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품은 명품 보은대추, 해외시장 공략하다
상태바
속리산 품은 명품 보은대추, 해외시장 공략하다
  • 이지우
  • 승인 2022.09.20 18: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 보은군 삼가대추농원 김홍복 대표

삼가대추농원이 위치한 속리산 자락은 청정지역으로 내륙분지형이며 태풍 등 자연재해가 적고 일조량이 많으며 밤낮의 일교차가 커 대추 등 과수재배의 최고적지이다. 김홍복 대표는 지난 98년 고향으로 돌아와 지역 유산인 보은대추의 명맥을 이어나가는데 한손 보태기로 마음먹었다.

해발 320m의 삼가대추농원은 다른 지역보다 연평균 기온이 2도 정도 낮아 대추의 순이 일주일 정도 늦게 나오고 자연스럽게 숙기도 길다. 저온에서 자란 대추는 식감이 아삭아삭하고 껍질이 얇아 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
보은군 읍내가 고향인 김홍복 대표가 속리산 자락 속에 터를 잡은 건 우연이었다. 고추, 감자 재배가 주류였던 이곳에 보은대추의 명성을 이어나가는데 일조하겠다는 마음으로 1800주를 식재했고, 20여년의 세월이 훌쩍 흐른 지금은 3천주의 대추나무가 속리산 자연 속에서 재배되고 있다.

 

지난 98년 고향으로 돌아온 김홍복 대표는 지역 유산인 보은대추의 명맥을 이어나가는데 한손 보태기로 마음먹었다.
지난 98년 고향으로 돌아온 김홍복 대표는 지역 유산인 보은대추의 명맥을 이어나가는데 한손 보태기로 마음먹었다.

“서울 서초동에서 분재 일을 하다가 그곳이 없어지면서 고향으로 돌아왔어요. 원래 이곳이 아름쟁이 대추나무가 굉장히 많았던 지역인데 댐 수몰되면서 많이 사라졌죠. 제가 여기 와보니 전부 감자 아니면 고추를 키우고 있던 시절인데 보은대추가 이름이 전국에 나 있는데 이렇게 명맥이 흐려져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저는 그때부터 복조대추를 다시 재배하기 시작했죠.”
전체 부지 3.3ha(1만 평)에서 비가림시설과 노지에서 대추를 재배하는 김홍복 대표, 스스로 나무가 전공이었다는 말에 당시 복조대추 재건에 얼마나 자신감 있게 임했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김홍복 대표의 아내 최현자 씨. 대추를 활용한 다양한 가공품을 만들어내는 이로 유명하다. 최근 대추카라멜을 개발해 온라인에서 판매를 하고 있다.
김홍복 대표의 아내 최현자 씨. 대추를 활용한 다양한 가공품을 만들어내는 이로 유명하다. 최근 대추카라멜을 개발해 온라인에서 판매를 하고 있다.

전통의 복조대추
다시 평가받는 시대

김홍복 대표는 대추 재배와 시장 출하가 농부의 역할의 전부가 아니라고 확고히 말한다. 6차산업 시대에 발맞춰 대추의 다양한 상품화로 시장경쟁력을 끌어올리고,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까지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국내 대추 소비시장이 극적으로 늘어나지는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여러 상품화 과정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농가 스스로 부가가치를 살려야 하는데 자연스럽게 가공과 연계가 되는 것이죠. 대추도 건대추, 칩, 즙이나 현재 아내가 새롭게 도전하고 있는 대추 카라멜 등 대추의 활용도를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또 국내 시장에만 올인할 것이 아니라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판로를 개척하고 있고요. 지금 해외 대추 시장은 중국산 사과대추의 비중이 높은데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복조대추가 신선하게 다가가는 측면이 있습니다.”

 

김 대표를 도와 보은대추를 해외 각지로 수출할 수 있도록 도와준 코트라 충북지원단 진영삼 위원(우)
김 대표를 도와 보은대추를 해외 각지로 수출할 수 있도록 도와준 코트라 충북지원단 진영삼 위원(우)

현재 삼가대추농원의 연간 생산량 중 약 30%는 해외로 수출되며, 보은지역 26개 농가가 조합을 만들어 수매를 통해 해외수출 물량을 확보한다. 이렇게 자리매김하기까지는 코트라 충북지원단 진영삼 위원의 도움이 컸다. 김 대표는 혼자서 수출 서류작업과 바이어와의 접선 등을 절대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진 위원의 공을 추켜세웠다.
“코트라 입장에서 충분히 상품성이 있는데 해외 진출에 엄두도 내지 못하는 그런 분야를 발굴해서 지원하는 멘티, 멘토 제도가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보은대추의 수출이 적극적으로 이뤄졌고 현재는 꽤나 자리를 잡았습니다. 지난 2015년부터 수출을 시작해서 일본, 베트남, 대만, 싱가폴, 말레이시아 등지로 보은대추가 수출되고 있고, 현지 반응도 아주 좋습니다.”
진영삼 위원은 중국산 사과대추가 주류를 이루는 해외시장에서 보은대추의 희귀성이 오히려 좋은 무기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보은대추의 수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 말했다.

 

올해 보은군의 대추 작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반면, 김 대표는 나무의 밑둥을 묶어 영양생장을 억제하고 생식생장을 이끌어내 상대적으로 괜찮은 수확량을 만들어냈다.
올해 보은군의 대추 작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반면, 김 대표는 나무의 밑둥을 묶어 영양생장을 억제하고 생식생장을 이끌어내 상대적으로 괜찮은 수확량을 만들어냈다.

축제 개최 여부 불투명
공동선별장 절실

올해 지난 2년간 개최되지 못했던 보은 대추축제가 재개되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농가의 작황이 예년보다 좋지 않아 축제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 실제 개최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2018년 95억 원, 2019년 9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보은대추축제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 2년간 온라인 축제로 대체했는데 매출은 반토막이 났다. 당연히 농가 입장에서도 대면 축제가 절실하지만 현재 작황을 봤을 때 좋은 대추를 선보일 수 없는 상황에서 대면 축제가 오히려 해가 되지 않을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열매 맺는 시기에 고온이 계속되면서 지역 농가가 지난해 대비 생산량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랜만에 대면 축제로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장이 벌어지면 좋지만, 막상 제대로 드릴 수 있는 대추가 없으니 난감한 상황이죠. 일단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좋은 대추를 추려 온라인 축제 진행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습니다.”


김홍복 대표는 속리산을 품은 보은대추가 향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조합의 공동선별장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농가별 선별 기준이 달라 시장 출하 후 고객의 반응이 다를 때가 있고, 출하시에 선별과정을 다시 거치는 등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26개 농가가 대추를 모아 시장에 출하하는데 선별 과정에서 어려움이 적지 않습니다. 농가별로 선별 기준을 정확하게 가져갈 수 없기 때문에 공동선별장을 통해 일괄 선별하면 이러한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거라 보고요. 품질 균일화로 우리 보은대추의 경쟁력을 살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희 코리아보은대추협동조합이 보은대추의 세계화에 조금이나마 일조할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