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신년맞이 배 영농설계
상태바
2023년 신년맞이 배 영농설계
  • 김예지
  • 승인 2023.01.02 14: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2년은 모든 과수품목이 자연재해 없이 풍년을 이룬 해였으나 농산물가격은 오히려 하락하거나 정체되어 농촌분위기는 침울한 상황이었다.  
이번호에는 지난 2022년 농사를 뒤돌아보면서 2023년에도 생산비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생산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대비책을 찾아보기로 한다.

과감한 전정과 꽃눈전정 필요
지난해 전남지역은 평년보다 20~30% 이상 착과량이 증가하여 새로운 기록을 세운 해였다. 개화기간에 서리피해가 없었을 뿐 아니라 5월까지 강우량이 적어 흑성병도 거의 발생하지 않아 결실량이 최대치를 기록했다.
배나무는 해거리를 안 한다 하지만 많은 과일을 키우고 익히는데 소모된 저장양분으로 배나무는 지금 굉장히 피곤한 상태이다. 따라서 평소보다 좀 더 과감한 전정이 필요하다. 주지가 많으면 1개씩 제거하고 주지 굵기의 절반 이상이 된 측지는 과감한 정리가 필요하다.  
측지를 일시에 제거하여 새순이 나오지 않자 신고에 신고 접순을 접목한 경우 급격히 수확량 감소하기 때문에 미리 쉽게 눈이 발생할 수 있도록 전정하는 방법이 있다. 
10월 상순 또는 1월 하순부터 3월 상순 이전에 쐐기(∠) 모양으로 측지 굵기의 1/2~1/3 정도 톱질이 해두면 양분이 몰려 잡아가 발달해 눈이 나오기 쉬운 조건이 된다. 

10월 또는 2월에 쐐기전정
10월 또는 2월에 쐐기전정
기존측지 수확, 새 측지 양성
기존측지 수확, 새 측지 양성

이와 같이 쐐기전정을 실시하면 수확량은 줄지 않고 우량측지가 주지 아래쪽에서 발생하므로 2년간 키웠다가 교체해 주면 된다. 
또한,  톱으로 한 번만 절단한 경우 다시 유합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쐐기 모양이나 기계톱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착과불량을 걱정하여 꽃눈전정을 하지 않고 단과지군 꽃눈이 5~10개인 경우가 허다하다.
생강 눈에 꽃이 40~50개 펴도 결국 과일은 1개만 달게 된다. 꽃이 개화하면서 저장양분을 소모해 대과생산이 어려워진다. 
또한 이파리가 서로 겹쳐 농약 침투가 안되고 병해충의 은신처가 되고 만다.
꽃눈이 충분하여 과총엽이 부족하지 않다면 단과지당 2~3개의 꽃눈만 남기고 반드시 꽃눈전정을 실시하는 것이 고품질 대과생산과 과다착과에 의한 적과 인력절감의 2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위 사진은 지난 7월 12일 촬영한 사진으로 봉지를 씌우기 직전까지 적과한 배가 바닥에 수북이 쌓여있다.
대부분 농가가 적과에 1000평 당 2백만 원  이상의 인건비가 들어 인공수분, 적과작업 즉 결실관리에 배 1개당 100원이 들었다고 한다.
인건비뿐 아니라 만개 후 1개월간은 세포분열 기간인데 저장양분의 소모로 대과 생산이 어려워지고 수확기 각종 생리장해가 발생되기 쉽다. 
2019년부터 3년간 계속된 냉해피해로 꽃눈전정을 생략하는 농가가 많아졌다. 그러나 꽃눈이 많다고 해서 냉해피해를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적당한 꽃눈전정이 인건비를 줄이고 품질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작업이다.
신고 품종의 꽃눈은 생기기도 잘하지만 유지가 잘되어 그대로 두면 매년 2배로 늘어나게 된다. 1개의 꽃눈에서 7~8개의 꽃이 피고 5~6개의 과총엽이 나온다. 잎이 겹쳐 약제가 들어가지 않고 저장양분의 소모가 많아 대과생산이 어렵게 된다.
과총당 3~4개 이상이 되지 않도록 반드시 꽃눈전정을 실시해야 과실품질도 좋아지고 인건비도 줄일 수 있다.

조피 제거 작업

조피 제거작업 필요
배나무를 가해하는 병해충의 대부분이 조피에서 월동한다. 월동병해충의 밀도를 줄이고 약제 방제효과를 높이는 데는 3~4년에 한 번 정도 조피작업을 실시하고 기계유유제, 석회유황합제를 살포하는 것이 좋다.
조피칼을 이용할 경우에는 비온 뒤 껍질이 젖어있을 때 벗겨야 효과적이며 벗긴 껍질 속에 월동충이 살아있으므로 모아 태워야 안전하다.
고압분무기를 임대하여 사용할 경우에는 압력으로 해충알이나 유충이 깨져 별도로 수거할 필요가 없다. 조피제거작업은 연중 아무 때나 실시해도 되나 월동 약제 살포 직전에 제거하고 약제를 살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일부 농가에서 고압분무기를 사용할 때 기계유나 살충제를 혼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기계유, 황약을 별도로 살포한다면 굳이 혼용할 필요가 없다.

향나무 중 가이즈까 향나무가 2km이내에 있으면 배나무에 피해를 준다.
<자료출처: 배나무 붉은무늬병과 향나무 녹병 관리기술, 사)한국배연합회>

적성병(붉은별무늬병) 대비책
배나무에 가장 치명적인 흑성병(검은별무늬병)에 온 신경을 쓰다 보니 지난해 적성병 피해가 컸다. 다행히 과일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피해엽이 제 역할을 못해 농사를 포기한 농가가 있을 정도였으니 대비책이 필요하다.
적성병은 4~5월 5mm 이상의 비가 내리면 배나무로 이동하여 피해를 주다가 6~7월에는 다시 향나무로 이동하는 생활상을 가지고 있다.

적성병에 등록된 약제는 작용기작이 대부분 ‘사1’인 트리아졸계 약제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훼나리’ 등 ‘사1’ 약제가 대부분이었으나 2000년 중반부터 훼나리 품목이 없어지고 ‘다3’인 스트로빈루린계 (해비치, 카브리오, 아미스타등) 약제가 등장하면서 적성병 방제가 어려워졌다. 작용기작 ‘다3’을 가진 약제들이 흑성병에만 효과가 있고 적성병에는 등록되지 않아 적성병에 취약해졌다. 
가장 효과적인 방제방법은 인근에 있는 향나무에 적성병 예방약제를 살포하는 것이나 방제가 쉽지 않기 때문에 3월 중하순경 향나무를 전정하면 동포자퇴가 잘려나가 사멸하므로 방제가 쉽다.    
품종별 피해정도는 신고품종이 가장 약하고 화산, 조이스킨은 중간, 원황, 그린시스는 적성병에 강해 쉽게 감염되지 않는다.

측지를 유인하기위해 테이프로 감아놨던 곳이 깍지의 은신처가 됐다
측지를 유인하기위해 테이프로 감아놨던 곳이 깍지의 은신처가 됐다

깍지벌레 대비책 마련
최근 나방류의 피해는 교미교란제를 사용하면서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피해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던 깍지벌레 피해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깍지벌레 중 배나무에 피해를 주는 종은 2~3가지인데 특히 땅속에서 월동하는 버들가루깍지벌레가 늘어나면서 방제가 어려워지고 있다.
가루깍지벌레는 배나무 조피틈에서 월동하고 배를 가해한 다음 다시 그 나무에서 월동하므로 피해가 있는 나무에만 있고 쉽게 다른 나무로 이동이 안 됐다.
깍지벌레의 암컷은 날개가 없어 다른 나무로 전이가 어려웠지만 땅속에서 월동하는 버들가루깍지벌레가 우점종이 되면서 퇴비를 살포하고 경운로터리를 치면 전 과수원으로 퍼져 피해가 확산된다.
기존에는 개화 전 배나무이, 만개 이후 꽃잎이 지면 깍지벌레약을 했지만, 버들가루깍지벌레는 3월 중하순경부터 땅속에서 배나무로 이동하기 시작하므로 개화 전부터 깍지벌레 예방약제를 노린재방제와 겸해서 필수적으로 살포해야겠다.


 

글=유재문 상무

나주배원예농협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