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시설 열기에 청년창업 열정까지… 농업의 미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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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시설 열기에 청년창업 열정까지… 농업의 미래가 보인다
  • 김만선
  • 승인 2022.11.2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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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에 가다

전남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지난 달 14일 준공식을 개최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정부는 지난 2018년 전국 4개(김제·상주·고흥·밀양) 지역을 선정해 조성에 들어갔으며 이 중 고흥은 김제와 상주에 이어 세 번째로 닻을 올리게 됐다. 청년농 육성과 미래 농업 기술을 연구·생산하는 농업혁신의 플랫폼이 될 전남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찾아가 보았다.

 

 

전남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총사업비 1190억 원이 투입돼 고흥만 간척지 33.3㏊(10만 여 평) 부지에 조성됐다. 주요 시설은 △청년 보육 온실 2.5㏊(7562평) △임대형 스마트팜 5.8㏊(1만 7545평) △실증단지 4.1㏊(1만 2402평) △3층 규모의 지원센터 0.4㏊(1210평) 등이다.‘전남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라는 글씨가 선명한 입구에 들어서자 중앙의 도로 왼쪽으로 청년 보육 온실과 임대형 스마트팜이 길게 늘어서 있고 오른쪽으로 지원센터와 실증단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달 14일 전남 고흥군에서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 준공식을 개최했다
지난달 14일 전남 고흥군에서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 준공식을 개최했다

하천수·빗물 재활용
유리천장·PC벽체 설치

청년 보육 온실에 들어서자 양액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커다란 원형 탱크들이 줄을 서고 그 아래로 파란 플라스틱 탱크가 자리를 잡고 있다. 물과 양액을 적절히 배합해 공급하는 곳인데 하천수를 사용하는 점이 특징이라고 한다. 하천수와 빗물, 양액을 재사용하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하니 ‘혁신밸리’에 담긴 기술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양액실을 지나자 청년 보육 온실이 보인다. 매년 만 18세 이상 만 39세 이하 청년 52명을 선발해 20개월간 딸기, 멜론, 토마토, 만감류 및 아열대 작물 재배에 대한 현장 실습 교육이 이뤄지는 곳이다. 

넓고 커다란 1개 동(棟)에 조성된 청년 작업 보육실은 교육형실습과 경영형실습 공간으로 나뉜다. 입문교육 2개월을 마치고 거치는 과정으로, 교육형실습 6개월, 경영형실습이 12개월이다. 

전남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청년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기술혁신 플랫폼 역할을 한다. 전남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벽체는 폴리카보네이트(polycarbonate)라는 고기능성 플라스틱을 쓰고 지붕은 투명한 유리로 돼 있다.
전남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청년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기술혁신 플랫폼 역할을 한다. 전남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벽체는 폴리카보네이트(polycarbonate)라는 고기능성 플라스틱을 쓰고 지붕은 투명한 유리로 돼 있다.

내부에 들어서자 ‘스마트팜’이란 말이 곧바로 체감되는 듯하다. 높은 천장과 듬성듬성 열린 창 사이로 바람과 햇볕이 스며들고 좌우로 잇댄 골조 사이에 자리한 환풍기들이 순환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붕과 벽체는 전남 고흥만의 특징이 있다고 한다. 지붕은 투명한 유리를 쓰고 벽체는 폴리카보네이트(polycarbonate·PC)라는 소재를 활용했는데, 투명성과 높은 강도를 지닌 고기능성 플라스틱이다.

청년 보육 온실 내 ‘교육형 실습 1구역’에서는 딸기 재배가 한창이다.
청년 보육 온실 내 ‘교육형 실습 1구역’에서는 딸기 재배가 한창이다.

청년 보육 온실 중 ‘교육형 실습 1구역’에서는 딸기 재배가 한창이다. 어깨가 들썩일 정도로 신나는 노래가 연신 흘러나오는데 땀 흘리며 일하는 청년들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교육형 실습 2구역’의 토마토는 지난 11월 중순 파종한 상태라 아직까지 얼굴을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었다. 

경형형실습실은 교육생들이 직접 작물을 키워보면서 다양한 체험을 하는 곳이다. ‘농업의 대도약, 미래 100년의 길을 열다’라는 슬로건이 새겨진 현수막은 청년 농업인의 의지와 자긍심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곳 역시 구역별로 딸기와 토마토, 멜론, 만감류가 식재됐는데 토마토와 멜론이 한창 무르익고 있다. 특히 큼지막하면서도 묵직한 체구를 늘어뜨린 멜론은 출하 시기가 멀지 않은 듯 건강하고 탐스럽게 보였다.

교육형과 경영형 모두 스마트팜의 필수 기능인 환경 제어실을 갖추고 있다. 각 구역별로 물과 영양분 제공, 천장 개방 등의 기능을 조정하는 곳이다.

 

“고소득 올리고 3년 후 당당히 자립할래요”
임대형 스마트팜은 청년창업 보육을 수료한 청년 농업인이 저렴한 임대료로 3년간 입주해 직접 경영하고 향후 농업창업 기반을 마련토록 돕는 곳이다. 현재 11명이 4개 조로 나뉘어 활동하는데 조별로 4298㎡(1300평)를 임대받아 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다. 청년 농업인들은 환경 제어실에서 컴퓨터 조작을 하고 토마토 온실 내부를 점검하는 등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재배 작물이 각종 병원균에 취약해 일반인들의 출입은 엄격히 제한된다.

년 임대형 스마트팜에 입주한 유지원 씨가 자신이 재배 중인 토마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청년 임대형 스마트팜에 입주한 유지원 씨가 자신이 재배 중인 토마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유지원 씨(29)는 순천대에서 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혁신밸리에 입주한 지 2개월이 됐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당당히 앞으로의 꿈을 밝혔다.

 “엄청난 시설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처음부터 자비로 스마트팜 시설을 조성하기에는 부담스럽거든요. 팀원들의 의견이 맞지 않을 때도 있지만 다들 자신의 목표를 향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 막 토마토가 익기 시작했는데, 많은 소득을 올리고 싶고, 이를 바탕으로 3년 후에는 지역 내에서 터를 잡고 자립할 생각입니다.”

임대형 스마트팜은 유리 온실 2개 동이 완성되고 추가로 1개 동을 건립 중이다. 임대 A동은 토마토를 재배 중이며, B동(딸기)은 내부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C동(멜론)은 내년 2월쯤 완공된다. 

실증단지에는 국내 스마트팜 관련 기업체를 입주시켜 기자재 및 재배기술 국산화, 상용화와 함께 수출기반을 마련토록 할 방침이다. 이곳은‘반밀폐형 온실’로 조성되는데 이는 타 지역과 차별화된 점이기도 하다.‘반밀폐형 온실’은 환경 제어와 센서를 통한 내·외부 공기의 적절한 공급으로 에너지를 절감하고 농산물의 안전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2개 동이 건립된 실증단지는 현재 조성 공사가 진행 중으로 올해 말 완료 예정이다.

기존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임대형 단지도 조성된다. 혁신밸리가 지역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내년까지 실증단지 옆에 2개 동이 건립된다.

전남 고흥 스파트팜 혁신밸리 지원센터 1층에 마련된 빅데이터센터.
전남 고흥 스파트팜 혁신밸리 지원센터 1층에 마련된 빅데이터센터.

지원센터에서 눈길을 끄는 시설은 1층에 마련된 빅데이터센터다. 혁신 밸리와 인근 농가의 작물 생육 및 환경 데이터 등을 수집·분석·활용해 농업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2층은 청년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강의실과 컴퓨터실, 다목적 강당이 있다. 강의는 매주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진행된다고 한다. 3층은 실증단지 입주업체를 위한 사무실이 마련돼 있다. 

전남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 사업의 실무를 담당해 온 최수효 주무관은 미래 농업의 주인공이 될 청년 농업인을 위해 스마트농업의 교육과 실습, 창업을 체계적으로 종합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흥군청 최수효 주무관이 전남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특징과 재배 작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흥군청 최수효 주무관이 전남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특징과 재배 작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청년 창업농을 활성화하고 기술혁신을 통한 전후방산업 동반성장 등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전남 고흥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따뜻한 남쪽의 특성을 살린 시설과 품목으로 농업 발전을 이끌어 갈 것입니다. 청년 농업인과 기업뿐만 아니라 지역 농업인과도 함께 해 소득을 증대시키는 등 전남과 대한민국 농산업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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