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복숭아의 신바람을 일으킨 젊은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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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복숭아의 신바람을 일으킨 젊은 리더
  • 이지우
  • 승인 2022.08.0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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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군 각시네복숭아 곽중섭 대표

일조량이 풍부하고 주야간 일교차가 큰 옥천군에서 재배되는 옥천 복숭아는 맛이 달고 향이 그윽하다. 대청호반 청정지역인 옥천에서 새콤달콤한 포도와 복숭아가 탐스럽게 익어가는 7월, 향수옥천 포도·복숭아축제를 앞두고 축제 준비가 분주한 옥천군복숭아연합회 곽중섭 사무국장의 농가 현장을 찾았다.

 

 

옥천군 이원면이 고향인 곽중섭 대표, 어린 시절 부모님이 일구던 복숭아밭에서 일손을 도우며 자랐다. 대전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중 10년 후, 20년 후에 불투명한 미래보다 확실한 내 일을 하겠다는 생각에 다시 이원면으로 돌아왔다.
“어릴 땐 복숭아밭에서 일하기 싫어 도망 다니기 일쑤였죠. 그래도 곁다리로 보고 들은 게 있어서 귀촌을 하는데 자연스럽게 복숭아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복숭아나무는 심어놓고 최소 4~5년을 키워야 제 몫을 하는 나무가 되기 때문에 2015년부터 귀농을 준비했어요. 본격적으로 돌아와서 재배를 시작한지는 3년차가 됐습니다.”

각시네복숭아 과수원의 ‘유명’ 품종이 출하시기를 맞아 발갛게 익어가고 있다.
각시네복숭아 과수원의 ‘유명’ 품종이 출하시기를 맞아 발갛게 익어가고 있다.

 

곽 대표는 타지에서 산전수전 다 겪고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이곳에선 아직까지 막내축이다. 그러니 하루도 쉴 겨를이 없다. 워낙 부지런하고 매사 꼼꼼한 탓에 자연스럽게 옥천군복숭아연합회 사무국장을 맡게 되었다.
“남편이 워낙 부지런해서 새벽 4시만 되면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요. 과수원 돌보고, 연합회 일 하고 전화가 늘 불이 납니다. 그래도 남편이 밖에 나가서 인정을 받고, 또 좋게 봐주셔서 그런지 이런저런 도움도 많이 주시니 저희 입장에서는 늘 고마울 뿐이죠.”

각시네복숭아의 과수원은 총 4.3ha(13000평)의 부지에서 약 25품종의 복숭아가 재배된다. 초여름부터 가을까지 수확 일정이 계획 하에 재배된다.
각시네복숭아의 과수원은 총 4.3ha(13000평)의 부지에서 약 25품종의 복숭아가 재배된다. 초여름부터 가을까지 수확 일정이 계획 하에 재배된다.

 

아내 김미정 대표의 말이다. 부부는 현재 4.3ha(13000평)의 부지에서 복숭아를 재배하고 있다. 목표 부지가 1만평이었는데 지인이 해오던 복숭아밭을 이어받아 부지가 부쩍 늘었다. 흔히 부지가 늘면 일이 많아져 감당하기 힘들다고들 하는데 곽중섭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일단 복숭아를 하겠다고 생각한 이상 일정 수준의 규모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어차피 과감하게 농사를 시작했으면 규모를 키우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봤습니다. 규모가 작으면 한철에 바짝 출시하다가 끝내고 마는 경우가 있는데, 저는 7월부터 10월까지 꾸준하게 시장출하를 할 수 있도록 품종을 배치해 과수원을 꾸려 나가고 있습니다. 농가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꾸준한 매출을 거두는 것이라 봤을 때 작은 규모로는 이러한 형태를 만들기는 사실 쉽지 않죠.”
관리 측면에서 대농이 어려운 부분은 있으나, 복숭아 출하시기에 꾸준한 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게 곽 대표의 경영철학이다. 각시네복숭아 과수원에는 현재 25가지 품종의 1500주 복숭아나무가 재배되고 있다.

대전에서 직장을 다니던 곽중섭 대표는 아내 김미정 대표를 설득한 끝에 지난 2015년부터 귀농 준비를 해 정착했다. 현재 복숭아연합회 사무국장을 맡으며 젊은 리더의 역할을 도맡고 있다.
대전에서 직장을 다니던 곽중섭 대표는 아내 김미정 대표를 설득한 끝에 지난 2015년부터 귀농 준비를 해 정착했다. 현재 복숭아연합회 사무국장을 맡으며 젊은 리더의 역할을 도맡고 있다.

 

귀농 초반 어려움
비지니즈적 관점으로 접근

귀농 초반에는 계속된 자금 투입으로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복숭아나무가 자라 성목이 될 때까지 최소 4~5년간은 별다른 수입 없이 버텨내야 하기 때문이다. 필요한 시설과 자재비는 꾸준히 들어가는데 수익은 나오지 않으니 여기에서 포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곽중섭 대표는 이 기간을 비즈니스적 관점으로 보고 이겨냈다.
“성목을 만드는 시기에 욕심을 부리면 사실 열매를 달수도 있어요. 하지만 아직 어린 나무에 열매를 일찍 달면 나무가 자라지를 못합니다. 급한 마음에 어린 나무에 열매를 달아 당장 수확에 초점을 둬버리면 나중에는 더 큰 손해가 나는 거예요. 어렵고 힘들지만 성목을 만드는 시기에는 최대한 나무 성장에 비중을 두고, 결과지를 많이 만들어서 차후에 열매를 풍족하게 달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곽 대표의 복숭아는 주로 직판을 통해 판매가 이뤄진다. 경매가보다 직판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각시네복숭아의 전략이다. 이는 아내 김미정 대표의 탁월한 수완이 바탕이 됐다.
곽 대표의 복숭아는 주로 직판을 통해 판매가 이뤄진다. 경매가보다 직판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각시네복숭아의 전략이다. 이는 아내 김미정 대표의 탁월한 수완이 바탕이 됐다.

 

곽 대표는 이런 과정을 거쳐 5년차부터 본격적인 복숭아 생산에 들어갔다. 그러나 시장에 내놓은 복숭아가 만족스러운 값을 받지 못하는 결과를 보고, 직판을 위주로 출하를 재편했다.
“제 복숭아에 자신이 있고, 당도나 상품성이 월등히 좋음에도 불구하고 청과에서 가격을 제대로 안 준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박스당 최소 25000원을 생각했는데 거기에 만원이 빠져서 나왔죠. 그냥 계속 보내서 그 값에 출하를 할 것이냐, 아니면 내 복숭아를 내가 제대로 팔아볼 것이냐 갈림길에 섰죠. 마침 아내가 센터에서 이런 저런 교육을 받았고, 블로그와 카페에서 조금씩 활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예 직판으로 제 값을 받아야겠다 결론을 내렸죠.”
각시네복숭아 과수원은 현재 직판을 위주로 물량을 출하하는데 물건이 남는 경우는 없다. 김미정 대표가 직판으로 출하를 관리하는데 지난해 매출 약 7천만 원을 거뒀고, 재배면적이 부쩍 늘어난 올해는 약 2억 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곽중섭(우) 김미정(좌) 부부 대표.
곽중섭(우) 김미정(좌) 부부 대표.

향수옥천 포도·복숭아축제
농가와 소비자 만남의 장

향수옥천 포도·복숭아축제는 매년 옥천군에서 열리는 가장 큰 축제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했던 축제가 올해는 7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재개됐다. 복숭아연합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곽중섭 대표는 축제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축제는 단순히 우리 복숭아 농가가 현장에서 판매를 하는 것보다 이후에 2차 판매로 이어지는 홍보의 수단으로 긍정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축제 방문객 분들은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복숭아를 구매할 수 있기도 하고, 맛이 좋은 복숭아를 이후에도 농가에서 바로 받아보실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서로 윈윈이라고 할 수 있죠. 올해 서른다섯 농가가 축제에 참가하는데 성공적인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저는 참가를 하지 않고 우리 농가들을 적극적으로 도울 계획입니다.” 

향수옥천 포도·복숭아축제 준비에 바쁜 곽 대표. 2년만에 재개되는 복숭아축제에 농가의 기대가 크다.
향수옥천 포도·복숭아축제 준비에 바쁜 곽 대표. 2년만에 재개되는 복숭아축제에 농가의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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