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의 성공을 돕는 조력자 역할 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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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성공을 돕는 조력자 역할 하고파”
  • 이지우
  • 승인 2023.02.0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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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브스트라투스코리아 박문상 컨설턴트

어쩌면 생소한 개념일수도 있지만, 그러나 이미 많은 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 농업 컨설팅이다. 공공기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농가 개별적으로 전문 컨설턴트를 고용해 농장 운영에 도움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시설원예 복합환경재배에 있어 컨설턴트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농업 현장에서 토마토 시설재배 컨설팅을 해온 써브스트라투스코리아 박문상 컨설턴트. 그를 만나 가장 먼저 한 질문은 컨설턴트는 무슨 일을 하는 것인가? 였다. 박문상 컨설턴트는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방향성을 제시하고, 이를 조력하는 역할이라고 답했다.

“토마토 시설재배는 사실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엮여 있으면서도 어떻게 보면 가장 매뉴얼화가 잘된 농업입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쉽게 도전하기도 하시지만, 곧 어려움을 겪기도 하죠. 비싼 돈을 들여 시설을 꾸리고 야심차게 토마토 재배를 시작했지만 곧 길을 잃고 혼란에 빠지는 분들에게 컨설턴트는 그 방향성을 다시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가끔 확고한 정답이 있기를 바라시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 재배의 결과는 컨설턴트가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다만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조력자 역할에 적극적으로 임할 뿐이죠.”

지난달 18일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에서 청년 임대농과 교육생에 컨설팅을 하고 있는 박문상 컨설턴트
지난달 18일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에서 청년 임대농과 교육생에 컨설팅을 하고 있는 박문상 컨설턴트

박문상 컨설턴트 그 역시 토마토 농사를 하던 농업인이었다. 원래 설계 일을 하던 그는 농업의 재미에 빠져 40대를 바라보는 늦은 나이에 전북대학교에 편입해 대학원까지 진학을 했다. 이후 직접 재배보다는 주변 농가에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올바른 영농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에 끌려 본격적으로 컨설팅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실력으로 승부하는
냉혹한 컨설팅의 세계

현재 농업 컨설팅에 대한 별 다른 자격 조건은 없다. 농업 컨설팅의 저변이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으면서도 아직 이를 양성화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은 입소문으로 결정 나는 상황이다.

토마토는 시설원예에서 가장 매뉴얼화가 잘된 작목이면서도, 여러 가지 복합적인 사안을 고려해서 재배해야하는 작목이다
토마토는 시설원예에서 가장 매뉴얼화가 잘된 작목이면서도, 여러 가지 복합적인 사안을 고려해서 재배해야하는 작목이다

“농업인이 컨설턴트를 고용하는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농가가 생산성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누적된 결과가 좋지 못하면 더 이상 커리어를 이어나가기 힘든 것이죠. 그래서 실력이 곧 우선되는 분야이고 장기적으로 컨설팅을 하고 계신 분들은 모두 농가에 입소문이 돌아 시간을 빼기가 어려울 정도로 바쁘게 일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설원예 분야에서 특히 컨설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시장의 요구에 비해 농가를 기대를 충족하는 컨설턴트의 공급은 부족한 편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온실 내 재배되는 다른 토마토 품종의 속을 갈라 비교를 하고 있는 모습
온실 내 재배되는 다른 토마토 품종의 속을 갈라 비교를 하고 있는 모습

박문상 컨설턴트 역시 여러 농장의 요구에도 현재 시간을 뺄 수 없어 추가로 컨설팅을 맡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는 농업 컨설턴트가 양성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찬성하지만, 그 자격요건을 면밀히 따져서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인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실의 환경 제어프로그램을 통해 데이터 값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는 모습.
온실의 환경 제어프로그램을 통해 데이터 값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는 모습.

“컨설팅이라는 게 단순히 환경제어 프로그램을 만질 줄 알고, 이론적으로 농작물 재배에 대해 빠삭하게 안다고 한들 실전경험이 없으면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농장에는 물, 광량, 이산화탄소, 토양, 병충해 등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작용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일정한 재배 경험 없이는 컨설팅다운 컨설팅을 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많은 농대생과 청년농업인이 컨설턴트를 희망하고 있는데, 저는 반드시 해당 작물의 실제 재배 경험을 쌓은 후 주변 농가부터 조금씩 도와주며 컨설턴트의 안목을 길러나가라고 조언합니다.”

 

시설원예는 제어의 묘미
농가의 성공을 돕다

현장 컨설팅이 끝나고 혁신밸리 내 마련된 토론실에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고 있다
현장 컨설팅이 끝나고 혁신밸리 내 마련된 토론실에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고 있다

박문상 컨설턴트는 현장에 나가면 제일 먼저 농장의 전체를 둘러보며 작물의 상태를 체크하고, 농장의 기반 시설도 올바르게 적용 돼 작동하고 있는지 모두 체크한다. 현장에서 발생한 특이사항에 대해 농가와 의견을 나누며 앞으로의 운영 방향에 대해 토론한다. 이 경우 농가의 의견도 충분히 듣고 정답을 제시하는 방향보다는 농가가 운영하는데 옳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조언하는 역할을 한다.

청년 임대농, 교육생들은 시설 구축부터 재배 작황의 궁금증 등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청년 임대농, 교육생들은 시설 구축부터 재배 작황의 궁금증 등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시설원예는 환경을 농가가 임의로 설정할 수 있다는 측면이 참 재미있어요. 반대로 말하면 관행재배보다 사람이 끼치는 영향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고요. 농가와 일을 하면서도 작물에 상태에 따라 토론을 하고, 옳다고 생각한 방향으로 데이터를 수정해 적용했는데 그 결과가 좋을 경우 저와 농장주 모두 큰 기쁨을 느끼거든요.”

박문상 컨설턴트는 한국 시설원예 스마트팜의 수준이 높은 수준에 올라왔다고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고 지적한다.

박문상 컨설턴트는 컨설팅의 세계는 오로지 실력으로 평가 받는다며, 전문성을 갖춘 사람만이 컨설턴트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복합 환경제어를 통해 작물을 재배한다는 것은 그만큼 뛰어난 기술력을 활용한다는 뜻이기도 하죠. 우리나라 프로그램도 충분히 현장에서 활용하기에 좋은 수준으로 발전했어요.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현장의 목소리에 데이터를 보다 반영해서 적극적인 업데이트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만들었다는데 의의를 두지 말고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사용성과 데이터 값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서 사후관리가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아무리 네덜란드 산이 좋아도 국산을 믿고 사용하는 우리 농업인에게 보다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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