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의 건강을 지키는 농업 마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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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간의 건강을 지키는 농업 마이스터
  • 이지우
  • 승인 2023.01.02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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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시 맛있는철학자 김명수 대표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는 지난해 10월 농업 분야 최고의 농업기술과 경영방식(know-how)을 보유한 전문농업경영인을 선정하는 ‘제5회 농업마이스터 지정시험’에서 총 21명(제주 3명)의 농업인을 선정했다. 제주 농업인 3명 중 ‘타이벡을 활용한 고품질 친환경 감귤 생산 능력’으로 농업 분야 장인으로 인정받은 김명수 마이스터를 만났다.

 

제주에서 태어난 김명수 대표는 타지에서 대기업에 근무하던 중 건강문제로 귀향,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중에 EM친환경농업을 접하고 친환경농법에 관심을 갖게 된다. 천혜의 자연이 선물하는 풍요로움의 가치를 깨달은 김 대표는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함께 풍요로워질 수 있는 삶은 농업에서 시작된다고 보고 2000년부터 친환경 감귤을 재배하면서 새로운 농업생태계에 대한 비전을 그려나갔다.

제‘제5회 농업마이스터 지정시험’에서 ‘타이벡을 활용한 고품질 친환경 감귤 생산 능력’으로 농업 분야 장인으로 인정받은 김명수 마이스터.
‘제5회 농업마이스터 지정시험’에서 ‘타이벡을 활용한 고품질 친환경 감귤 생산 능력’으로 농업 분야 장인으로 인정받은 김명수 마이스터.

“처음에 친환경농법의 감귤 재배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초기 황무지 같은 토양에서 품질 좋은 감귤을 제대로 수확하는 일은 생각했던 것보다 수천 배 수만 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통해 많이 울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 농업과 자연, 삶에 대해 배움과 행복도 같이 얻었고 나름의 농업철학을 갖게 됐습니다.”

친환경으로 재배되는 김 대표의 감귤 밭.
친환경으로 재배되는 김 대표의 감귤 밭.

자연에 대한 꾸준한 애정에 땀과 수고를 게을리 하지 않고 친환경농법을 실천한 끝에 김명수 대표는 현재 기업 고객을 제외한 직거래 개인 고객만 3000명 이상을 둔 고품질 무농약감귤 농부가 됐다. 

대표의 맛있는철학자 2층 사무실. 오픈된 공간으로 누구나 편히 오가며 김 대표와 의견을 나누고, 강의나 회의 또는 체험활동이 이뤄진다.
김 대표의 맛있는철학자 2층 사무실. 오픈된 공간으로 누구나 편히 오가며 김 대표와 의견을 나누고, 강의나 회의 또는 체험활동이 이뤄진다.

김명수 대표가 운영하는 ‘태반의 땅 제주㈜’는 지속가능한 농업생태계 실현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 Farmer’s brand인 가공식품 브랜드 ‘맛있는철학자’는 그러한 실천 노력의 일환이다. 농사에 그치지 않고, 6차 산업 사업자로서 농가의 부가가치를 더할 가공식품 개발,농업 교육, 농장 체험, 파머스마켓 등 활동 영역을 확대하여 지속 가능한 농업을 구현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삶과 맛을 철학한다는 의미로 맛있는 철학자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제가 생산하는 먹거리 하나하나에 먹거리 이상의,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간의 건강한 나눔과 성장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자연에 감사하며 소통하는 삶, 다양한 사람들의 재능으로 함께 풍요를 만드는 순환농업생태계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맛있는 철학자의 먹거리 생산 과정에는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생, 공존하기 위한 농업 철학과 노력이 담겨 있습니다. 어떻게 건강하고 맛있는 먹거리를 생산할지, 어떻게 깨끗한 아름다운 자연에 감사하며 소통할지, 어떻게 하면 한라산 에너지와 자연의 맛을 잘 전달할지를 20년 전부터 끊임없이 고민하며 실천하고 있습니다. 초생재배, EM농법, 무농약재배법 등은 자연에 빚진 농부가 자연에 감사하는 방법이자, 자연과 인간 모두의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수고입니다.”

WWOOF 제도를 전 세계 다양한 외국인이 방문해 농가 일을 돕고, 숙식을 해결한다. 또한 체험농장 운영으로 국내외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맛있는철학자는 늘 활력이 넘친다.
WWOOF 제도를 전 세계 다양한 외국인이 방문해 농가 일을 돕고, 숙식을 해결한다. 또한 체험농장 운영으로 국내외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맛있는철학자는 늘 활력이 넘친다.

농업의 부가가치 창출
반드시 가야할 길

김명수 대표가 재배하는 4958㎡(1500평) 부지는 안타깝게도 감귤의 당도가 썩 좋지 않은 곳이었다. 김 대표는 감귤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좋은 환경을 가진 땅이라면서도 누구나 그런 땅을 가질 수는 없다고 말한다.

“일대에서 제가 제일 맛없는 땅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잘해도 당도가 10Brix 이하가 나오는 그런 이를테면 험지라고 해야 할까요. 중요한 것은 공부하는 농부의 자세라 늘 여겨왔기 때문에 다른 돌파구를 열심히 찾았습니다. 그렇게 실행하게 된 것이 타이백을 까는 것이었죠. 친환경 농법에 타이백을 까니까 당도가 15Brix까지 올라가는 경험을 하게 됐죠. 가장 맛없는 감귤이 나오던 밭에서 가장 맛있는 감귤이 탄생하게 된 것이죠.”

김 대표는 6~7월 빠른 시기에 타이백을 깐다. 보통 11월 중순부터 출하가 시작되는데 친환경의 경우 일반 감귤보다는 완숙을 해서 딴다. 타이백은 수확이 끝나는 1월에 수거하는데 보통 한두 해 쓰는 것과 달리 김 대표의 경우 4년을 넘게 쓴다. 친환경 농법으로 타이백의 오염이 비교적 적고, 김 대표의 손길로 특별하게 관리하는 덕분에 장기간 사용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김 대표의 감귤은 100% 예약제로 판매되기 때문에 일반 시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친환경 감귤의 경우 유통라인이 따로 서 있지 않기 때문에 보통 직거래 방식으로 판매가 이뤄진다. 일반 감귤과 함께 시장에 출하되면 그 값어치를 인정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매년 완판 되는 그의 감귤은 여러 가공제품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청귤청, 감귤즙, 풋귤콜라겐 등 다양한 형태의 가공제품을 만들고 있는데, 이는 해썹(HACCP) 인증을 받은 시설에서 100% 직접 생산하고 있다.

“생산을 넘어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6차산업을 본격적으로 연구했어요. 특히 농산물 재배를 넘어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반드시 가야한다고 생각했죠. 지금은 감귤 생산보다 가공이 메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변 농가와의 의기투합으로 가공에 힘이 더 실렸죠.”

김 대표는 상생의 가치를 중시해 본인 생산물뿐만 아니라 주변 농가의 감귤까지 수매해 가공제품을 생산하는데 활용한다. 향후 제스프리처럼 힘을 합친 농가가 농업의 패러다임을 주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그는 밝혔다.

 

농업 마이스터로서의 사명
괜찮고, 멋진 삶의 수단

지난 10년간의 과정을 거쳐 농업 마이스터로 인정받은 김명수 대표. 그가 생각하는 농업 마이스트터의 역할은 무엇일까? 그는 우리나라 농업의 주춧돌 역할을 하면서 젊은 세대를 농업과 잘 융합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고 말했다.

농업이 노동에 그치지 않고, 괜찮은 삶을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싶다는 김명수 마이스터.
농업이 노동에 그치지 않고, 괜찮은 삶을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싶다는 김명수 마이스터.

“일단 그 농업이라는 가치를 좀 더 좀 깊고 넓게 그다음에 또 가치 있게 이런 부분에 대해서 좀 알리고 싶고요. 그 다음에 기존의 어른들의 농업인, 이미 성공한 중장년에 성공한 농업인과 젊은 농업인들을 결합시켜서 자원을 서로 공유하고 협업하게 해서 젊은 사람들이 보다 큰 꿈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싶은 게 저의 어떤 앞으로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을 통해서 농업이 노동에 그치지 않고, 괜찮은 삶을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싶어요. 농업을 통해 좀 멋있게, 괜찮게 살 수 있도록 같이 고민하고 제안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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