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영농으로 일군 엽채류 6억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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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영농으로 일군 엽채류 6억 매출
  • 조호기 기자
  • 승인 2023.01.0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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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 은빛농장 차영성 대표

늦가을에서 초겨울에 심는 채소로 겉절이나 국거리용, 무침용 등으로 활용하는 얼갈이. 눈에 좋은 베타카로틴을 비롯해 비타민A, C, 무기질 등의 함량이 높아 우리의 식탁에 꼭 올라야 하는 식재료이다. 얼갈이를 비롯해 열무, 시금치 등을 전국 국민들이 사시사철 맛볼 수 있도록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고양시의 은빛농장을 방문해 봤다. 

2011년 귀농한 고양시 은빛농장 차영성 대표(64세)는 직장에서 관리직으로 일하다가 귀농을 결정하게 됐다. 

“퇴직 후 뭘 먹고 사나 고민을 많이 했죠. 그런데 집사람이 농사를 지어보자고 권유하더라고요. 그래서 고양시로 귀농을 하기로 했고, 당시 고양시 주산 작물이 열무라 초기 작물로 열무를 재배하기로 결정했죠. 하지만 귀농 당시 고양시에 연고도 없고 땅도 없고 지인도 없는 상태였어요.”

1 차 대표는 약 3만3100㎡(약 1만평) 규모의 땅에 삼중다겹하우스 50여 동을 관리하고 있다.
차 대표는 약 3만3100㎡(약 1만평) 규모의 땅에 삼중다겹하우스 50여 동을 관리하고 있다.

차 대표는 가지고 있는 자본을 투자하여 고양시 덕양구에 9920㎡ (약 3000평) 12동으로 귀농을 시작했다.  

“솔직히 초기에는 엄청 어려움이 많았어요. 거의 ‘농사무지렁이’였죠. 농사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비료의 필수성분, ‘N-P-K(질소-인산-칼륨)’조차 몰랐고, 재배, 유통, 인력 조달에 대한 지식 등도 거의 없어 투자만 하고 수익이 전혀 발생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주변 농가의 관행농법만을 따라 하다 보니까 초기에 화학비료와 가축분 등을 남용한 면도 있었어요. 도저히 제대로 재배가 안되더라고요.”

농사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었던 탓에 귀농 초반 6년 동안엔 수익이 전혀 안 났을 정도다. 
이대로는 도저히 안되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농협대 ‘최고농업경영자 과정’에 등록해 기초부터 차근차근 내실을 다졌다. 경기농업기술원에서 농업마이스터 과정을 통해 시설채소를 공부하면서 작물재배 체계를 잡아갔고, 마침내 2016년도에 대형 마트에 얼갈이를 납품하고 협력농가로 참여하면서 경영이 안정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천연농약과 천연액비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천연농약과 천연액비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특히 차 대표는 교육받은 대로 2015년부터 천연농약과 천연액비를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다. 천연농약, 천연액비는 유기농 자재, 골분, 어분, 동물성 아미노산 등을 기술센터에서 제공한 미생물과 섞어 발효하여 이것을 액상비료로 만들어 관주시 혼합해서 주고 있다. 알코올 주정을 이용해서 한약재를 우려 천연농약을 만들고 있는데, 이런 것도 모두 학교에서 배운 것이라고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천연비료를 만들어 적용하니 경영비도 줄일 수 있었고, 염류집적도 해소 되는 등 토양이 개선됐습니다. 유익한 미생물이 토양에 고정되며 흙냄새조차 달라졌습니다. 유용 미생물이 비료에 포함돼 별도로 구매할 필요가 없는 데다 병해충 감소로 농약 사용 횟수도 줄어 노동력 절감효과도 봤습니다.”

교육을 통해 기초부터 내실을 다져 과학영농을 실현하고 있다.
교육을 통해 기초부터 내실을 다져 과학영농을 실현하고 있다.

교육을 통한 과학영농으로 고소득
현재 차 대표는 약 3만3100㎡ (약 1만평) 규모의 땅에 무가온 삼중다겹하우스 50여 동에서 엽채류를 연중 재배하며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차 대표는 계절 작물로 방울토마토, 오이, 갓, 상추 등도 재배하지만 주요 작물은 열무, 얼갈이, 시금치 등 엽채류이다. 가온을 하면 채산성이 안 맞아 무가온으로 4계절 다양한 작물 재배를 하고 있다. 작물 바로 위를 두툼한 이불로 덮을 수 있는 특수한 시설을 운영한다. 햇살이 비치는 낮 시간에는 이불을 걷고 해바라기를 하다가 오후부터는 보온 이불을 덮고 밤을 보낸다. 별도의 난방은 하지 않는다. 집약재배 형태로 파종부터 수확까지 동절기 90일에서 100일, 봄-가을까지는 25일에서 45일의 작기가 이루어진다. 

“공판장 출하 시 등락폭이 심해서 초보농가는 경영상태가 매우 불안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협력농가로 참여하면서 출하단가 등락이 안정되고, 계약재배로 안정적인 판로가 확보되니 계획생산 작부체계적립이 가능해져 경영이 안정됐죠.”

협력농가로 참여하면서 현재 전국 대형 마트와 슈퍼, 고양시 로컬푸드 등에 납품하고 있다.
협력농가로 참여하면서 현재 전국 대형 마트와 슈퍼, 고양시 로컬푸드 등에 납품하고 있다.

차 대표는 2017년 GAP 인증을 받기도 했으며 현재 전국 대형 마트와 슈퍼, 고양시 로컬푸드 등에 납품하고 있다. 매출액은 연 6억 원 정도다.

“대형마트 입고 과정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대형 유통업체의 납품 관문을 통과하기까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엄정한 품질 평가를 통과해야 합니다. 로컬 푸드 출하는 당일 생산과 판매를 원칙으로 생산자가 직접 포장, 진열하고 가격도 결정합니다. 출하자는 농업기술센터와 농협에서 교육을 받아야 하고, 직매장은 철저한 품질 관리로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고 있습니다. 100% 실명제로 소비자가 선택을 안 하면 판매가 안되고 클레임도 연락이 직접 옵니다.”

애로사항 관련 인건비 상승도 힘들지만 팬데믹으로 인력 수급의 어려움이 문제라고 차 대표는 말한다. 계약재배이기 때문에 출하량을 맞추어야 하는데 인력이 없어서 농장이 회전이 안되는 경우가 있다며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단기계약을 통해 경작지를 확장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농협대 귀농귀촌과정 교육생 멘토로도 활동하고 있다.

농협대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하며 우수한 성적으로 농업진흥청장상을 수상했고, 경기농업 마이스터대학 시설채소과를 수료한 차 대표는 2015년부터 농협대 귀농·귀촌과정 교육생 멘토로도 활동하고 있다.

“제 스스로 어렵게 농사를 시작했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어서 경험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농기센터에서 천연농약 강연도 시연하고 있고, 일산농협 회원들에게도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귀농인을 상대로 교육농장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차 대표
귀농인을 상대로 교육농장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차 대표

귀농인을 상대로 교육농장을 운영해 보고 싶다는 차 대표는 농사를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말고 반드시 이론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귀촌이 아닌 귀농을 위해서는 이론 교육이 필수입니다. 경쟁력이 없으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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