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함을 기반으로 국산 신품종 보급·육종에 앞장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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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함을 기반으로 국산 신품종 보급·육종에 앞장서다.
  • 김예지
  • 승인 2022.11.2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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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시 장미향원 고영훈 대표

파주 장미는 지역환경 특성상 일교차가 커 단단한 꽃대로 절화수명이 길고, 색상이 선명해 좋은 품질을 자랑하는 파주시의 특산물 중 하나이다. 우연히 친구의 농가를 방문하면서부터 30년간 장미를 재배하고 있는 고영훈 대표는 현재 지역 선도농가로서 경기농업기술원과 함께 국산품종 시범재배뿐만 아니라 육종에도 힘쓰고 있다.

고영훈 대표는 현재 약 3700㎡(1100평)의 규모로 2만 주의 장미를 아내와 함께 재배하고 있다. 국산품종 공급을 위해 고려화훼종묘라는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핑크아미, 캔디버블, 에스핑크, 하젤, 사하라, 필립, 핑크하트, 블링블랑(가칭) 등을 약 10여 종의 다양한 품종들을 재배하고 있다.

핑크아미
장미 '핑크아미'

고 대표는 필립, 핑크하트, 핑크아미 등 경기농업기술원에서 자체 개발한 국산품종을 통상실시해 농가 보급에 힘쓰고 있다. 특히 ‘핑크아미’는 분홍색의 중형 스탠더드 절화용 품종으로, 화형과 화색이 우수하고 꽃을 잘랐을 때 줄기의 길이가 길며 경매장에서 고가에 판매돼 농가 소득 향상 기여와 소비자 선호도도 높게 평가된 품종이다. 

“농업기술원의 시범재배사업 소식을 듣고 신청해 국산품종을 재배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자체개발 품종들은 로열티 없이 무상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해외품종에 배해 로열티 부담이 확실히 덜한 편입니다. 현재 재배하고 있는 해외품종인 ‘하젤’과 비교하자면 국산품종을 재배하면서 한 주당 1500원, 약 70%의 절감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블링블랑 (가칭)
고 대표가 첫 육종에 성공한 장미 '블링블랑' (가칭)

지역기관과 연계해 다양한 국산품종을 시범재배한 고영훈 대표는 최근 육종에도 성과를 거두었다. ‘블링블랑’(가칭)은 경기농업기술원과 함께 수년간의 연구 끝에 육종에 성공해 농가보급에 준비 중인 품종이다. 가시가 없는 백색의 장미로 시장에 유통되기 시작하면 그 가치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링블랑’의 이름은 제가 작명했습니다. 아직 세상에 내놓지 않은 상태이지만. 내년에는 저보다 더 잘 키우실 수 있는 농가들에게 보급해 하루빨리 시장에 유통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제 작은 바람입니다.”

 

자신과의 약속으로 피어낸 고품질 장미
건전한 묘 생산은 고품질의 장미를 생산하기 위한 가장 기본이 되는 과정이다. 고영훈 대표 역시 고품질 장미생산을 위해 방제관리에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과거에는 장미재배에 위험한 요인으로 곰팡이균을 꼽았지만, 최근에 약이 좋아지면서 대부분의 장미농가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한다. 

“장미를 재배하다 보면 응애와 총채벌레가 제일 무섭습니다. 한 번 생기기 시작하면 강한 번식력으로 방제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저는 늦어도 최소 10일에 한 번씩 꼭 방제작업을 합니다. 이건 제 자신과의 약속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장미향원 농가에서 사용하고 있는 양액시설
장미향원 농가에서 사용하고 있는 양액시설

수십 년간 장미를 재배해온 고 대표는 스스로 약속한 세 가지 규칙은 늘 지키려 부지런하게 노력하고 있다. 

“장미를 키우면서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 째, 병충해 관리에 소홀히 하지 말 것, 두 번째로는 영양관리, 세 번째는 건강한 꽃을 개화할 수 있는 환경적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농사라는 게 반복성이 짙은 일이기 때문에 가끔 관리하는 데 있어서 게을러지고 싶은 시기가 찾아와요. 그럴 때마다 저와의 약속만큼은 지키려고 다시 마음을 다지곤 합니다.”

좋은 품질의 꽃을 피우려면 가지치기는 필수이다. 고 대표는 꽃을 피울 건강한 가지를 제외한 나머지 가지들은 바닥에 눕혀 최대한 많은 잎이 햇빛을 받아 광합성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하루도 빠짐없이 수형관리에 신경쓰고 있다. 광합성을 통해 생성된 영양분을 꽃대로 올려 건강하고 오래 감상할 수 있는 꽃이 피어난다. 

이렇게 그의 손길을 거쳐 수확된 장미들은 전부 aT센터 화훼공판장으로 납품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으로 약 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끊임없는 배움으로 지속적인 발전도모
고영훈 대표는 농사일로 바쁘더라도 공판장에는 주기적으로 나가 다른 농가의 생산물을 보며 깨닫는 바가 많다고 그는 말했다. 

“못해도 한 달에 1~2번은 공판장에 직접 가는 편입니다. 수확한 장미들을 가지고 공판장을 갈 땐 나와의 약속을 지켰고, 품질에 대한 자부심도 있는데, 현장에 가보면 저보다 품질 좋은 장미를 재배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일이 종종 있죠. 그럴 땐 자극도 받고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또 상품을 출하할 때 흔히, 속박이라고 하는 출하 기준 미달의 장미도 섞어서 내보내는 경우도 많은데 저는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소비자와의 신뢰관계를 중요시 생각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좋은 품질의 수확물만을 정직하게 출하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 대표는 경기농업기술원과 함께 육종에 성공한 ‘블링블랑’을 삽목시켜 내년을 준비에 한창이다.
고 대표는 경기농업기술원과 함께 육종에 성공한 ‘블링블랑’을 삽목시켜 다가오는 내년준비에 한창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장미는 백합과 선인장류에 이어 수출에서 세 번째로 큰 비중으로 생산되는  작목이다. 최근 활발한 국산 신품종의 개발로, 장미재배에 도전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고영훈 대표는 지역 선도농가이자 선배로써 현실적이고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다른 작물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처음 시작할 때가 중요해요. 주변 농가들에 방문해 모르는 것도 많이 물어보고 스스로 많이 공부해야 합니다. 특히, 시장에 직접 나가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 품종이 무엇인지 파악한 뒤, 작목을 선택한다면 초심자로서 겪는 어려움을 최소화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편, 지금 운영하고 있는 농장으로 이사 온 지 약 1년을 맞이한 고 대표는 내년에는 시설 내 냉방시스템을 신청할 계획이며, 현재 상태를 잘 유지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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