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호원 복숭아농사 25년, 철호네농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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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원 복숭아농사 25년, 철호네농원
  • 김예지
  • 승인 2022.09.2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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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이천시 철호네농원 김동철 대표

경기 이천시가 제26회 ‘햇사레 장호원복숭아 축제’를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장호원 햇사레농산물산지유통센터 일원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난 2년간 개최되지 못한 복숭아 축제가 재개되는 등 다시 활력을 찾고 있는 이천 장호원의 철호네농원을 찾아 여름 복숭아의 제철 현장을 살펴보았다.

 

철호네농원 김동철 대표는 축산업에 종사하다 복숭아 농사짓기 시작한 지 어느덧 25년이 된 복숭아 전문가이다. 그가 처음 복숭아를 접하게 된 계기는 88올림픽 시절, 영농에서 지역 보급 종으로 미백 복숭아가 보급하면서부터이다. 당시 본인 소유의 토지가 자에게는 무료로 보급했었는데, 이것이 김 대표가 복숭아에 처음 도전하게 된 이유다. 
“사실 이곳은 부모님께서 살아계실 때 산소로 쓰시려고 사놓으신 땅이에요. 그래서 처음 재배 시작할 때에는 진입로가 없어서 상당히 애로사항이 많았습니다. 길이 없어 차로 못 오니 집에서부터 1시간 거리를 걸어오곤 했죠. 한동안은 힘들어서 다른 사람에게 임대를 빌려주기도 했다가 97년부터 본격적으로 제가 맡아 직접 재배하기 시작했습니다.” 

 

경기 이천시 장호원 철호네농원의 김동철 대표.
경기 이천시 장호원 철호네농원의 김동철 대표.
8월 중순 수확이 한창인 천중도 품종
8월 중순 수확이 한창인 천중도 품종

 

그의 부모님께서 살아계실 적 산소로 쓰시기 위해 사둔 6611㎡(2000평)의 땅은 현재, 200주의 다양한 품종의 복숭아나무를 품은 과수원이 됐다. 그의 과수원에는 주월황도, 그레이트, 미백, 천중도, 장호원 황도 등 총 10종의 복숭아들이 재배되고 있다. “복숭아 특성상 사과나 배처럼 저장성이 오래되지 않기 때문에 수확 시기가 길지 않습니다. 한 품종의 수확 시기는 일주일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수확 시기가 끝나면 또 다른 품종의 복숭아를 심는 식으로 재배하고 있습니다.” 

 

철호네농원은 6611㎡(2000평)의 부지에서 주월황도, 그레이트, 미백, 천중도, 장호원 황도 등 다양한 품종을 재배한다.
철호네농원은 6611㎡(2000평)의 부지에서 주월황도, 그레이트, 미백, 천중도, 장호원 황도 등 다양한 품종을 재배한다.

 

올해 복숭아는 잦은 비로 당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다. 김 대표는 과수원에 빛이 잘 들도록 관리하고, 땅이 잘 마를 수 있도록 제초를 자주 한다.
올해 복숭아는 잦은 비로 당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다. 김 대표는 과수원에 빛이 잘 들도록 관리하고, 땅이 잘 마를 수 있도록 제초를 자주 한다.


이러한 그의 정성이 가득 담긴 복숭아들은 주로 직판장으로 출하되거나 ‘햇사레 복숭아’ 등으로 위탁판매 된다. 특히, ‘햇사레 복숭아’ 브랜드에 동참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그는 전했다. “ ‘햇사레 복숭아’를 하면서 홍보 효과를 많이 봤습니다. 복숭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도 높아졌고요. 예전에는 물렁한 복숭아를 선호했었는데 요즘 소비자들 특히, 젊은 사람들은 딱딱한 복숭아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는 수십 년의 내공답게 요즘 소비트렌드도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다.

 

 

부쩍 오른 인건비로 인해 웬만한 일은 본인 손으로 해결한다는 김 대표. 이른 아침부터 해가 질 때까지 과수원에서 묵묵히 일을 한다.
부쩍 오른 인건비로 인해 웬만한 일은 본인 손으로 해결한다는 김 대표. 이른 아침부터 해가 질 때까지 과수원에서 묵묵히 일을 한다.

 

제철 맞은 복숭아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 겪어

김동철 대표의 농원 한편에는 수확한 복숭아를 포장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그는 복숭아 재배부터 수확 및 포장까지 일손이 많이 필요한 업무들을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서 운영하고 있다. “평소에는 저 혼자 다 합니다. 아내는 수확한 복숭아를 직판장에서 판매하고, 아이들은 회사 다니니까 주말에 와서 종종 도와주고 정말 바쁠 때에는 인력을 요청해서 하는 편입니다.” 

 

식감과 맛에 민감한 시장 트렌드에 발맞춰 계속해서 품종갱신을 한다는 김 대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
식감과 맛에 민감한 시장 트렌드에 발맞춰 계속해서 품종갱신을 한다는 김 대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


잘 자란 과실에 봉지를 씌우는 4월 중순부터 수확하는 9월 말까지 그에게는 쉴 틈이 없다. 다른 농가들도 마찬가지지만 그 역시 일손 부족을 문제점으로 손꼽았다. 
“일손이 부족할 때 동원되는 인력 중 90%는 태국, 필리핀 등 외국인이고 한국 사람은 구하기 너무 힘들어졌습니다. 일손을 구해도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기본 일일 급여가 12만 원인데, 만약 오늘 복숭아 수확을 다 했다면 남은 시간 동안 일거리가 없어요. 그런 문제가 있습니다.”
예년과 다르게 가장 더워야 할 8월에 올해는 장마가 찾아왔다. 장마 기간의 높은 습도와 적은 일조량은 과수농가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올해 작황은 굉장히 좋았어요. 꽃이 개화할 시기에 날씨가 좋아 꽃도 잘 피우고, 착과도 잘 돼서 매우 기뻤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계속된 장마로 인해 낙과도 많이 발생하고, 계속된 비로 나무가 물을 흡수해 당도를 올리기에는 좀 힘들어요. 당도는 보통 13Brix 정도는 유지가 돼줘야 하는데 요즘은 8-10Brix 정도 나와 햇빛이 들어오게 포장지를 제거해준다던가 물이 빨리 마르도록 지속적으로 풀을 짧게 제초하는 등 당도 향상을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직판과 햇사레 공동출하가 반반으로 이뤄진다. 햇사레가 오랜 브랜딩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복숭아 농가의 출하에 대한 시름은 한결 덜었다고.
직판과 햇사레 공동출하가 반반으로 이뤄진다. 햇사레가 오랜 브랜딩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복숭아 농가의 출하에 대한 시름은 한결 덜었다고.

 

신비 등 신품종 도입
시장 트렌드 맞춰나갈것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지역 농가에 대한 지원을 다방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김동철 대표 역시 지역 농업기술센터에서 교육, 기술지원, 미생물 숙비 보급 등의 도움과 함께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제가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계 또한 지원을 받았고, 예초기와 저온 저장고 등 많은 지원을 받았습니다. 농업경영체에 등록하면 품목별로 다양한 지원을 해줍니다. 특히, 벼농사 지으시는 분들은 항공방제 지원까지 가능하더라고요. 저희 같은 경우는 방제·농약부분은 지원이 없어 농협을 통해 방제약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김동철 대표의 관심사는 신품종이다. 그는 특히 ‘신비복숭아’를 식재해보고 싶다는 앞으로의 운영계획을 밝혔다. “신품종을 식재하려면 기존 수목을 제거하고 새로 식재해야 하므로 수확기까지 약 5년이 걸려요. 그때까지 제 체력이 견뎌 줄지는 모르겠지만, 신비복숭아와 같은 신품종을 식재해 수확까지 해보는 게 제 욕심이자 앞으로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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