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고추농사를 전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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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고추농사를 전망하다
  • 이지우
  • 승인 2023.01.0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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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추 재배는 작황이 좋지 않았고, 시장 가격이 기대에 못 미쳐 우리 농가가 어려움을 겼었다. 월간원예는 신년호를 맞이해 새해 고추 농사를 준비하는 농가에 도움을 주고자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 채소과 양은영 연구사, (주)농우바이오 마케팅본부 PM1팀 전우용 팀장 두 분을 모시고 2023년 고추농사 전망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지난해 고추 작황에 대한 진단


양은영 연구사 - 지난해는 고추 정식이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4월 하순에 전국적으로 야간온도가 급격히 떨어진 날이 많아 농가에서 정식 후 활착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또한 정식  시기 강수량이 적어 초기생육이 대체적으로 부진한 편이었습니다. 6월 중하순 강우로 일부 가뭄은 해소되었으나 7월 상순 고온이 지속되어 개화 및 착과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8월 집중호우, 9월 태풍 등의 발생으로 칼라병 등의 바이러스와 탄저병 발생이 증가하는 추세였고 전체적으로 작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칼라병 발생 개체
칼라병 발생 개체

품종은 전년도에 이어 고추 생산량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탄저병 저항성 품종 보급이 보다 확대되고, 바이러스에도 복합저항성인 품종들이 계속 출시되면서 농가에서 안정생산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신품종 가격이 기존 품종들에 비해 가격이 매우 비싸 경영비에 부담을 준수 있으나 저항성 품종을 재배하면 약제방제에 소요되는 비용과 노동력이 절감될수 있으므로 농가에서 본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선택하여 재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탄저병 발생 포장
탄저병 발생 포장

전우용 팀장 - 2022년은 고추 농사를 하는데 최악의 기후 조건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정식초기인 5월~6월 중순까지 전국적으로 가뭄 및 이상저온이 지속되었습니다. 그로인해 전국 많은 농가에서 생육지연 및 저온피해가 속출하였으며, 특히 관수시설, 터널재배등 최소한의 시설을 갖추고 정식한 농가와 일반노지에 정식한 농가간의 작황의 편차가 매우 심한 한해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생육초기 작황부진은 중후기 바이러스 및 각종 병충해 발생으로 이어져 농가 피해가 더 가중되는 악순환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생육 중후기에는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집중폭우 및 강우가 지속되어 작황이 더욱 부진하게 되었고 특히, 탄저병이 심하게 발생하여 어쩔수 없이 조기에 고추농사를 마무리 짓는 농가가 많았습니다. 작황부진으로 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전체 생산량은 줄어든 반면, 인건비 및 자재비 상승으로 농가의 경제적 어려움은 가중된 한해였다고 생각됩니다. 

Q. 최근 고추 농사의 트렌드 변화
전우용 팀장 - 2020년부터 현재까지 지속되는 코로나 19 이슈와 세계 경제 침체,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건비 및 자재비용의 증가하면서 재배면적의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조생계 극대과종 품종의 선호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또한 식생활 변화와 고춧가루 가공공장 및 급식업체 납품 비중이 높아지면서 목적에 따라 매운맛, 중간맛, 순한맛 등으로 구분하여 재배를 하는 농가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종자회사도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하여 신미도, 과 크기, 숙기 등을 구분하여 다양한 특성의 품종을 개발, 출시하고 있습니다. 

양은영 연구사 - 농촌진흥청 소비트렌드 대회 보고에 따르면 소비자가 건고추·고춧가루 구매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은 생산지역이며 그다음으로 가격, 매운맛, 색깔이며, 당도와 농산물 인증제도에 대한 중요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소비자가 만족하는 요인은 가격이며 그 다음으로 매운맛, 색깔, 생산지역이며, 당도와 농산물 인증제도에 대한 중요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림1 건고추ㆍ고춧가루 요인별 중요도-만족도 분석
그림1 건고추ㆍ고춧가루 요인별 중요도-만족도 분석

특히, 생산지역은 중요도는 가장 높으나 만족도는 다소 낮았는데, 이는 건고추·고춧가루 판매 시 국산과 수입산을 명시하지 않거나 혼용하는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소비자의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보입니다. 국산 건고추·고춧가루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안정적인 가격 형성과 함께 소비자가 원하는 고품질의 건고추ㆍ고춧가루 생산이 필요합니다.
소비자는 국산과 중국산 고춧가루를 구별하기 어렵고 국산과 중국산 혼용, 품질에 관해 신뢰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산 고춧가루 소비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산자와 소비자 간 신뢰 관계 형성이 중요하며, 유통 시 원산지 표시제도를 강화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농업인은 농사를 하기에 편하고 수량이 많은 품종들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현재 3900여 품종들이 생산 판매되고 있고, 최근에 육성 보급되는 국내 고추 품종들은 상당히 상향 평균화되어 품종 간에 큰 차이가 없는 편입니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복합저항성인 품종들이 계속 출시되면서 농가에서 안정생산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신품종 가격이 기존 품종들에 비해 가격이 매우 비싸 경영비에 부담을 줄 수 있으나 저항성 품종을 재배하면 약제방제에 소요되는 비용과 노동력이 절감될 수 있으므로 농가에서 저항성 품종을 선택적으로 재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림2 고춧가루 구매 시 문제점
그림2 고춧가루 구매 시 문제점

Q. 올해 고추 농사에 유의해야 할 점


양은영 연구사 - 우리나라는 4계절이 분명한 계절적 영향으로 고추를 재배하는 시기가 한정되어 있습니다. 고추는 원산지가 따뜻하고 건조한 지역에서 적응된 것으로 우리나라와 같이 겨울이 있고 여름철에 긴 장마가 있는 지역에서는 재배가 쉽지 않습니다. 지난해는 정식 초기의 저온과 후반기의 늦은 시기의 긴 장마가 고추 농사에 좋지 않는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고추 농사를 할 때는 지역의 기상 여건을 고려하여 너무 빠른 시기에 정식하여 초기 저온 피해를 받는 일이 없도록 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저온기에 조기 정식을 하는 곳에서는 일라이트 부직포 등을 활용한 터널재배가 이루어지고 있어 저온 피해를 예방하고 있습니다. 

부직포를 이용한 막덮기 터널재배
부직포를 이용한 막덮기 터널재배

봄에 일찍 정식을 하였을 때는 이러한 부직포를 활용한 터널 재배로 저온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조치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닐 때는 지역의 기상 여건을 고려하여 적기에 정식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안전 합니다. 재배기간 중에는 우리나라는 여름철 고온과 긴장마가 고추 재배 농사에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이상기상에 따른 고온 일수의 증가와 폭우, 긴 장마 등이 매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초기 투자비가 문제가 될 수는 있지만 안정적인 농사를 위해서는 비가림 시설을 설치하여 재배를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여름철에 비가림 재배를 할 수 있다면 고온기 극복을 위한 대책이 있어야 하겠지만 장마기에도 안정적인 고추 재배가 가능합니다. 지난해와 같이 늦장마가 길어질 경우에도 비가림 재배는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습니다. 고추 비가림 하우스를 이용하여 홍고추 재배 시 관행의 노지재배에 비하여 3배 이상의 증수효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좋은 고추품종을 선택하는데 지름길은 없지만 다음과 같은 요령을 참고하면 무난한 품종을 고를 수 있습니다. 우선 고추 품종은 종자시장에서 5개 정도의 종자회사가 인기 있는 품종을 내세워 시장을 크게 점유하고 있고, 가장 인기 있는 품종이 15% 정도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습니다. 따라서 인기 있는 고추 품종을 판매하는 종자회사의 홈페이지나 대리점을 방문하여 최근에 출시되었거나 최근 몇 년간 매출이 높았던 품종을 찾는 것이 좋고. 본인 지역의 농업기술센터가 추천하는 품종을 우선 확인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한편, 국립종자원(www.seed.go.kr)에서 시행하는 대한민국 우수품종상을 수상한 품종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농업인이 육묘를 직접 하는 경우가 점점 줄어들고 육묘 전문 업체에서 묘를 공급받아 심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는데, 육묘업체에서 가장 많은 양의 묘를 생산하는 품종을 선택하면 무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추 품종을 결정하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재배해 보지 않은 품종을 선정하여 넓은 면적에 재배하는 것이므로. 신품종의 경우에는 특히 재배법이 확립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를 해야 합니다.

전우용 팀장 - 최근 이상기후로 인해 고추농사를 실패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고추농사는 대표적인 일반노지 농사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고추농사도 시설재배로 전환을 모색하여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생각됩니다. 하늘에 맡기는 농사에서 터널재배, 하우스재배 등 전환이 바람직하며, 일반노지 재배라도 최소한 관수시설은 갖추고 농사를 지어야만 정식 후 가뭄에 대비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고추 비가림 재배 효과
고추 비가림 재배 효과

또한 지속적으로 병해충 발생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여러 가지 병에 복합적으로 내병성을 갖춘 품종을 선택해야만 보다 안전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이제 복합내병계 품종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단, 내가 선택한 품종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농사를 짓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조생계 품종 선택한 농가라면 초기 세력확보가 전체 재배결과를 좌우하고 조기수확보다는 전체수확량을 중요시 하는 농가라면 중만생종 품종을 선택하는 것이 후기까지 많은 수확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Q. 고추 농사를 짓는 농민에 당부의 한 말씀

(주)농우바이오 마케팅본부 PM1팀 전우용 팀장
(주)농우바이오 마케팅본부 PM1팀 전우용 팀장

전우용 팀장 - 고추재배 농가 여러분! 고추농사는 겨울에 파종하여 가을까지 수확하는 장기재배 작물입니다. 그만큼 재배농법을 선진화시키고 품종의 특성을 정확히 알고 농사를 지어야만 성공농사를 기대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잘 재배한 고추를 남들보다 비싸게 팔려면 기존 판매방법에서 벗어나 다양한 판로를 스스로 개척해야 합니다. 개인이 어렵다면 조직화를 통해 인터넷 판매, 고춧가루 가공공장 납품, 직거래 등 다양한 판로를 개척해 보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이와 같은 다양한 노력이 더 나은 소득을 보장 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재배농법 선진화를 위한 새로운 정보 습득과 다양한 판로개척을 통해 2023년은 성공농사와 함께 최고의 소득을 올리시길 기원합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 채소과 양은영 연구사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 채소과 양은영 연구사

양은영 연구사- 우리나라 고추는 자급률은 40% 수준으로 감소한 실정이며,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요소수 사태처럼 중국에서 고추를 수출하지 않겠다고 하면 언제 수입중단이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재배면적과 생산량, 농가수 모두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국내 고추 생산기반이라도 지켜야 하는 노력을 기울여 국내에서 필요로 하는 일정량의 고추는 꼭 국내에서 생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은 정부, 연구기관, 산업체, 농가들이 다 같이 힘을 합쳐야 하는 일입니다.

올해 고추 생산량은 6만 9천t 수준으로 전년 대비 25.6% 감소하였습니다. 예전에 이렇게 생산량이 감소한 경우에는 가격은 반대급부로 크게 올라야 하는데 올해 양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분들은 이 현상을 생산량도 감소했지만 소비량까지 같이 감소해 가격의 큰 상승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내의 일정한 고추 가격의 유지는 우리나라 고추 산업의 지속적인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대책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 농업인들께서 적극적으로 고추 농사만 지으면 일정한 가격이 보장이 되는 이러한 정책적,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참고자료: 농촌진흥청 농식품 소비자 패널 조사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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