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수확시기로 농가 소득 향상시킨 프리지어 ‘골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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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수확시기로 농가 소득 향상시킨 프리지어 ‘골드문’
  • 이지우
  • 승인 2023.02.01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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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군 골든팜 백관현 대표

해마다 2월에 있던 졸업식이 코로나19발생 이후, 그 시기가 앞당겨져 12월 말부터 시행되고 있다. 예전과 달라진 생산시기를 맞추기 위해 프리지어 농가에서 촉성재배는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 됐고, 경영비 부담이 늘어났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충청남도농업기술원은 촉성재배 없이 빠른 수확이 가능한 프리지어 육성품종을 개발했다. 농가 보급을 위해 해당 품종을 시범재배하고 있는 백관현 대표를 만나봤다.

충남 부여군에서 23년간 프리지어를 재배하고 있는 백관현 대표(78세)는 과거 농업직 공무원이었다. 1998년, 국제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예정보다 일찍이 정년퇴직을 맞이해 미래에 대한 고민이 앞섰다. 고심 끝에 그는 오랫동안 생각해온 농사를 몸소 실천하기로 결심했다. 백 대표는 농협으로부터 500만 원을 대출받아 지은 다섯 동의 하우스로 농사짓기 시작했다.

백관현 대표는 현재 약 5950㎡(1800평)의 규모에서 골드문(충남기술원), 레드썬(충남기술원), 샤이니골드(농진청) 등을 포함해 총 13품종의 프리지어를 재배하고 있다
백관현 대표는 현재 약 5950㎡(1800평)의 규모에서 골드문(충남기술원), 레드썬(충남기술원), 샤이니골드(농진청) 등을 포함해 총 13품종의 프리지어를 재배하고 있다

“공직에 있으며 평소 알고 지내던 지역센터 소장님께 딸기 농사를 추천받았습니다. 그래서 딸기에 대해 1년 동안 연구했었죠. 당시 딸기재배를 하기에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보다 효용가치가 높은 화훼로 시선을 돌리게 됐습니다.”

우리나라는 특정 시기를 제외하고 화훼소비가 활발하지 못하다는 특성을 파악하고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 필요했다. 백 대표는 연중 꽃이 많이 소비되는 시기를 기준으로 삼았다.

프리지어의 출하는 졸업식 시즌에 맞춰 주로 1~2월에 집중된다. 2월에 졸업식이 몰렸던 예전과 달리 1~2월 넓게 분포되면서 출하시기 산정도 신경써야 한다.
프리지어의 출하는 졸업식 시즌에 맞춰 주로 1~2월에 집중된다. 2월에 졸업식이 몰렸던 예전과 달리 1~2월 넓게 분포되면서 출하시기 산정도 신경써야 한다.

“꽃은 어버이날, 스승의 날, 크리스마스 등 기념일에 많이 팔리지만 소비기간은 하루에서 이틀 정도로 무척 짧은 편입니다. 반면에 졸업식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통틀어 약 한 달 동안 진행되더라고요. 그래서 저온성 작물로 재배가 쉽고 생산비가 적게 들어가는 프리지어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그의 작목선택은 최근 유류세 증가로 인한 겨울철 난방비 부담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어막이 됐다.

“난방비 같은 경우 한 달에 약 420만 원 정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기름 값, 전기요금 등이 큰 폭으로 올라 예전보다 어려움은 있지만, 프리지어는 저온성 식물이기 때문에 타 작물에 비해 부담감은 적은 편입니다.”


빠른 수확으로
경영비 절감 효과

골드문
골드문
화이트문
화이트문

 

퍼플지아
퍼플지아

 

백관현 대표는 현재 약 5950㎡(1800평)의 규모에서 골드문(충남기술원), 레드썬(충남기술원), 샤이니골드(농진청) 등을 포함해 총 13품종의 프리지어를 재배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해외품종 ‘이본느’ 품종을 주로 재배했다. 네덜란드 계통인 ‘이본느’는 중만생종으로 촉성재배를 하지 않으면 2월에 생산할 수 있는 수확량이 최대 45% 밖에 되지 않는다.

보통 촉성재배는 8g 이상의 원구를 저온 저장고에서 35일간의 저온처리한 후 밭에 옮겨 심는 과정을 거친다. 장기간 저온 저장고 사용은 농가에게 경영비 부담을 안겨준다.

신품종 골드문 품종은 향기가 강하고 조생종으로, 촉성 처리 없이 12월 하순부터 수확할 수 있어 경영비 절감이 가능하다.
신품종 골드문 품종은 향기가 강하고 조생종으로, 촉성 처리 없이 12월 하순부터 수확할 수 있어 경영비 절감이 가능하다.

충남농기원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신품종 ‘골드문’은 육성했다. 골드문은 조생종으로 11월부터 약 10~12℃의 야간온도를 유지해 주면 12월 말 즈음에 빠른 수확이 가능해 농가에서 경영비 절감효과를 보이고 있다.

골드문은 지난해 수확 초기 한 속 당 3000원~4000원 정도 유지됐던 가격이 12월 말부터 오르기 시작해 올해 초에는 8250원의 상한가를 기록했다.
골드문은 지난해 수확 초기 한 속 당 3000원~4000원 정도 유지됐던 가격이 12월 말부터 오르기 시작해 올해 초에는 8250원의 상한가를 기록했다.

또한,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초기에는 한 속 당 3000원~4000원 정도 유지됐던 가격이 작년 12월 말부터 오르기 시작해 올해 초에는 8250원의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와 같은 근거로 지난달 13일, 충남농기원 주관으로 백 대표의 농원에서 열린 신품종 평가회에서는 기능성뿐만 아니라 경제성까지 인정받기도 했다.

 

프리지어 성공신화
다음 세대에 전하고파

수확을 하고 있는 백 대표의 아내 노순희 씨
수확을 하고 있는 백 대표의 아내 노순희 씨

충남지역은 프리지어 전체 재배면적 중 50~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 도출에는 백관현 대표의 기여도가 컸다. 프리지어가 특화작물로 적합하다는 것을 발견한 백 대표는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 지역 기술원과 협업하여 도 내 재배면적을 늘려갔다. 면적이 늘어나자 생산량이 증가되었고 이는 수출로 이어졌다.

“그때 당시 일본으로 1년에 약 2백만 회 정도 수출했었습니다. 국산 프리지어는 일본품종 보다 키가 커 상품가치가 컸습니다. 특히, 일본 추분절 시기에 맞춰 많이 나갔어요. 지금은 수출가보다 국내 가격이 더 좋아서 수출량은 예전보다는 줄은 상태입니다.”

프리지어 육성품종 국내 보급을 위해 다방면으로 힘써온 그는 2억 원이라는 연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프리지어 재배로 지역특성화를 이루고, 성공한 농업인으로 자리매김한 백 대표에게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백 대표는 적임자를 찾아 본인이 일군 골든팜의 명맥을 이어나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백관현 대표는 은퇴 후 늦은 나이에 농업에 뛰어들어 성공적인 영농 생활을 이어갔다. 적절한 작목 선정을 통해 노후를 제 2의 전성기로 만들었다.
백관현 대표는 은퇴 후 늦은 나이에 농업에 뛰어들어 성공적인 영농 생활을 이어갔다. 적절한 작목 선정을 통해 노후를 제 2의 전성기로 만들었다.

“진지한 태도로 프리지어 재배를 하려는 이들이 없어요. 돈 잘 벌고 좋은 면만 보고 막상 해보니 어렵고 힘들어서 포기하는 이들도 있고요. 앞으로 진지한 태도로 프리지어 재배를 하려는 후배가 있다면 함께 노하우를 나누면서 골든팜의 명맥을 이어나가고 싶죠. 지금 제 손자가 농대를 다니고 있는데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네요. 여하튼 앞으로는 프리지어 재배 후진 양성에 더 노력을 기울이고 싶은 게 제가 가진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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