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배 신품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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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배 신품종 소개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2.06.30 10: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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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부터 재배된 배는 관혼상제에 없어서는 안 될 귀한 과일로 인식됐으나, 2000년 이후 다양하고 저렴한 외국산 과실 수입 증가로 소비자의 과일 선택의 폭은 확대됐다. 하지만 국내 배 생산과 유통시장은 명절용으로 장기저장이 가능하고 외관이 수려한 대과 위주의 공급패턴이 변화되지 않음에 따라 소비량은 점차 감소되어왔다.

이것은 소비자가 배를 구입할 때는 크기와 외관보다는 맛, 신선도, 가격이 주요 고려 요소(’19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인데 ‘신고’ 위주의 크고 비싼 맛없는 과실 생산이 계속됨에 따라 소비자의 기호도를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에서는 배 소비 활성화를 위해 1인 가구에서도 남기지 않고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맛있는 중소과 배를 개발함으로써 일상적인 과일로 배가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특색있는 다양한 신품종을 개발했다.

기존 갈색배와는 차별화되면서 맛과 영양이 풍부하며, 재배 노력이 적고, 새로운 소비 창출이 가능한 녹색배 4품종(‘슈퍼골드’, ‘설원’, ‘조이스킨’, ‘그린시스’)을 소개하고자 한다. 

 

정말 맛있는 배 ‘슈퍼골드’ 
‘슈퍼골드’는 과거 맛으로 명성이 높았던 ‘추황배’에 ‘만풍배’를 교배해 육성한 품종이다. 과중 570g, 당도 13.6Brix, 산미 0.1%로 과육은 아삭하고 과즙이 많으며 단맛과 신맛이 조화를 이루어 새콤달콤한 진한 맛으로 자꾸 손이 간다.

한 번 맛을 본 소비자들은 최근 먹어본 배 중 가장 맛이 뛰어나다면서 엄지를 추켜세워주곤 했다. 평균 숙기는 9월 상순(나주 기준)으로 추석이 빠르지 않은 해에는 추석 전 출하도 가능하지만, 평소에 가볍게 즐기기 좋은 품종이다. 또한 ‘슈퍼골드’는 수출용 품종으로도 활약했던 ‘추황배’를 닮아 저장력도 좋은 편이다. 상온에서 30일 정도까지 저장이 가능해, 2020년 천안에서는 홍콩으로 시범 수출을 한 바 있어 수출시장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녹황색의 과피색을 가지는 ‘슈퍼골드’는 기존 갈색배와 차별화 되어 가락동 시장 경매사, 롯데마트 유통전문가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은 품종이다. 하지만 ‘슈퍼골드’는 과수원에 지나치게 수분이 많은 경우 등 특정 재배 조건에 따라 과피에 얼룩 (동녹)이 생겨 과실 내부 품질에는 이상이 없지만, 병해가 생겼거나 낙과된 배라고 오해하기도 했으나 생산자들은 이러한 특징을 ‘슈퍼골드’를 기존 갈색배와 구별할 수 있는 중요한 특징으로 홍보해, 현재 ‘슈퍼골드’는 수확도 되기 전에 사전 예약판매로 전량 출하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11년 품종보호권 등록이 완료됐으며, 2012년부터 묘목 통상실시가 시작됐다. 현재 익산, 천안 등에서 재배단지가 형성되고 있으며 곧 마트에서 손쉽게 구매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육이 눈처럼 깨끗한 배 ‘설원’
‘설원’은 ‘수황배’에 ‘만풍배’를 교배해 육성한 품종이다. 과중 520g, 당도 13.7Brix, 산미 0.1%로 과육이 아삭하고 당도가 높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인기가 많은 품종이다. 평균 숙기는 9월 상순(나주 기준)으로 추석이 빠르지 않은 해에는 추석 전 출하도 가능하지만, 평소에도 가볍게 즐기기 좋은 품종이다.

‘설원’은 껍질을 깎아 조각 과실로 만들었을 때 갈변이 적으며 순백의 과육색을 유지한다. 이는 갈변을 촉진하는 효소인 Polyphenol oxidase 활성도가 낮기 때문인데, 조각과실로 제작 후 5℃에서 저장했을 때 최대 15일까지 갈변되지 않는다.

따라서 미리 잘라놓아도 언제든지 신선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컵 과일, 후식용 등 신선편이용으로 적합한 품종이다. 2013년 품종보호권 등록이 완료됐으며 그 해 묘목 통상실시가 시작됐다. 현재 익산, 나주 등에서 재배단지가 형성되고 있으며 올해부터 직거래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껍질째 먹는 배 ‘조이스킨’
‘조이스킨’은 ‘황금배’에 ‘조생적’이 교배됐으며, 9월 상순에 수확되며 과중 350g, 당도 14.1Brix로 당산이 조화로운 품종이다. ‘조이스킨’ 껍질은 약 80㎛로 ‘신고’ 170㎛에 비해 얇고, 떫은맛도 없어 껍질째 먹어도 전혀 거부감이 없다.

배의 석세포는 과실 내에서도 과피와 과심 주변에서 특히 크고, 많은 양의 석세포가 분포하며, 과육과 과피가 껄끄럽게 분리되게 만드는 요소이다. 그러나 ‘조이스킨’은 다른 품종에 비해 과피 주위에 분포한 석세포 층이 얇고 크기도 작아 껍질째 먹어도 이물감이 적다.

특히, 껍질을 깎아 먹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 및 편리함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요구에 적합할 것으로 전망되어 차세대 배 산업을 끌고 갈 유망한 품종이라 할 수 있다.

 

초록빛이 싱그러운 ‘그린시스’
동양배 ‘황금배’에 서양배 ‘Bartlett’이 종간교잡된 ‘그린시스’는 9월 중순에서 하순께 수확할 수 있다. 동양배의 아삭한 식감과 서양배의 검은별무늬병 저항성 특징을 모두 가지는 ‘그린시스’는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모두 환영받고 있다.

평균 과중은 470g 내외로 혼자 먹기에도 부담이 없으며, 12.4Brix의 높은 당도와 낮은 산미가 어우러진 풍부한 과즙은 달콤한 청량감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상온 저장력이 50일 이상으로 장기 유통에도 유리하기 때문에 울산, 아산에서는 약 20ha의 수출단지가 조성됐다.

배는 국내를 넘어 세계인들의 식탁까지 사로잡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배는 ‘신고’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배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은 매우 좁다. 명절 등 특수시기에만 배 소비가 증가하면서 농가들 또한 신품종보다는 안전한 ‘신고’를 계속해서 고집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실에 3년 이상이 소요되는 과수의 특성상 기존 ‘신고’를 재배하던 농가가 단기간에 우리 품종으로 갱신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고접을 통해 서서히 품종을 다양화하는 것이 농가의 수익성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한 가지 방안이 될 것이다.  

 

 


글=정해원 농업연구사  
농촌진흥청 배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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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won Han 2023-11-28 15:15:37
위묘목들은 어디서 구입가능한가요?
010 8699 8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