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영농에 깐깐한 관리 접목 ‘전국 최고 딸기’ 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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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영농에 깐깐한 관리 접목 ‘전국 최고 딸기’ 명성
  • 김만선
  • 승인 2022.10.3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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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보성군 벌교딸기사랑영농조합 박재옥 대표

전남 보성의 벌교딸기사랑영농조합(대표 박재옥·이하 ‘벌교딸기사랑’)은 묘목 선정과 재배, 포장, 출하까지 전 단계에 거친 꼼꼼한 포장 관리로 소비자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각종 교육프로그램과 연구회 모임을 조직해 활발히 운영하고 영농과정을 기록 분석하는 등 과학영농 방식을 통한 최고급 딸기를 생산해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에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제8회 우수농산물관리제도(GAP)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생산부문 금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벌교딸기사랑을 찾아 고품질 딸기를 생산하는 비결을 알아본다. 

벌교딸기사랑이 닻을 올린 것은 지난 2012년이다. 당시 순천이나 여수에 출하를 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시장이 넓은 수도권에 진출하자는 데 뜻을 모은 10여 농가들이 힘을 모은 것이 계기였다. 현재는 18농가가 7.5㏊(2만여 평)규모의 농장에서 묘목 선정부터 출하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 걸친 깐깐한 품질관리로 고품질 우수농산물관리제도 인증 딸기를 생산해 전량 수도권으로 판매하고 있다. 

벌교딸기사랑 심오남 전 대표(좌)와 박재옥 대표(우)가 딸기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벌교딸기사랑 심오남 전 대표(좌)와 박재옥 대표(우)가 딸기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벌교딸기사랑 이전에도 수도권 소비자와의 만남이 있었다. 심오남 전 대표는 벌교 딸기의 시장 확대 노력이 2010년부터 이미 시작됐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독자적인 시장 진출은 어려웠기에 이미 수도권에 납품을 하고 있던 담양의 법인에 이른바 ‘더부살이’를 해야 했다. 농가들이 수확한 딸기를 모아 담양에 가져다 주면 그곳에서 다시 수도권으로 배송하는 방식이었다. 자체적인 브랜드를 갖지 못했기에 서울 시장에 진출했다는 자긍심을 갖기에는 아쉬움이 있던 시기이기도 하다.

“품질만 받쳐준다면 수도권이 안정적인 가격을 받을 수 있거든요. 지방의 경우 설이 지나면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시장이 될 수 있었던 거죠. 저희 물건을 가져다 통합브랜드로 시장에 내놓은 담양 역시 물량이 늘고 좋은 평가를 받으니까 서로 윈-윈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심오남 전 대표)

벌교딸기사랑은 딸기 전문 외부강사를 초빙해 재배기술과 품질 규격화 등과 관련된 다양한 교육을 받는다.
벌교딸기사랑은 딸기 전문 외부강사를 초빙해 재배기술과 품질 규격화 등과 관련된 다양한 교육을 받는다.

전문강사 초빙·딸기연구회 등 공부 꾸준
벌교딸기사랑은 2012년 조합 출범과 함께 ‘설렘’이라는 자체 브랜드로 구리청과도매시장에 상품을 내놓고 있다. 조합이 내놓은 상품이 우수해 1㎏ ‘특’ 상품을 기준으로 두 배가량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는 게 심 전 대표의 설명이다. 

벌교딸기사랑이 수도권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꾸준히 진행되는 교육프로그램에 있다. 가장 좋은 상품을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회원 모두가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이에 따라 벌교딸기사랑은 연 500만 원의 자체 교육 예산을 수립해 활용하고 있다. 전문 외부강사를 초빙한 교육은 회원 참여를 높이기 위해 야간에 진행하는데 재배기술 습득과 품질 규격화 등에 도움이 되고 있다. 

회원 농가가 생산한 ‘설렘’
회원 농가가 생산한 ‘설렘’

딸기연구회 모임도 한 몫을 차지한다. 회원 농가들을 세 개의 구역으로 나눠 진행하는 연구회는 2주에 한 번씩 자체적으로 재배 현장에서 모임을 갖고 작물 생육 등에 대한 다양한 토의와 합의 과정을 거친다. “농사를 짓다 보면 그동안 접하지 못한 많은 궁금증이나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연구회 모임을 통해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게 박재옥 대표의 귀띔이다. 각 연구회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들의 활동 모습을 사진과 글로 밴드에 올려 모든 회원들이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모든 농가가 작성하고 있는 영농일지도 중요하다. 영농일지는 현재 모든 농가가 작성하고 있는 데 비료와 영양제, 농약 사용부터 주요 작업과 경영 내용, 회계장부에 이르기까지 꼼꼼히 기록해 활용하고 있다.

농장의 소득분석 필요성을 체감해 2016년부터 전남농업기술원이 실시하는 ‘어깨동무 컨설팅’에도 참여 중이다. 어깨동무컨설팅은 경영기록장 데이터를 활용해 농가 비용절감과 소득향상을 돕는 사업이다. 전체 16농가 중 5농가가 참여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데 이를 통해 다양한 문제 진단과 처방으로 우수한 품질의 딸기 생산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달 10월 18일 열린 임시총회에서는 새로운 농가가 가입해 벌교딸기사랑 회원은 모두 19농가가 됐다.
지난달 10월 18일 열린 임시총회에서는 새로운 농가가 가입해 벌교딸기사랑 회원은 모두 19농가가 됐다.

선별 위원 검사 등 엄격한 과정 거쳐 출하
고품질 딸기 생산을 위한 다양한 노력은 재배와 상품 출하 과정에서도 엄격하게 이어진다. 일반 농가의 경우 겨울 딸기의 가격이 높다는 점을 알기에 조금이라도 재배 과정 중 더 많은 열매를 달아놓는 데 반해 벌교딸기사랑은 작물이 가장 잘 키울 수 있는 개수만을 남겨놓고 적화와 적과작업을 실시한다. 이는 나무가 혹사당하지 않고 고온기에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되기도 한다.

출하 전 전체 농가를 대상으로 매일 실시되는 딸기 상태 점검과 2주에 1회 실시되는 선별 위원 3명의 품질검사도 중요한 과정이다. 
“선별위원은 대충 검사를 하지 않습니다. 겉과 속이 다른 포장제품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아예 거꾸로 엎어놓거든요. 안에 하품을 넣었다든가 하면 중도매인들이 선호할 수가 없잖아요. 이런 절차를 거치다 보니 저희 상품이 좋지 않을 수 없습니다. ‘벌교딸기’ 하면 ‘고가로 매입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았을 정도니까요.‘(박재옥 대표)

벌교딸기사랑이 호평을 받으면서 농가 수익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벌교딸기사랑의 매출은 19억원으로 농가당 1억원이 넘는다. 작기 중 매출 기준으로 평당 25만원 가량인데, 전국 평균 가격이 7만5000원에서 8만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수농산물관리제도 우수사례 경진대회 금상
벌교딸기사랑은 최근 열린 제8회 우수농산물관리제도(GAP)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생산부문 금상을 차지했다. GAP는 생산에서 판매 단계까지 안전한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위해 운영하는 제도다. 심 전 회장은 벌교딸기사랑 소개와 GAP 실천시스템, 발전모델, 수행성과 등을 발표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벌교딸기사랑이 주목을 끌면서 전국의 딸기 농가들과 단체의 벤치마킹이 잇따르고 있다. 전남 곡성의 청년농업인이 방문한 모습.
벌교딸기사랑이 주목을 끌면서 전국의 딸기 농가들과 단체의 벤치마킹이 잇따르고 있다. 전남 곡성의 청년농업인이 방문한 모습.

벌교딸기사랑이 출하한 ’설렘‘이 입소문을 타면서 벤치마킹 대상으로도 떠올랐다. 전국의 딸기 농가나 법인 관계자들이 고품질 생산의 노하우를 알기 위해 잇따라 현장을 방문하고 있는 것이다.
벌교딸기사랑은 지난 2019년 자비를 들여 법인 부지 4499㎡(1361평)를 매입했다. 현재 사무실과 교육실 한 동과 창고동 한 동을 건립했으며, 남은 3306㎡(1000평) 규모에는 공동 육묘장과 딸기 가공시설 등을 건립해 운영할 계획이다.

회원들이 농장에서 딸기 잎을 다듬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회원들이 농장에서 딸기 잎을 다듬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벌교딸기사랑 농가들은 지난 9월 정식을 한 이후 현재는 잎을 다듬는 작업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11월 중·후반부터 수확기에 들어가는 데 GAP 금상까지 수상한 만큼 더욱 좋은 상품의 딸기를 생산하겠다는 각오도 남다르다. 농민의 땀과 정성이야 말로 전국 최고 딸기를 만드는 가장 큰 밑거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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