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체험농장의 발판을 만든 모범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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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체험농장의 발판을 만든 모범사례’
  • 이지우
  • 승인 2023.02.0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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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남양주시 대가농원 장복순 대표

팔당호가 펼치진 남양주시 조안면에 자리 잡은 대가농원은 오늘날 전국적으로 활성화 되고 있는 딸기 체험농장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90년대 후반 딸기 재배가 흔치 않았던 남양주에서 딸기 재배를 시작한 대가농원 장복순 대표는 수확 시기에 왕래하는 사람들이 직접 따갈 수 있도록 판매를 하다 체험농장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다산 정약용의 고향인 능내리에 자리 잡은 대가농원. 이곳은 현재 농원 뿐 아니라 ‘언덕카페’로 활발히 운영해 농원보다 카페를 찾는 이들이 더 많다. 언 듯 보기엔 세련된 모습의 카페가 체험농장이라고 알아채기 쉽지 않을 정도다.
대가농원과 언덕카페가 위치한 능내리는 현재 팔당호를 앞에 두고 잘 조성된 공원과 다산 정양용의 생가가 복원돼 예전과 다르게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의 모습으로 변화했다. 지난 90년대부터 딸기 재배로 이 땅을 일궈온 장복순 대표의 카페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빈자리를 찾기가 힘들 정도로 많은 이들이 찾았다.

대가농원 전경.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유기농으로 딸기를 재배해 체험활동을 시작한 선도적인 농가다.
대가농원 전경.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유기농으로 딸기를 재배해 체험활동을 시작한 선도적인 농가다.

 

 

체험농장의 선구자
패키지 형태로 부가가치 창출

대가농원과 언덕카페는 재배 면적으로 포함해 전체 1.6ha(5000평) 정도의 규모로 구성돼 있는데, 이는 장복순 대표가 지난 30년이 넘은 세월을 조금씩 일구며 갖춰온 곳이다. 하나 둘 마련하며 지금은 멋진 체험농장과 카페를 갖췄지만 그 단계를 밟아온 지난 세월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처음에 땅을 빌려서 딸기를 재배했어요. 제주도에서 귤 체험농장을 하는 것을 보고 벤치마킹을 한 거죠. 제주처럼 귤을 재배할 수는 없고, 그렇다면 이곳을 찾는 방문객이 좋아할만한 게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딸기를 재배하기 시작한 거죠. 처음 시작했을 땐 체험 프로그램이란 것 자체가 없을 때니까 하나하나 전부 아이디어를 짜고, 실험을 해보면서 지금과 같은 체계가 마련된 거죠.”

장복순 대표는 90년대 각종 채소를 재배하다 제주도의 귤 체험농장을 보고 영감을 받아 딸기 체험농장의 근간을 만들었다.
장복순 대표는 90년대 각종 채소를 재배하다 제주도의 귤 체험농장을 보고 영감을 받아 딸기 체험농장의 근간을 만들었다.

 

대가농원은 직거래 위주로 딸기를 판매한다. 12월부터 1월까지는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고 언덕카페와 직거래 주문을 통해 딸기를 출하한다.
대가농원은 직거래 위주로 딸기를 판매한다. 12월부터 1월까지는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고 언덕카페와 직거래 주문을 통해 딸기를 출하한다.
품종은 설향.
품종은 설향.

 

99년도부터 딸기 수확체험을 시작했지만, 그땐 전국 어디에도 딸기를 방문객이 직접 딴다는 개념이 없을 때다. 처음 시작했을 땐 시행착오가 적지 않았다. 방문객 역시 체험농장의 개념이 없다보니 따는 것보다 먹는 것이 더 많아 수지가 안 맞는 경우가 많았다. 또 정직하게 수확 활동만 해서는 많은 이윤이 남는 것도 아니어서 부가수익 창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때 생각한 것이 패키지를 만들자는 것이었어요. 단순 수확활동만으로는 큰 이윤이 안 남고, 따면서 드시고 하다 보니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죠. 그래서 잼, 떡, 두부 만들기 등 여러 프로그램을 고안하고, 여기에 관광객이 체험활동을 마치고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서 패키지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저기 여행사에서 저희 패키지를 포함한 경춘관광여행이 상품화되면서 많은 방문객이 찾게 됐죠. 그때 홍보가 돼서 지금까지도 딸기 철이 되면 이곳을 찾거나 전화로 딸기를 주문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5 트롤리 컨베이어 스마트팜을 도입한 대가농원.
트롤리 컨베이어 스마트팜을 도입한 대가농원.
대가농원 체험장과 언덕카페는 우리나라 전통 한옥을 모티브로 구축됐다.
대가농원 체험장과 언덕카페는 우리나라 전통 한옥을 모티브로 구축됐다.
대가농원 체험장과 언덕카페는 우리나라 전통 한옥을 모티브로 구축됐다.
대가농원 체험장과 언덕카페는 우리나라 전통 한옥을 모티브로 구축됐다.

 


이후로 대가농원의 체험 모델은 전국으로 퍼지면서 오늘날 딸기 체험농장의 근간이 되었다. 장 대표는 최근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딸기 체험농장으로 경쟁이 치열하지 않냐는 질문에 경쟁력은 스스로 갖추는 것이라며 대가농원은 오히려 그동안 꾸준히 패키지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답했다.
“딸기 체험농장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체험농장이 시작하기는 쉬워도 자리잡고 본인 농장만의 고정고객을 확보해 자리 잡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저는 프로그램과 식사 코스를 다양화해서 3만 5000원부터 7만 5000원까지 다양한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꾸준히 대가농원을 찾는 기업고객, 학교, 유치원 등 고정고객이 있기 때문입니다. 재방문 고객이 많을수록 운영이 효율적으로 가능하고, 재방문 의사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만족도가 높다는 뜻이겠죠.”
대가농원 딸기 체험활동 패키지는 2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1월까지는 딸기를 키워 출하하고, 카페 손님에 직판을 하고 2월부터 예약을 받는데 15년, 10년 된 단골이 많아 늘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8 언덕카페에서는 대가농원에서 생산한 생딸기라떼는 물론 딸기와 딸기잼을 직접 구입할 수 있다.
언덕카페에서는 대가농원에서 생산한 생딸기라떼는 물론 딸기와 딸기잼을 직접 구입할 수 있다.

 

체험농업의 활성화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치유농업법)이 지난 2021년 시행되면서 전국에 치유농업 활성화로 들썩이고 있다. 지자체에서도 각 지역 상황에 맞는 치유농업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25년간의 경험으로 선구자 역할을 해온 장복순 대표는 이를 어떻게 바라볼까? 그는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먼저 해결해야할 문제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연매출 5억 원의 성공적인 체험농장 카페를 운영하는 장복순 대표는 한국 체험농장 치유농업의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매출 5억 원의 성공적인 체험농장 카페를 운영하는 장복순 대표는 한국 체험농장 치유농업의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가 지금까지 유기농 딸기 재배로 체험농장을 해오면서 겪어온 여러 가지 문제 중 가장 어려웠던 점은 각종 규제를 타파하는 일이었습니다. 기존 1차 재배 농가에서 치유농업 농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 해결해야할 일들이 결코 적지 않아요. 이러한 부분을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견인해주는 역할을 정부가 해줘야 합니다. 단순히 재배 공간 그대로를 오픈해서 방문객이 찾아오길 바라는 것은 좋은 해결책이 아니고요. 눈이 높아진 체험객의 수준을 맞추기 위해선 시설과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농가가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아요. 치유농업 활성화는 반갑습니다만, 형태를 갖추고 지속가능한 치유농업의 형태를 갖추기 위해 지원책이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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