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농법 통한 친환경 고구마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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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농법 통한 친환경 고구마 전도사
  • 조호기 기자
  • 승인 2022.09.2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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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군 ‘해야농장’ 김기주 대표

고구마는 우리나라 최초의 구황작물이다. 기근이 심할 때 주곡 대신 먹기 위해 심은, 별볼일없던 작물이 ‘최고 웰빙(well-being) 식품’으로 변모했다. 미국 식품영양운동단체인 ‘공익과학센터(CSPI)’는 ‘최고 건강식품(best foods)’ 중 고구마를 1위로 선정하기도 했으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고구마를 우주시대 식량자원으로 선택했다. 1763년 대마도에서 처음 도입된 고구마는 지금은 웰빙식품으로 부상했고, 최고의 국민 간식거리로 자리를 잡아 전국적으로 고구마 재배면적이 늘고 있다. 
특히, 무안은 전국 최대의 유기농 고구마 주산지로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며, 무안의 고구마는 해풍이 싣고 온 염기와 게르마늄, 유황성분이 풍부한 황토에서 자라 전분함량이 높고 식감이 좋아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

 

무안 현경면에서 25년 째 고구마 농사를 짓고 있는 김기주(62) 해야농장 대표는 친환경고구마 명인으로 불릴 만큼 전국적 유명세를 타고 있다. 특히 김 대표가 유명한 것은 천일염, 바닷물을 활용한 해수농법 때문이다. 
바닷물에는 나트륨·염소·황·마그네슘 등 83종의 미네랄이 함유돼 있고 특히 서해는 동해보다 23배나 많은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다. 또한, 바닷물을 이용하면 고구마 상품성을 떨어뜨리는 굼벵이 유충과 성충도 제거할 수 있다.
해수농법으로 불리는 천일염농법은 소금에 함유된 미네랄이 고구마에 치명타를 주는 굼벵이를 퇴치하는 효능과, 성충제거와 맛을 배가시키는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다. 

 

김 대표가 유명한 것은 천일염, 바닷물을 활용한 해수농법 때문이다.
김 대표가 유명한 것은 천일염, 바닷물을 활용한 해수농법 때문이다.

김 대표의 해수농법은 2월에 모종을 심어 두 달 정도 키워 밭에 정식한 후부터 100일~150일 정도까지가 고구마가 자라는 시기로 이 기간 안에 바로 옆에 위치한 함평만에서 바닷물을 끌어와 고구마 밭에 뿌려준다. 횟수는 약 5회 정도, 30일에 한 번씩 천일염과 쌀겨를 3:7비율로 섞어 3개월 이상 발효시킨 자재를 고구마 심기 15일 전 뿌리고 갈아엎어 준다. 매년 같은 양을 처리하기 보다는 그 해 농사를 살펴보고 굼벵이 피해가 많은 밭은 더 많은 천일염을 넣어준다, 또 작물 생육초기에 바닷물과 물의 혼합비율을 2:8로 섞어 쓰다 작물 생육에 따라 바닷물의 농도를 점차 높여 수확기 전까지 살포해주고 수확기가 가까워지면 바닷물과 물의 비율을 역전시켜 살포해 준다. 

 

전국에서 김 대표의 해수 농법에 대해 강의 요청이 쇄도한다.
전국에서 김 대표의 해수 농법에 대해 강의 요청이 쇄도한다.

하우스 흰가루병 재발로 골치를 앓고 있던 하우스 농가 등이 해수농법을 접목해 재발이 안 된 사례가 알려지자 김 대표의 해수 농법에 대해 전국에서 강의 요청이 쇄도했다. 순천대를 비롯해 대구농업기술센터, 양평, 옥천, 태안, 통영 등 농업 기관에서 초빙 강의를 부탁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제23회 농업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국무총리 상을 수상 하기도 했다. 해수농법은 각종 신문, 잡지를 비롯해 ‘SBS 아이디어 하우머치’, ‘6시 내고향’, ‘천기누설’, ‘한국인의 밥상’, ‘일로 만난사이’에서도 소개될 만큼 인기다.
“농사짓는데 필요한 영양제를 고가에 사는데 고구마에 꼭 필요한 영양분이 고루 섞여 있는 것이 바닷물입니다. 솔직히 고구마 뿐만 모든 작물에 영양분 공급과 방제등을 위해 사용가능한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김 대표는 “각종 기관에 가서 강의도 하고 있지만 정작 메뉴얼화된 데이터는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고 말했다. 

이에 무안군농업기술센터에서는  무안군 친환경 고구마의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해수농법 재배기술 확립을 위해 최근 ‘2022년 고구마 해수농법 재배기술 확립 관련 현장 실습과정’의 참여 농가를 모집하기도 했다. 센터에서는 이를 통해 친환경 자원인 바닷물을 활용한 ‘해수농법’의 재배기술을 확립하고 메뉴얼화 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고추, 배추, 감자, 잡곡 등에 해수농법을 접목해도 효과가 좋고 땅 속의 소금 성분은 자연 산화해 10년 넘도록 부작용도 없다”면서 “해수농법에 대해 연구 데이터 매뉴얼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를 통해 해수농법 보급이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 생각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표는 갯벌과 밑물때에 새들이 먹이 활동하는 가장 영양이 많을 시기에 맞춰서 물을 퍼 오느데 바가지를 사용하는 등 수작업으로 하고 있다며 관을 묻고 배수관 통해서 해수를 끌어오면 작업도 용이할뿐더러 지역 농사꾼들이 모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3년 전부터 ‘소담미’를 약 10만㎡ (약 3만평) 규모로 시범 수확하고 있다.
3년 전부터 ‘소담미’를 약 10만㎡ (약 3만평) 규모로 시범 수확하고 있다.

국내 품종 ‘소담미’ 시범 재배
김 대표는 특히 3년 전부터 ‘소담미’를 약 10만㎡ (약 3만평) 규모로 시범 수확하고 있다. 생김새가 탐스럽고 먹음직스러워 이름이 붙여진 ‘소담미’는 자줏빛 빨강색 껍질에 진한 노란색 육색을 지녔다. ‘소담미’ 재배기간을 기존 130일보다 20일 많은 150일로 늘리면 고구마(50g 이상) 수량이 26% 증가한다. 그 중 소비자가 선호하는 상품성 높은 고구마(150~250g) 수량은 51% 증가한다. 또한, 150일 재배했을 때 외래품종 ‘베니하루카’보다 수량이 많으며 저장 중에도 단맛이 강해지고 육질이 부드러워지는 특성이 있다.

‘소담미’는 쪘을 때 감미도(19.1)가 높아져 단맛이 강하며 육질이 부드럽다. 또한 수확 후 이듬해 7월까지 9개월 이상 장기 저장을 해도 부패율이 거의 없다. ‘소담미’는 고구마 순 한 주당 달리는 고구마 개수가 많아 재배기간을 150일로 늘리고 심는 간격을 25cm로 하면 상품성 있는 고구마를 많이 생산할 수 있다. 
“3만평에 우선 재배를 하고 있는데 인기가 있으며 본격 수확할 예정입니다. 솔직히 국산 품종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본은 젊은이 입맛에 맞는 고구마 등 시대에 맞는 고구마 품종 연구 개발에 매우 적극적입니다. 국내에서는 연구가 활발하지 못합니다. 토양에 맞는 종자가 건강에도 더욱 좋을 뿐더러 외국 종자 사육하면 로얄티 문제도 있고 종자 수입이 막히면 식량 전쟁도 될 수 있어 우리 땅에 맞는 종자 개발이 활발해야 합니다. 1763년에 들여온 고구마 종자를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지요.” 

 

‘해야고구마’ 브랜드로 친환경유기농 제품만 취급하는 생협에 납품하고 있다.
‘해야고구마’ 브랜드로 친환경유기농 제품만 취급하는 생협에 납품하고 있다.

직거래, 대기업 쇼핑몰과의 연계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판매를 하고 있는 김 대표는 ‘해야고구마’ 브랜드로 계약재배 돼 친환경유기농 제품만 취급하는 아이쿱 생협에도 공급하고 있다.
약 47만㎡ (약 14만평) 밭에서 고구마를 재배하는 김 대표는 지난해 기준 20억여 원의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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