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농업인이 만드는 농촌의 새로운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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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농업인이 만드는 농촌의 새로운 변화
  • 이지우
  • 승인 2023.02.0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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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성시 4-H 연합회

지난해 발표된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1년 농가 인구 분포에서 60세 이상이 138만 1천 명으로 전체 농가의 62.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의 고령화와 인구소멸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 농업의 앞날을 책임질 전국의 4-H 회원을 만나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2월호에는 안성시 4-H연구회 회원인 오은식 회장(대추), 천민승 대표(배), 김의중 대표(낙농업)를 만나 그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안성 4H연합회를 소개해주신다면?
오은식 회장 - 지금 현재 가입한 회원은 약 40명으로 조직돼 있습니다. 안성이 도농지역이다보니 새로 귀농해서 창업하시는 분들도 많고, 나름 활성화가 잘 되어 있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주요 활동은 4H연합회에서 하는 연간 행사가 있습니다. 연시, 연말 총회 등을 통해 한해 계획을 세우고 학습포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각종 견학 행사 등을 센터와 조율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선진지 견학 등을 통해서 선도 농가를 다녀오고, 이를 바탕으로 회의도 하고 연구도 하면서 의의를 살리고 있습니다.

안성시 4-H연구회 오은식 회장은 1.6ha(5000평) 규모의 부지에서 복조대추, 사과대추를 재배한다.

 

Q. 학습포는 무엇인가?
김의중 대표 - 매년 농지를 구하는 일이 쉽지만 않지만 500~1000평 정도의 규모로 학습포를 운영해서 새로운 소득 작물에 대한 연구도 하고, 이곳에서 나는 이익으로 회비를 충당하기도 합니다. 2022년은 콩을 재배했고, 이전에는 감자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해 기부도 하고 취지를 살리고 있습니다.
내 분야는 내가 알고 있지만 서로 다른 분야에 대해 전혀 모르거든요. 그러니까 서로 도움 받을 수 있 부분은 도움을 받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도 있고요. 4H연합회가 정보 교류라든지 이런 하나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거죠. 이런 접점이 생겨서 서로 연락하고 만나기도 하고 이런 게 참 좋은 것 같습니다.

 

LG에서 근무하다 귀촌한 천민승 대표는 부모님이 일구던 4.3ha(1만 3천 평) 규모의 배 과수원을 늘려 현재 7.6ha(2만 3천 평) 규모로 확장해 재배하고 있다.
LG에서 근무하다 귀촌한 천민승 대표는 부모님이 일구던 4.3ha(1만 3천 평) 규모의 배 과수원을 늘려 현재 7.6ha(2만 3천 평) 규모로 확장해 재배하고 있다.

 

3 요리사를 꿈꾸던 김의중 대표는 현재 가업을 이어받아 낙농업을 하고 있다.
3 요리사를 꿈꾸던 김의중 대표는 현재 가업을 이어받아 낙농업을 하고 있다.

 

Q. 회원들 간의 정보 교류는 많은가?
김의중 대표 - 각자 종목이 다르기는 하지만  회원들 농가를 가보면 지금 여기만 와도 이제 배를 지금 유통을 하는데 다 포장을 해서 이렇게 하고 있잖아요. 
여기는 생산해서 유통까지 이렇게 하는구나 싶은 그런 생각도 들고 저 같은 경우에는 낙농업을 하니까 이게 가공 유통이 쉽지가 않아요. 근데 이런 거 보면 나도 한번 이런 방식으로 시도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그런 생각도 들기는 하죠.

 

2022년 연시총회 기념사진
2022년 연시총회 기념사진

 

 

천민승 대표 - 정말 도움이 되죠. 청년 농업인은 초기에 어떻게 농업을 시작해야할지,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지역정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시 지원사업이라든지 이런것들은 아무나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이제 4H 활동을 하면서 그런 기준을 배우고 사업 계획서를 잘 짜는 것이나 이런 것들도 기존 회원들과 교류를 하면서 익힐수가 있는 것들이죠. 기반이 없는 청년 농업인들은 4H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을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여름리더캠프 기념사진
여름리더캠프 기념사진

 

Q. 고령화 된 농촌에 4H의 역할
천민승 대표 - 연령 구조가 너무나도 불균형하기 때문에 이제 어른 분들도 그렇고 센터 입장도 청년농업인을 양성하고자 하는 의욕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많은 배려를 해주시기도 하고요. 
저희는 다 개인 사업자잖아요. 자영업자니까 자기 자리에서 자기 몫을 꾸준히 해주면 이게 이렇게 연결되고 계속 성장해 나가면 기존 어른들이 해왔던 역할을 저희가 메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더 잘해야 되는 부담감 보다는 어른 세대가 환경에 맞춰서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온 상황을 알기 때문에 저희 세대에서는 또 저희 나름대로의 기술력과 효율을 추구하면서 농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연령 구조의 불균형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저희 세대에서 보다 사업적인 관점에서 농업을 넓게 대하고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Q. 노동력의 공유(품앗이)에 대해
김의중 대표 - 저희 같은 경우에는 사료 작물을 재배를 하거든요. 축산업에서 사료 작물을 재배를 하는데 사료 작물을 재배를 하면은 밭에서 그거를 곤포 사일리지로 싸놔요.  그 작업을 하려면 트럭이 한 10대 정도는 필요하거든요.  그럴 때 용달을 부르면 굉장히 비용이 많이 들잖아요.  그때 이제 회원들에게 연락해서 다들 트럭을 한 대씩 있으니까 와서 한 번씩 도와주고 가면은 저희한테는 큰 도움이 되죠. 한명에게는 작은 도움이지만 이게 모이니까 저희한테는 굉장히 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김의중 대표는 요리의 꿈을 버리지 않고 향후 낙농업과 연계해 꿈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김의중 대표는 요리의 꿈을 버리지 않고 향후 낙농업과 연계해 꿈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Q. 예전과 달라진 청년농업인만의 모습이 있다면?
오은식 회장- 예전 우리 선배님들과는 문화가 많이 달라졌다고 할 수 있어요. 저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면 어르신들이 모이면 술 한잔 하시면서 농사의 어려움을 풀고 그러셨는데 요즘에 청년농업인들은 모임도 카페에서 하고, 커피와 케이크 먹으면서 회의하고 그런 분위기로 바뀌고 있어요.
천민승 대표 - 만나서 고기 먹고 간단하게 술 한 잔 하면 2차에서 카페를 가고 그런 분위기죠. 먹거든요. 그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농업 우리 환경에도 많이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각자 컨디션 조절을 하는 거죠.

김의중 대표 - 예전에는 새참을 먹어도 꼭 먹걸리가 포함돼 있었다면 이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배달해서 먹고 그런 분위기로 많이 바뀌었죠.

 

천민승 대표가 재배하는 배 과수원. 그는 규모의 경제를 이룩해 향후 가공, 유통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천민승 대표가 재배하는 배 과수원. 그는 규모의 경제를 이룩해 향후 가공, 유통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Q. 청년농업인의 농촌 라이프는 어떤지?
김의중 대표 - 농사라는 것이 장단점이 있거든요. 내가 주도적으로 하는 일이고. 그런데 농촌에서의 삶이 개인차가 있을 수도 있는데 결국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저희가 선택을 한 거고 또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는 거고요.
저도 사실 이게 몇 년 전에 우울증이 와가지고 지금도 약을 먹고 있거든요. 시골에 있다 보면 또래가 없어요. 저희 동네만 해도 평균 연령이 50세가 넘어요. 그렇다보니 공허한 부분이 없지는 않아요. 혼자 할 수 있는 것밖에 없습니다. 컴퓨터 게임 같은 거를 취미로 하기에는 또 이제 일 끝나고 몸이 너무 피곤하고 여가를 잘 찾아서 즐기고 이런 조절을 잘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부분이 있죠.

 

8 오은식 회장은 기계화와 인건비 절감으로 영농효율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은식 회장은 기계화와 인건비 절감으로 영농효율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천민승 대표 - 흔히들 4H에서 많이들 만나고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실 거라 생각하는데 사실 성비가 불균형한 측면이 있고요. 저희 같은 경우 그래도 7:3 정도 되는 거 같습니다. 결혼하신 분 아니면 연령이 너무 차이가 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교집합이 좀 힘들어요.

김의중 대표 - 저도 그걸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청년농업인이 농사를 하기로 결심했을 때 차라리 가정을 꾸리고 들어오면 모를까 농촌에 와서 영농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하는 일은 사실 상당히 어려운 일이거든요. 또 농사가 힘들다는 생각이 있어서 같은 직업끼리는 만나지 않으려는 성향도 있고요.

천민승 대표 - 그리고 같은 청년농업인끼리 만나더라도 작목이 다르면 좀 어려운 점이 있죠.  저 같은 경우 배 재배에 어느 정도 규모가 있다 보니 작목이 다르면 어려운 점이 많을 거라 봐요. 그래서 작목까지도 고려대상이 돼야 하니 좀 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오은식 회장 - 저는 바로 갈아탈 생각이 있습니다.
<웃음>

 

Q. 워라벨(Work-Life Balance)에 대해
김의중 대표 - 워라벨을 좀 맞추고 싶죠. 워라벨을 맞추고 싶은데 저 같은 경우 부모님과 함께 낙농업을 하다 보니 워라벨이라는 개념에 대해 이해를 잘 못하세요. 부모님은 지금 일을 열심히 하고,돈 많이 번 다음에 나중에 은퇴하고 쉬면 되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고. 요즘 세대는 자신의 삶을 돌보는 일을 더 중시하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부모님과 의견이 다른 경우가 있죠.
 
천민승 대표 - 이제 워라벨을 더 중시하는 농업인도 있고 저 같은 경우는 경영적 측면에서 더 노력을 하자는 주의예요. 제가 보는 지금 농촌 산업은 규모화가 돼야 되고 그래야 수익성이 당장은 적더라도 좀 더 버틸 수 있는 기초 체력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올해 같은 경우에도 다 같이 금융 긴축 재정을 하면서 버티는 시기거든요. 경영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오히려 더 아끼고 내 근로 시간을 늘려야만 버틸 수 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죠. 제 입장에서 올해는 워라벨을 따질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Q. 청년농업인이 꿈꾸는 앞날 
오은식 회장 - 저도 제가 어쩌다 농사를 짓고 있는지 가끔 놀랄 때가 있어요. 저 역시 지금은 약간 사업적인 측면으로 농업을 대하고 있어요. 회사를 다니면 이제 시키는 일을 해야 하고, 농업은 내가 스스로 내 일을 한다는 의미가 크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앞으로 경영효율화를 이루는 게 목표고, 규모를 크게 늘리는 것보다 기계화를 구축해서, 인건비를 최대한 줄이고 수익성을 키우는 것이 1차 목표입니다.

김의중 대표 - 제가 하고 있는 생각은 농업을 하더라도 언젠가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다시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있어요. 저는 원래 요리하고 싶었거든요. 이걸 아예 따로 놓고 보기보다는 농업을 하면서 확장의 개념으로 요리를 연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저는 모든 농업인의 삶이 행복하면 농촌도 더 활기가 생길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저 스스로의 행복을 추구하면서 농업을 하고 싶습니다.

천민승 대표 - 저는 농업을 직업적인 개념으로 보기보다 제조업의 관점으로 봤거든요. 농산물 생산은 시작단계일 뿐이지 앞으로 가공이나 유통으로 확장된 사업을 하고 싶은 게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지금 배 원물을 생산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저는 기초 체력을 기른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제 상황과 제가 가진 환경에서 단기간에 성장을 이뤄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사업, 자금을 빨리 얻을 수 있는 사업 방법이 농업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저는 이 과정이 어렵고 힘들어도 즐겁게 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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