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을 높이는 배나무 전정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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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을 높이는 배나무 전정기술
  • 이상희 기자
  • 승인 2022.10.31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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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대부분의 농가가 가장 많은 수확량을 기록한 해였다. 다만 너무 많은 결실로 인건비 부담이 늘었고 소과 생산량이 증가했다. 그래도 심한 병해충이 없었으니 상품화율은 높은 편이다. 추석 출하량이 적어 추석 이후 가격 하락을 우려했으나, 배 재배면적이 줄어 다행히 평년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11월은 생산성을 높이고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전정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전정을 시작하기 전에
배나무는 눈에 보이는 지상부의 나무부분과 지하부의 뿌리의 양을 무게로 재어보면 거의 같다. 즉 지상부가 무성한 나무는 그만큼 뿌리의 양도 많고 반대로 빈약하면 뿌리의 양도 적다. 
전정을 시작하기 전에 나무의 수세를 보고 시작해야 하는 이유가 전정하기 전에는 각기 세력이 다른 나무를 똑같이 전정하면 강한 나무는 반발하여 가지만 무성해지고 결실도 불량할 뿐만 아니라 배의 품질도 떨어진다. 반대로 약한 나무를 대충 잘라내면 꽃만 많을 뿐 세력이 더 약해져 심할 경우 나무가 고사하기까지 한다.
나무의 세력이 틀어지면 바로잡기가 굉장히 힘들다. 세력이 약해지는 나무를 보면 뿌리에 생긴 백문우병이 생겼거나, 배수불량으로 해년마다 도장지의 길이가 짧아지고 이것이 지속될 경우 도장지의 개수가 줄고 나중에는 꽃눈만 생기게 된다. 
이런 과정이 5년에 걸쳐 일어났다면 다시 정상으로 회복하는 데도 5년이 걸린다. 그만큼 수세 관리는 중요하다. 

· 세력이 강한 나무는 약전정, 약한 나무는 강전정
새 가지가 많고 세력이 강한 나무는 뿌리의 양도 많기 때문에 가지를 많이 남겨야 한다. 언뜻 보면 전정을 안 한 것처럼 보일 정도로 많이 남겨 봄에 꽃이 피고 전엽이 되면서 양분이 소모되면 균형이 맞아진다. 그래야 결실이 된다.
새 가지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빈약하고 꽃눈이 많은 나무는 꽃눈 수를 줄여 이듬해 새 가지의 발생을 유도해야 한다. 쉽지 않지만 강전정으로 지상부와 지하부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 솎음전정과 절단전정
대부분의 낙엽과수는 솎음전정을 실시한다. 솎음전정은 남길 가지는 전체를 남기고 없앨 가지는 전체를 잘라내는 것으로 꽃눈이 안정되어 과일의 품질 향상에 좋다. 
절단전정은 가지의 중간에서 자르는 것으로 가지를 연장시키거나 세력이 약해진 나무의 가지 신장을 목적으로 할 때 실시한다. 즉 결실을 맺을 가지는 솎음전정, 주지나 부주지의 선단과 측지의 선단은 강한 세력을 유지해야되므로 반드시 절단전정을 실시해야 한다. 

 

전정의 순서
· 굵은 주지부터 제거한다.
배나무는 수령이 증가할수록 주지나 부주지의 체적이 늘어나지만, 과일을 생산하는 잎의 개수는 성목이 되면서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
즉, 굵은 주지를 제거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비료를 주더라도 양분이 과일이 아닌 배나무의 체적을 유지하는데 소모되고 만다. 그만큼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신고 품종의 배상형을 기준으로 주지수가 3~4개 이상이면 안 된다. 처음 나무가 어린 유목일 때는 주지선상에 배를 착과시키지만 수령이 늘어나면서 측지에 배가 결실되기 시작하면 주지나 부주지에는 배를 달지 않고 측지를 지탱하는 역할만 해야 한다. 5년 내외의 젊은 측지의 배가 모양도 좋고 균일한 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지수가 5개 이상이라면 이런 젊은 측지를 배치할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매년 1~2개씩 과감하게 줄여나가야 한다.
제거 대상 우선순위는 첫째, 주지가 활처럼 굽은 것이다. 둘째, 주지의 간격이 좁아 측지를 유인할 공간이 없는 것, 그다음 측지의 개수가 적고 수관 외부에만 결실되는 주지 순이다.

· 주지 끝부터 자른다.

열매가 달리는 측지 1개의 선단은 10~15개의 과실의 비대와 품질을 좌우하지만 주지의 선단은 측지가 10~15개에 이르고 배 과실 100~150개의 품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지나 측지의 선단이 약해지면 중간에서 도장지가 난무하고 양분 흐름이 원활치 않아 나무가 빨리 노화된다.
따라서 세부전정은 선단의 전정이 50%를 차지한다고 할 만큼 중요하다. 주지제거가 끝나면 주지의 선단을 강하게 절단전정하여 매년 60cm 이상의 가지가 신장하도록 하고 절대 과실이 맺히지 않게 해야 한다. 또한 주지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전정하다 보면 주지 상부 쪽에 병에 걸렸거나 주지의 방향이 옳지 않을 경우 대체지를 이미 제거하였기 때문에 수형을 그르치기 쉽다. 

· 1~5년생 측지가 골고루 배치되게 한다.
측지를 일시에 양성하여 5년 이상이 지나면 한 번에 교체할 수 없기 때문에 매년 10~20%의 새 가지를 양성하여 예비지를 만들어야 한다.
주지의 간격이 넓어 처음부터 주지의 옆에서 측지가 발생한 나무는 좋은 측지를 만들기 쉬우나 주지 간격이 좁아 주지의 등 부위에서 가지가 발생한 나무는 좀처럼 좋은 측지를 만들기 쉽지 않다. 따라서 도장성 가지를 톱질하여 1~2년 양성한 뒤 주지를 제거하여야 수확량이 줄지 않고 측지를 만들 수 있다.

 

· 측지의 유인 방법이 달라졌다.
세력이 강한 측지를 유인할 때 과거에는 유인할 방향의 측지 밑을 일정 간격으로 톱질하여 눕혔으나 유인할 반대 방향의 기부에서 약 5cm 정도의 위를 절반가량 톱질하고 검정 테이프로 감싼 다음 거의 부러뜨리다시피 하여 유인한다. 과거의 유인방법이 활처럼 휘기 때문에 꽃눈보다는 기부에서 강한 도장지가 발생하고 측지가 금방 굵어져 이용 가능 기간이 짧아진다. 

 

1년생 가지의 끝을 자를 것인가?
1년생 가지 중에서 5월 10일 이전에 발생한 신초는 6월 하순에서 7월 초 사이에 도장지가 멈추고 액화아에서 착과도 가능한 우량 측지가 된다. 하지만 늦게 발생한 신초는 도장지가 7월 중·하순까지 자라고 꽃눈도 전체 길이의 50% 이하로 생성된다.
꽃눈이 잘 생기지 않은 도장성 가지는 자르지 않고 1년간 더 세워두면 꽃눈이 잘 생기는 경우가 많다. 꽃눈이 생기는 것을 보고 이듬해 봄 2~3월에 유인하면 된다. 이 경우 신초 끝을 자를 것인가 그대로 둘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많다. 
그대로 둬야 꽃눈이 잘 생긴다는 의견이 있지만 배 신초는 아무리 늦게 발생한 신초도 맨 끝 2~3개는 꽃눈이 붙는다. 자르지 않고 그대로 두면 꽃이 피고 꽃눈 속의 발육지가 자라므로 신장력이 떨어져 꽃눈으로 변할 아래쪽 잎눈이 발아하여 쓸모없는 가지가 되기 쉽다. 

 

품종별 수형구성
배는 열매가 달리거나 꽃이 피면 다음 해에 양쪽에 2개의 꽃눈이 생긴다. 꽃눈의 유지가 잘되는 품종으로 대표적인 신고, 황금배, 추황배가 속하고 최근 신품종인 창조, 슈퍼골드 등도 한 번 생긴 꽃눈이 없어지지 않고 계속 많아진다. 
반대로 꽃눈이 생기기는 잘 생기나 2~3년이 지나면 없어지거나 2개가 아닌 1개만 생기는 품종이 있다. 대표적인 품종이 원황, 화산, 만풍배 등 이다. 이러한 품종은 자주 측지를 교체해 줘야 하므로 주지 외에 부주지가 필요하다.

 

꽃눈전정

신고 품종은 꽃눈이 퇴화하지 않고 단과지군(생강눈)이 형성되기 쉽다. 10개의 꽃눈이 있으면 꽃이 70~80개가 피고 이파리가 60개가 생긴다. 양분 소모가 끌 뿐만 아니라 약제 부착이 어려워 병해충 피해를 받기 쉽다. 되도록 측지하고 가까운 꽃눈을 남기고 꽃눈 간격을 벌려줘야 한다.
지속적으로 오르는 인건비 부담으로 농사를 못 짓겠다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 내년에도 인력 문제는 쉽게 풀릴 것 같지 않다. 착과불량을 걱정하여 꽃눈을 많이 남겨서는 적과인력 때문에 이제 타산이 맞지 않는다. 과감하게 전정하고 필요하면 꽃을 따는 적화까지도 고려해야 할 시기가 된 것 같다. 

 


글=유재문 상무

나주배원예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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