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사과의 새로운 시도 ‘초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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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사과의 새로운 시도 ‘초홍’
  • 이상희 기자
  • 승인 2022.09.1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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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괴산군 유진호 대표

올해 예년보다 이른 추석으로 추석사과의 출하에 비상이 걸렸다. 홍로는 보통 9월 중순은 돼야 출하 적기로 보는데, 9월 10일인 올해 추석에 맞춰 추석사과를 출하해야하는 농가 일선에선 착색을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며 애를 먹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홍로보다 보름이나 숙기가 빠른 ‘초홍’ 품종이 주목을 받고 있다.

 

괴산에서 27년째 농사를 업으로 이어온 유진호 대표는 이 지역에선 유명한 인물이다. 감 불모지였던 연풍면에 감 농사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자리매김하게 했고, 현재는 전통 발효 농법을 현장에 도입하기 위해 연구회 회원들과 힘을 모으고 있다. 또한 홍로를 대체할 신품종 ‘초홍’을 식재해 테스트를 하고 있는 선구자다.
신품종 ‘초홍’은 병충해에 강한 특성을 갖고 있고, 일반 홍로 대비 탄저병에 강하고, 빠른 착색이 강점이다. 또한 홍로와 비교해 단맛은 물론 산미까지 갖춰 홍로를 대체할 가을사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괴산에는 약 300여 농가가 사과를 재배하고 있는데 올해 이른 추석으로 홍로 출하가 비상이 걸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작년에 도입한 ‘초홍’의 결과가 지역 농가의 주목을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유진호 대표는 이 곳 괴산에서 감, 고추, 사과 등 다양한 품종을 재배하는 베테랑 농업인이다. 1.6ha(5000평) 부지에 1200주의 사과나무를 재배하고 있다.
유진호 대표는 이 곳 괴산에서 감, 고추, 사과 등 다양한 품종을 재배하는 베테랑 농업인이다. 1.6ha(5000평) 부지에 1200주의 사과나무를 재배하고 있다.
유 대표는 올해 ‘초홍’ 품종을 도입했다. 홍로보다 보름 이상 숙기가 빠르고 산미가 있어 홍로의 아쉬운 점을 보완한 품종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 대표는 올해 ‘초홍’ 품종을 도입했다. 홍로보다 보름 이상 숙기가 빠르고 산미가 있어 홍로의 아쉬운 점을 보완한 품종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괴산 지역에 홍로를 대체할 초홍은 약 500주가 식재돼 있는데, 그 중 300주가 제 과수원에 있습니다. 홍로는 아주 오랫동안 추석사과로 제 역할을 해왔는데 아쉬운 점이 분명히 있었거든요. 먼저 맛이 단맛은 좋지만 사과 특유의 산미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었고, 숙기가 9월 중순이라 이른 추석에는 출하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았고요. 이러한 점을 보완한 품종이 바로 ‘초홍’이라고 여겨 지금 테스트 과정을 밟고 있는 것입니다.”
첫 수확기를 맞은 초홍은 8월 중순경 이미 착색을 마치고 출하가 진행되고 있었다. 반대편 색이 들지 않은 홍로와의 차이가 완연했다. 유진호 대표는 아직 재배노하우가 쌓이지 않은 상황에서도 숙기의 차이는 두 눈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초홍의 특성에 고무된 모습이었다.

 

기존 홍로가 여전히 가장 많은 재배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초홍이 과색이 붉은 색으로 올라온 8월 중순 홍로는 여전히 색이 들지 않았다.
기존 홍로가 여전히 가장 많은 재배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초홍이 과색이 붉은 색으로 올라온 8월 중순 홍로는 여전히 색이 들지 않았다.

 

초홍 매력적인 빠른 숙기
그러나 보완할 점 있어

유 대표는 초홍의 빠른 숙기가 향후 괴산 지역 사과농가의 품종 갱신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하며, 빠른 출하는 농가 소득에도 분명히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기존 홍로와 같은 관행 재배로는 초홍의 특성을 완전히 살릴 수 없음을 인정하며 재배법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홍로가 그동안 추석사과를 대표했지만 시장의 트렌드는 매번 바뀌고 있어요. 특히 맛에 대한 아쉬움이 소비자의 꾸준한 피드백이고, 농가 입장에서 염원이나 다름없는 빠른 숙기를 이끌어 낼수 있다는 측면에서 초홍은 향후 괴산 지역에 홍로를 대체할 품종으로 그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은 초홍의 특성을 모두 살린 재배법이 현장에서 적용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열과와 낙과 피해가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초홍만의 재배법을 빠른 시일 내에 정립해서 산간지역이 대부분인 우리 괴산 지역에 잘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역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유 대표의 초홍 사과. 8월 중순경 이미 시장 출하에 돌입했다.
유 대표의 초홍 사과. 8월 중순경 이미 시장 출하에 돌입했다.

 

유진호 대표와 안영환 대표(우)는 전통발효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유진호 대표와 안영환 대표(우)는 전통발효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통 발효 농법 완성
괴산 농가에 뿌리 내릴 것

4년 전 시작한 괴산 전통발효연구회의 전통발효농업은 8명의 회원이 함께 활동하고 있는데, 화학비료를 사용하는 대신 직접 발효한 누룩을 활용하고 있다. 미생물과 유황을 발효해서 사용하는데 화학비료를 대체하는데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관행농법은 잔류농약에 따른 문제가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시비 처방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어요. 그럴 바에야 우리가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 해서 시작된 것이 발효를 통한 식물 흡수가 빠른 비료 처방을 해보자 해서 시작하게 된 거죠. 김해 대동면에 계신 김현남 박사님에게 조언을 구해서 이제 본격적으로 연구와 도입이 이어졌습니다.”

 

유황을 발효시켜 만든 천연 비료.
유황을 발효시켜 만든 천연 비료.

 

땅 속에 녹아있는 미네랄 등 영양성분들이 다 소진하게 되면 올바른 농사를 지을 수 없듯 유황 등 발효된 퇴비를 사용하는 것이 질 좋은 토양을 만들 수 있다는 김현남 박사의 뜻을 따라 연구회는 발효농법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직은 성과를 내고 있기보다 교육을 하는 단계이고, 지난해 발효기를 하나 구입을 해서 공동으로 사용을 하고 있다. 꾸준한 연구를 통해 성과가 나오면 분석자료를 데이터화해서 괴산군에 정착시키는 것이 연구회의 최종 목표이다.


유진호 대표는 계속된 시도가 노력이 스스로 가야할 길이라고 말한다. “초홍을 도입하는 것과 전통발효농법을 추진하는 일 모두 어떻게 보면 관행과 거리를 두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 농가가 인건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모두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기존대로만 농사하면 절대 현 상황을 타파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품종으로 갱신을 시도하고, 재배자와 소비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올바른 농법을 적극 활용해 현장에서 경쟁력을 갖춰 나가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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