 있고 그 한 예가 되겠습니다.
결국은 저와 같은 1세대가 아무것도 없던 시절을 기억하니까 야생화 도감을 정리해놓으려는 일종의 사명감이 있는 것이고요. 이제 앞으로는 우리 학계나 정부, 민간이 저희가 뿌리 내린 것을 바탕으로 또 이어나가야겠죠. 야생화가 사라지고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또 누군가는 저희와 같이 탐사하고 정리하면서 명맥을 이어 나갈 거라 믿습니다.

노복 교수가 추천하는 야생화 원픽(ONEPICK)은 은방울꽃. 전국적으로 자생해 쉽게 볼 수 있고 꽃이 아름다움은 물론, 달콤한 향기가 난다.
박노복 교수가 추천하는 야생화 원픽(ONEPICK)은 은방울꽃. 전국적으로 자생해 쉽게 볼 수 있고 꽃이 아름다움은 물론, 달콤한 향기가 난다.

 

Q. 재학생과 입학 희망생에 한 말씀

우리나라 직업은 뭐 종류를 따진다면 만 개 이상 있다고 하죠. 그러면 자기 인생에 어떤 직업을 선택할 거냐는 굉장히 중요한 일입니다. 최근 세계정세를 보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서 식량난이 대두되고 있고, 앞으로 국가는 개방보다는 폐쇄적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자국민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식량 대책이 굉장히 중요하게 대두되리라고 봅니다.
이런 식량 안보 문제를 얘기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도 식량 자급률은 30%가 안 되잖아요. 그렇다면 만약에 세계적으로 식량대란이 일어나면 간단하게 말해 10명 중에 7명은 굶는다는 얘기입니다. 심각한 문제죠. 
옛날에 우리가 97년도 개교할 때는 세계가 개방화·세계화로 인해서 한없이 지금까지 달려왔잖아요. WTO, FTA 거치고 또 새로운 다자 협력체를 만든다고 하니 체제가 자꾸 변화되고 있는데, 문제는 국경을 닫아 가는 추세로 바뀌고 있어요. 우크라이나 사태도 있고 미중 간에 대립 문제도 있고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지금 작용하고 있다고 봅니다만, 그런 차원에 이제 우리 식량안보를 챙겨야 할 때가 됐다고 보고요. 그럼 누가 이 일을 해낼 거냐 하는 측면에서 우리 한농대가 큰 역할을 해야할 상황이라고 봅니다. 아직까진 우리 학생들만 가지곤 절대적으로 부족하죠. 학생만 늘려서 되는 일은 아니잖아요. 교수진은 물론 시설 지원도 돼야 하고, 또 단기간에 쉽지가 않은 일입니다. 그런 와중에서 지금 우리 학생들의 역할은 이런 배경을 가지고, 앞으로는 우리가 세계 it 강국이잖아요. 우리는 국토 여건상 규모는 작기 때문에 앞으로 키워드는 작지만 세계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우리 스마트농업 또는 디지털 농업 이런 쪽으로 무장을 해야겠죠. 세계보다 더 생산력을 끌어올리고 또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으로 가면 농업도 비전이 있으리라고 보고요. 굳이 예를 든다면 세계 3대 투자자인 짐 로저스는 농업에서 희망을 보고 있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 학생들한테는 현실을 직시하고, 여러분들이 가질 수 있는 꿈을 키우면서 공부하고, 실력을 쌓아서 미래를 그려나가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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