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표된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1년 농가 인구 분포에서 60세 이상이 138만 1천 명으로 전체 농가의 62.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의 고령화와 인구소멸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 농업의 앞날을 책임질 전국의 4-H 회원을 만나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2월호에는 안성시 4-H연구회 회원인 오은식 회장(대추), 천민승 대표(배), 김의중 대표(낙농업)를 만나 그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안성 4H연합회를 소개해주신다면?
오은식 회장 - 지금 현재 가입한 회원은 약 40명으로 조직돼 있습니다. 안성이 도농지역이다보니 새로 귀농해서 창업하시는 분들도 많고, 나름 활성화가 잘 되어 있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주요 활동은 4H연합회에서 하는 연간 행사가 있습니다. 연시, 연말 총회 등을 통해 한해 계획을 세우고 학습포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각종 견학 행사 등을 센터와 조율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선진지 견학 등을 통해서 선도 농가를 다녀오고, 이를 바탕으로 회의도 하고 연구도 하면서 의의를 살리고 있습니다.
Q. 학습포는 무엇인가?
김의중 대표 - 매년 농지를 구하는 일이 쉽지만 않지만 500~1000평 정도의 규모로 학습포를 운영해서 새로운 소득 작물에 대한 연구도 하고, 이곳에서 나는 이익으로 회비를 충당하기도 합니다. 2022년은 콩을 재배했고, 이전에는 감자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해 기부도 하고 취지를 살리고 있습니다.
내 분야는 내가 알고 있지만 서로 다른 분야에 대해 전혀 모르거든요. 그러니까 서로 도움 받을 수 있 부분은 도움을 받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도 있고요. 4H연합회가 정보 교류라든지 이런 하나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거죠. 이런 접점이 생겨서 서로 연락하고 만나기도 하고 이런 게 참 좋은 것 같습니다.
Q. 회원들 간의 정보 교류는 많은가?
김의중 대표 - 각자 종목이 다르기는 하지만 회원들 농가를 가보면 지금 여기만 와도 이제 배를 지금 유통을 하는데 다 포장을 해서 이렇게 하고 있잖아요.
여기는 생산해서 유통까지 이렇게 하는구나 싶은 그런 생각도 들고 저 같은 경우에는 낙농업을 하니까 이게 가공 유통이 쉽지가 않아요. 근데 이런 거 보면 나도 한번 이런 방식으로 시도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그런 생각도 들기는 하죠.
천민승 대표 - 정말 도움이 되죠. 청년 농업인은 초기에 어떻게 농업을 시작해야할지,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지역정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시 지원사업이라든지 이런것들은 아무나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이제 4H 활동을 하면서 그런 기준을 배우고 사업 계획서를 잘 짜는 것이나 이런 것들도 기존 회원들과 교류를 하면서 익힐수가 있는 것들이죠. 기반이 없는 청년 농업인들은 4H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을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Q. 고령화 된 농촌에 4H의 역할
천민승 대표 - 연령 구조가 너무나도 불균형하기 때문에 이제 어른 분들도 그렇고 센터 입장도 청년농업인을 양성하고자 하는 의욕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많은 배려를 해주시기도 하고요.
저희는 다 개인 사업자잖아요. 자영업자니까 자기 자리에서 자기 몫을 꾸준히 해주면 이게 이렇게 연결되고 계속 성장해 나가면 기존 어른들이 해왔던 역할을 저희가 메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더 잘해야 되는 부담감 보다는 어른 세대가 환경에 맞춰서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온 상황을 알기 때문에 저희 세대에서는 또 저희 나름대로의 기술력과 효율을 추구하면서 농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연령 구조의 불균형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저희 세대에서 보다 사업적인 관점에서 농업을 넓게 대하고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Q. 노동력의 공유(품앗이)에 대해
김의중 대표 - 저희 같은 경우에는 사료 작물을 재배를 하거든요. 축산업에서 사료 작물을 재배를 하는데 사료 작물을 재배를 하면은 밭에서 그거를 곤포 사일리지로 싸놔요. 그 작업을 하려면 트럭이 한 10대 정도는 필요하거든요. 그럴 때 용달을 부르면 굉장히 비용이 많이 들잖아요. 그때 이제 회원들에게 연락해서 다들 트럭을 한 대씩 있으니까 와서 한 번씩 도와주고 가면은 저희한테는 큰 도움이 되죠. 한명에게는 작은 도움이지만 이게 모이니까 저희한테는 굉장히 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Q. 예전과 달라진 청년농업인만의 모습이 있다면?
오은식 회장- 예전 우리 선배님들과는 문화가 많이 달라졌다고 할 수 있어요. 저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면 어르신들이 모이면 술 한잔 하시면서 농사의 어려움을 풀고 그러셨는데 요즘에 청년농업인들은 모임도 카페에서 하고, 커피와 케이크 먹으면서 회의하고 그런 분위기로 바뀌고 있어요.
천민승 대표 - 만나서 고기 먹고 간단하게 술 한 잔 하면 2차에서 카페를 가고 그런 분위기죠. 먹거든요. 그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농업 우리 환경에도 많이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각자 컨디션 조절을 하는 거죠.
김의중 대표 - 예전에는 새참을 먹어도 꼭 먹걸리가 포함돼 있었다면 이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배달해서 먹고 그런 분위기로 많이 바뀌었죠.
Q. 청년농업인의 농촌 라이프는 어떤지?
김의중 대표 - 농사라는 것이 장단점이 있거든요. 내가 주도적으로 하는 일이고. 그런데 농촌에서의 삶이 개인차가 있을 수도 있는데 결국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저희가 선택을 한 거고 또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는 거고요.
저도 사실 이게 몇 년 전에 우울증이 와가지고 지금도 약을 먹고 있거든요. 시골에 있다 보면 또래가 없어요. 저희 동네만 해도 평균 연령이 50세가 넘어요. 그렇다보니 공허한 부분이 없지는 않아요. 혼자 할 수 있는 것밖에 없습니다. 컴퓨터 게임 같은 거를 취미로 하기에는 또 이제 일 끝나고 몸이 너무 피곤하고 여가를 잘 찾아서 즐기고 이런 조절을 잘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부분이 있죠.
천민승 대표 - 흔히들 4H에서 많이들 만나고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실 거라 생각하는데 사실 성비가 불균형한 측면이 있고요. 저희 같은 경우 그래도 7:3 정도 되는 거 같습니다. 결혼하신 분 아니면 연령이 너무 차이가 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교집합이 좀 힘들어요.
김의중 대표 - 저도 그걸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청년농업인이 농사를 하기로 결심했을 때 차라리 가정을 꾸리고 들어오면 모를까 농촌에 와서 영농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하는 일은 사실 상당히 어려운 일이거든요. 또 농사가 힘들다는 생각이 있어서 같은 직업끼리는 만나지 않으려는 성향도 있고요.
천민승 대표 - 그리고 같은 청년농업인끼리 만나더라도 작목이 다르면 좀 어려운 점이 있죠. 저 같은 경우 배 재배에 어느 정도 규모가 있다 보니 작목이 다르면 어려운 점이 많을 거라 봐요. 그래서 작목까지도 고려대상이 돼야 하니 좀 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오은식 회장 - 저는 바로 갈아탈 생각이 있습니다.
<웃음>
Q. 워라벨(Work-Life Balance)에 대해
김의중 대표 - 워라벨을 좀 맞추고 싶죠. 워라벨을 맞추고 싶은데 저 같은 경우 부모님과 함께 낙농업을 하다 보니 워라벨이라는 개념에 대해 이해를 잘 못하세요. 부모님은 지금 일을 열심히 하고,돈 많이 번 다음에 나중에 은퇴하고 쉬면 되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고. 요즘 세대는 자신의 삶을 돌보는 일을 더 중시하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부모님과 의견이 다른 경우가 있죠.
천민승 대표 - 이제 워라벨을 더 중시하는 농업인도 있고 저 같은 경우는 경영적 측면에서 더 노력을 하자는 주의예요. 제가 보는 지금 농촌 산업은 규모화가 돼야 되고 그래야 수익성이 당장은 적더라도 좀 더 버틸 수 있는 기초 체력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올해 같은 경우에도 다 같이 금융 긴축 재정을 하면서 버티는 시기거든요. 경영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오히려 더 아끼고 내 근로 시간을 늘려야만 버틸 수 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죠. 제 입장에서 올해는 워라벨을 따질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Q. 청년농업인이 꿈꾸는 앞날
오은식 회장 - 저도 제가 어쩌다 농사를 짓고 있는지 가끔 놀랄 때가 있어요. 저 역시 지금은 약간 사업적인 측면으로 농업을 대하고 있어요. 회사를 다니면 이제 시키는 일을 해야 하고, 농업은 내가 스스로 내 일을 한다는 의미가 크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앞으로 경영효율화를 이루는 게 목표고, 규모를 크게 늘리는 것보다 기계화를 구축해서, 인건비를 최대한 줄이고 수익성을 키우는 것이 1차 목표입니다.
김의중 대표 - 제가 하고 있는 생각은 농업을 하더라도 언젠가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다시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있어요. 저는 원래 요리하고 싶었거든요. 이걸 아예 따로 놓고 보기보다는 농업을 하면서 확장의 개념으로 요리를 연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저는 모든 농업인의 삶이 행복하면 농촌도 더 활기가 생길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저 스스로의 행복을 추구하면서 농업을 하고 싶습니다.
천민승 대표 - 저는 농업을 직업적인 개념으로 보기보다 제조업의 관점으로 봤거든요. 농산물 생산은 시작단계일 뿐이지 앞으로 가공이나 유통으로 확장된 사업을 하고 싶은 게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지금 배 원물을 생산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저는 기초 체력을 기른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제 상황과 제가 가진 환경에서 단기간에 성장을 이뤄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사업, 자금을 빨리 얻을 수 있는 사업 방법이 농업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저는 이 과정이 어렵고 힘들어도 즐겁게 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