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계화 영농 앞장… 비용·시간↓ 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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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기계화 영농 앞장… 비용·시간↓ 품질↑
  • 김만선
  • 승인 2022.10.3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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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광산구 민식농장 정광연 대표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 30여 년 째 민식농장을 운영 중인 정광연 대표는 흑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다. 비닐하우스 4개 동 4959㎡(1500평) 규모에 정식된 흑토마토는 외부 인력을 구하지 않고 부부의 손길만으로 재배부터 출하까지 마무리하는데 그 비결은 과감한 시설투자에 있다. 수확한 흑토마토는 광주원예농협과 계약을 맺고 전량 납품하게 돼 판로에 대한 걱정도 없다. 남보다 앞선 투자로 고품질 흑토마토를 생산하고 높은 수익을 올리는 민식농장을 찾았다.

민식농장은 광주 도심을 벗어나 나주 방면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다. 자동차로 평동산업단지를 지나 정겨운 시골의 정취가 느껴질 즈음 왼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아치형의 비닐하우스들의 편안히 어깨를 기대고 있는 곳이 눈에 띈다. 그곳을 지나치지 않고 차의 머리를 돌려 농로로 접어들면 양 편으로 비닐하우스들이 도열하듯 늘어서 있고 그렇게 몇 동을 지나자 민식농장이 반갑게 맞아준다.

‘민식농장’은 정 대표 부부가 아들의 이름을 따서 지은 이름이다. 정 대표의 안내에 따라 하우스 안으로 들어서니 농장은 의외로 조용하다. 사람들의 분주한 손길이나 수군거림 대신 고른 기계음만이 귀를 울릴 뿐이다.

민식농장 정광연 대표가 첨단 기계화 영농시스템으로 재배 중인 흑토마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민식농장 정광연 대표가 첨단 기계화 영농시스템으로 재배 중인 흑토마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민식농장은 5년째 흑토마토를 재배 중이다. 흑토마토는 고혈압 등 노화방지는 물론 항암 효과가 뛰어나 ‘검은 보석’으로 불린다. 아삭하고 새콤한 맛이 특징인 블랙푸드로, 깨끗이 씻어 생으로 먹어도 맛있고 토마토 청이나 조림으로 만들어 섭취해도 좋다. 

 

흑토마토는 일반 토마토와 재배방법은 비슷하지만 수확 기간은 일반 토마토의 3-4개월보다 길어 최고 1년까지 수확이 가능하고, 섬유질이 풍부하고, 저장성이 뛰어나다. 또한 비타민C 등 황산화물질의 함량도 일반 토마토보다 최고 1.4배나 높고, 당도도 높다.
흑토마토는 일반 토마토와 재배방법은 비슷하지만 수확 기간은 일반 토마토의 3-4개월보다 길어 최고 1년까지 수확이 가능하고, 섬유질이 풍부하고, 저장성이 뛰어나다. 또한 비타민C 등 황산화물질의 함량도 일반 토마토보다 최고 1.4배나 높고, 당도도 높다.

광주원예농협과 계약 맺고 5년째 재배 중
“원래 10여 년 전에 흑토마토가 주목을 끌어 한 차례 재배했었습니다. 그리고는 한동안 오색토마토를 선택했다가 5년 전부터는 광주원예농협에서 흑토마토를 재배해달라 해서 농사를 짓고 있죠. 흑토마토의 효능이나 장점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고 구매하는 소비자도 느는 추세여서 시장 상황은 좋다고 봅니다.”

농장 내부는 토마토 작물에서 묻어나는 특유의 향이 은은하게 코에 스며들어 방문객의 기분을 차분하게 만든다. 민식농장에서 재배 중인 흑토마토는 정식 30여 일이 지난 상태로, 지금은 잎을 다듬는 작업을 하는 시기다. 향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면 오는 12월 중순부터 수확에 들어가 내년 4월까지 출하하게 된다. 

민식농장은 광주원예농협과의 계약에 따라 별다른 선별과정 없이 12㎏씩 담아 납품을 하면 되기 때문에 시간과 경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선별과 포장 작업을 직접 담당할 경우 그에 따른 인건비와 포장지 제작비용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는 데다 시간도 적지 않게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정광연 대표가 흑토마토 재배에 필요한 양액공급기, 나노버블 등을 활용하기 위해 스마트팜 시스템을 제어하고 있다. 스마트팜은 휴대전화를 통해서도 관리가 가능하다.
정광연 대표가 흑토마토 재배에 필요한 양액공급기, 나노버블 등을 활용하기 위해 스마트팜 시스템을 제어하고 있다. 스마트팜은 휴대전화를 통해서도 관리가 가능하다.

민식농장의 가장 큰 특징은 기계화된 첨단 영농에 있다. 스마트팜을 비롯해 나노버블시스템, 탄산가스 발생기, LED전등, 온풍기 등을 설치해 고품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스마트팜은 과학영농의 대표적인 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온도와 습도, 이산화탄소 등 작물의 생육 환경을 24시간 자동으로 적정하게 유지 관리하고 휴대전화로 원격에서 제어할 수도 있어 생산의 효율성뿐 아니라 편리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스마트팜에 필수적인 기기 중 하나는 양액공급기다. 농작물 생육에 필요한 필수 원소를 흡수비율에 따라 용해시킨 배양액으로 재배하기 때문에 고품질, 맞춤형 농산물 생산을 가능케 한다. 민식농장의 경우 하루 8차례 가량 자동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운영 중이다. 

양액공급기와 나란히 설치된 나노버블시스템은 물과 공기만을 이용해 작은 거품을 생성하는 데 초미세 기포가 들어있어 우윳빛을 띄는 특성을 보인다. 농작물에 필요한 산소를 원활히 공급해 식물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도움을 준다. 

 

탄산가스 발생기는 하우스 내에서 부족하기 쉬운 탄산가스를 인위적으로 공급해 식물의 광합성을 촉진시킬 수 있다.
탄산가스 발생기는 하우스 내에서 부족하기 쉬운 탄산가스를 인위적으로 공급해 식물의 광합성을 촉진시킬 수 있다.

“고수익 위해서는 적극적인 시설 투자 중요”
탄산가스 발생기는 하우스 내에서 부족하기 쉬운 탄산가스를 인위적으로 공급해 식물의 광합성을 촉진시켜 작물의 증수 효과뿐만 아니라 좋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기계 장치다. 한 개의 시스템으로 여러 동의 하우스에 공급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LED전등과 온풍기도 하우스에서 중요한 기능을 한다. 전등은 햇빛이 약하거나 음지가 발생할 때 골고루 밝혀주고, 온풍기는 하우스 내 야간 온도를 15℃로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저는 적극적으로 시설 투자를 해야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수익을 기대하면서도 정작 투자에는 인색한 농가들이 적지 않거든요. 그동안 4억여 원이라는 적지 않은 자금을 투입했는데 인건비를 절감했을 뿐 아니라 고품질 토마토를 출하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물론 생산량도 적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투자를 한 보람을 체감하고 있죠.”

정 대표의 투자는 최근 교체한 비닐하우스에도 똑같이 적용됐다. 가격에만 급급해 저렴한 제품을 쓰면 제 역할을 못할 뿐 아니라 수명도 짧아서 교체 시기가 짧아지는 만큼 처음부터 고급 품질을 써서 비닐로 인한 걱정이 없도록 하고 있다. “일반적인 비닐 제품의 경우 1년 주기로 교체해줘야 하지만 질 좋은 제품을 구입한다면 3-4년 이상을 쓸 수 있고 투광률 등도 차이가 있다”라고 정 대표는 말한다.

정 대표의 노력은 시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좋은 토마토를 생산하기 위한 경쟁력은 끊임없는 학습에서 비롯된다고 믿기에 매년 광주농업기술원에서 실시하는 교육 중 일부를 선택해 이수하고 있다. 강의를 듣다 보면 새로운 지식이나 신기술에 대해 배우는 것이 많을 뿐 아니라 토마토 농사에 접목시켜볼 수 있는 내용도 적지 않다.

 

LED전등은 전등은 햇빛이 약하거나 음지가 발생할 때 골고루 밝혀주기 때문에 열매의 고른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
LED전등은 전등은 햇빛이 약하거나 음지가 발생할 때 골고루 밝혀주기 때문에 열매의 고른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

전기·기름 물가 인상 따른 생산비 가중 걱정
정 대표의 투자는 고품질 토마토의 결실로 이어졌고 곧바로 고수익으로 나타났다. 민식농장은 오이와 흑토마토를 윤작하는데 지난해는 토마토만으로 1억 5천만 원의 수익을 내기도 했다. 
정 대표는 올해 농사의 경우 걱정스러운 점이 있다고 말한다. 각종 물가들이 너무 올라 생산비가 턱없이 높아진 것이다. 전기세와 유류비가 크게 오른 데다 거름값까지 인상돼 일하기가 겁날 지경이 됐다.

“지금 전기세며 유류비 등 안 오른 게 없어요. 양액 시설의 경우 한 번 타는데 지난해 30만 원 들어갔는데 지금은 60만 원 들어갑니다. 배가 올라 버린 거죠. 원래 열 명이 하우스 농사를 지으면 세 명은 벌고 세 명은 자기들이 먹고 쓰는데 맞으며, 네 명은 적자 본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포기하는 사람도 많아요.”

온풍기는 하우스 내 야간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데 하우스 각 동마다 10대가 측면에 설치됐다.
온풍기는 하우스 내 야간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데 하우스 각 동마다 10대가 측면에 설치됐다.

정 대표는 민식농장의 경우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물가 상승의 부담을 이겨내고 꾸준히 좋은 상품을 출하하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항상 최고의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시설투자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영농 기술 습득을 위한 학습에도 더욱 전념하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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