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설원예 스마트팜이 가야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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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설원예 스마트팜이 가야할 길
  • 이지우
  • 승인 2023.01.0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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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핵심키워드 5가지

월간원예는 2023년 신년호를 맞아 W시설원예를 신설하고 한국 시설원예의 현실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우리 농업의 상황에 맞는 시설원예 스마트팜 발전을 위해 기획기사, 인터뷰, 현장탐방 등을 연중기획으로 선보이고자 한다. 먼저, 스마트팜 핵심키워드 5가지를 통해 한국 시설원예가 가야할 방향과 과제에 대해 살펴본다.

우리나라 농업은 고령화와 높은 노동 강도로 인한 인력 부족이 고질적인 문제로 손꼽히고 있다. 농가 인구 지난 1998년 약 440만 명에서 2022년 224만 명으로 감소했고, 전체 인구의 4.3%에 불과해 감소 추세는 계속 되고 있다. 그러나 농가인구의 65세 이상 비율은 19.6%에서 46.8%로 두 배 이상 늘어난 실정이다. 정부가 청년농업인 양성을 위한 각종 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여전히 농업 현장에서 20~30대의 비율은 낮은 편이며, 특히 기존의 고령 농업인과 유입되는 젊은 청년층을 이어줄 중위 연령의 농업인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렇듯 생산인구 절벽화가 더욱 가시화 되고 상황에서 부족한 인력을 외국인 노동자로 상당수 대체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국인 노동자의 수급이 어려워지고, 인건비 상승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어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는 없다. 중소농 비율이 높은 우리 농산업 전반에 노동력 부족을 해결할 솔루션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스마트팜은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등을 활용하여 농산물의 생육환경을 최적상태로 관리하고 노동력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구현하는 효율적인 농업형태이다. 흔히 ‘스마트팜’이라고 통칭하는 농업자동화에는 사실 다양한 형태와 단계가 있다. 간단한 무인방제나 자동 개폐시설부터 온실에 ICT, IoT를 적용한 환경제어 시스템까지 그 적용범위는 굉장히 넓다. 특히 단순 환경제어를 통한 재배의 관점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순환농업이라는 친환경적 개념까지 시야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월간원예는 2023 신년호를 맞아 우리 농업의 미래를 바꿀 시설원예 스마트팜 핵심키워드 5개를 꼽아본다.

1. 생산량
농림축산식품부가 전국 스마트팜 도입농가 226호를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먼저 스마트팜 도입 후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27.9% 향상되었다. 이는 스마트 팜을 통한 생산 증대 효과가 확실히 증명된 것으로, 일반 농가들이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또한 도입 후 2년간의 운영성과 도출이 가능한 스마트 팜 농가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도입 1년차 대비 2년차 생산량은 전년보다 8.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스마트 팜 활용기간이 길어질수록 생산성이 더욱 높아지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2. 절감
스마트 팜은 생산량 향상과 동시에 노동력도 절감시켰는데, 자가노동시간을 연간 278시간에서 234시간으로 15.8% 줄이고, 고용노동비용을 평균 15.9%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마트 팜의 노동력 절감효과 뿐만 아니라 고용노동력 감축을 통한 비용 절감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 바탕으로 노동생산성 지표인 1인당 생산량은 평균 40.4%나 증가해 단위면적당 생산량 증가율을 상회했다. 또한 스마트 팜 도입으로 병해충 및 질병 발생 횟수가 평균 53.7%, 그 피해액은 57.3%가 줄어 농가의 경영위험을 상당부분 낮췄다는 것이다.

3. 인공지능 & 빅데이터
식물의 생육 또는 동물의 생장 상태를 계측하고 측정자료를 빅데이터로 관리, 인공지능이 동식물 생장모델을 이용하여 환경관리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클라우드 기반 2세대 기술 개발이 현재 수행되고 있다. 농촌의 고령화로 농사지식이 단절될 것을 대비해 기존 농가의 온실 환경, 생육정보, 수확량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현재 농장 환경 분석과 온실 환경 제어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진보된 스마트팜 모델의 핵심기술인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 개발이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4. 순환농업
순환농업은 사용한 물과 비료를 회수해 재사용함으로써 자원을 절약하고 하천의 오염을 방지할 수 있는 친환경적 순환식 재배를 말한다. 네덜란드의 경우 1994년에 이미 순환식 수경재배를 권장하고 배액의 재사용을 의무화하는 것을 법제화해 순환식의 채택률이 95%에 이르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트팜(강진), 동부팜(논산), ATEC(진주) 등 대형온실이나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순환식을 채택하고 있지만 보급률이 10%에 미치지 못한다. 2009년 제정된 친환경농업촉진법에 순환식 수경재배로의 전환과 배액에 의한 환경오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법제화했으나 농가 규모가 영세하고, 관련 산업 기반이 취약하며, 설치비용이 많이 드는 것 등의 이유로 순환식 전환율이 여전히 매우 낮은 편이다.  

5. 표준화
국내 스마트팜 산업은 여전히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인데 이는 농가의 경영과 투자에 큰 장애가 되고 있는 중요한 문제다. 큰돈을 들여 스마트팜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업체가 도산하거나 A/S에 나몰라라 할 경우 업계 표준화가 자리 잡혀 있지 않기 때문에 투자비용이 고스란히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농업 선진국(네덜란드, 미국 등)의 경우, 자국 내 시장이 충분히 형성돼, 장비 및 서비스에 대한 매출이 높으며, 이러한 자본력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까지 선점하는 기업이 제품을 보급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함 업체들은 영세업체가 많고, A/S 체계가 잡혀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스마트팜 도입 시 이를 신중히 따져 보아야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스마트팜 산업 표준화에 대한 정부와 산업계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으나, 이를 현장에 뿌리내리기까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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