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제스프리를 꿈꾸는 우공의 딸기정원
상태바
한국의 제스프리를 꿈꾸는 우공의 딸기정원
  • 이지우
  • 승인 2023.02.01 17: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 상주시 굿파머스그룹 박홍희 대표

“어리석은 노인이 산을 옮긴다”는 뜻의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사자성어를 바탕으로 지어진 ‘우공의 딸기정원’은 기존의 딸기 농장과는 차별점이 많다. 공학도였던 박홍희 대표는 2만㎡(약 6000평)의 유리온실과 프랜차이즈 딸기 농장 등 기존 딸기 재배의 패러다임을 확 바꾸는 과감한 시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2월 6일 우공의 딸기정원을 운영하는 굿파머스그룹㈜이 딸기 최적화 스마트팜 솔루션·서비스 개발 스타트업인 씨앗㈜과 농장 복합 환경제어시스템을 공급하는 ㈜우성하이텍과 AI 기반 스마트팜 솔루션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 12월 6일 굿파머스그룹㈜, 씨앗㈜, ㈜우성하이텍의 업무협약 현장.
지난 12월 6일 굿파머스그룹㈜, 씨앗㈜, ㈜우성하이텍의 업무협약 현장.

굿파머스그룹의 박홍희 대표는 딸기 농사의 기본시설인 플라스틱 온실부터 최첨단 유리온실까지 차근차근 구축하면서 농업용 생산·자원 관리 시스템과 현장 특성에 맞는 환경제어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고, 아내 곽윤미 대표와 스타트업 ‘씨앗’을 설립했다. 박 대표는 그동안 쌓아온 딸기 재배의 풍부한 데이터를 우성하이텍이 가진 AI 솔루션과 복합환경제어시스템의 노하우에 접목하면 서로 윈윈(win-win) 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우성하이텍은 우리나라 최고의 복합 환경제어시스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회사로, 저희 굿파머스그룹이 추구하는 현장 위주의 스마트팜 서비스 개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저희가 가진 딸기 재배 데이터와 다양한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해 최적의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가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
길은 반드시 열린다

대기업에서 중역을 맡았던 그는 10년 전 상주로 이주해 딸기 재배를 통한 인생의 2막을 시작한다.
대기업에서 중역을 맡았던 그는 10년 전 상주로 이주해 딸기 재배를 통한 인생의 2막을 시작한다.

박홍희 대표가 상주에 자리 잡은 것은 불과 10여 년 전. 긴 시간이라면 길고, 짧다고 하면 짧은 시간에 박 대표는 많은 것을 이뤄냈다. KT, LG전자와 같은 대기업에서 중역을 담당했던 그가 40대를 맞이하면서 회사를 나와 딸기 재배를 하겠다고 나선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다. 이전에 농업에 인연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딸기 재배를 결정했다.

우공의 딸기에서 생산하는 딸기와 잼. 잼은 2배, 4배 잼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우공의 딸기에서 생산하는 딸기 
잼은 2배, 4배 잼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우공에서 생산하는 잼은 2배, 4배 잼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상주에 이주했을 당시 딸기를 우선으로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지만, 여러 가지 따져본 결과 딸기가 최적이라는 결론 아래 딸기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고, 2014년부터 농장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여곡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플라스틱 온실에서 뽑을 수 있는 생산량 이상을 이뤄내면서 스스로 확신이 들고 자신감이 생겼죠. 일반적으로 딸기 재배 농가의 평당 조수익이 8만 원 정도, 상위 10%가 12만 원 정도를 기록하는데, 저는 플라스틱 온실에서 평당 20만원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굿파머스그룹㈜이 운영하는 우공의 딸기정원 유리온실 전경. 지난 2021년 준공된 이 곳은 2만㎡(약 6000평) 규모로 딸기 단일 재배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굿파머스그룹㈜이 운영하는 우공의 딸기정원 유리온실 전경. 지난 2021년 준공된 이 곳은 2만㎡(약 6000평) 규모로 딸기 단일 재배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8925㎡(2700평) 규모의 8동 플라스틱 온실에서 딸기를 재배해온 박 대표는 지난 2021년 8월 2만㎡(약 6000평) 규모의 국내 최대 딸기 유리 온실을 구축했다. 딸기 단일 작물로는 전무후무한 규모로 박 대표의 결단력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우공의 딸기 유리온실은 재배 베드를 온실 천장에 매다는 방식인 ‘행잉 베드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이는 기존 고설 양액재배 대비 면적당 생산효율성을 1.6배가량 높힐 수 있다.

최대 19만주를 재배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의 행잉 베드시스템
최대 19만주를 재배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의 행잉 베드시스템
2만㎡(약 6000평) 규모의 첨단 유리온실을 제어하는 박홍희 대표의 모습
2만㎡(약 6000평) 규모의 첨단 유리온실을 제어하는 박홍희 대표의 모습

“딸기를 가지고 이 정도 첨단 유리온실을 만드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이냐에 대한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플라스틱 온실에서도 그랬듯이 제 스스로 해답을 찾겠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이 곳을 구축했고, 지금 두 번째 작기를 거치고 있는데 여전히 그 과정 중에 있습니다. 기존 재배와 달리 유리온실만의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그 예가 바로 습도 관리입니다. 규모가 크고 유리온실의 특성 때문에 습도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 부분도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생산성 측면에서 모종 수급 문제로 차질을 빚어 아직 온실이 가진 완전한 케파(Capacity)를 돌리지 못했지만, 국내 시설 딸기 연중 평균 생산량이 10a(약 300평)당 3080㎏ 정도라면 저희는 약 5590㎏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제2,3의 우공의 딸기 육성
신의를 바탕으로…

‘굿파머스그룹’의 또 다른 목표는 후배 농업인 육성이다. 박 대표는 3년 전만해도 1만2000호에 달했던 딸기 농가가 이제는 9000호까지 줄어들었다며, 머지않아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말한다. 토경 재배하던 고령 농업인의 자리를 대신할 젊은 딸기 재배 농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딸기 스마트팜을 구축한다고 하니 벌써 시장가격 교란부터 걱정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았지만, 사실 우리나라 딸기 재배 규모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생산량이 늘어나는 것을 고민하기에는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이 결코 밝지만은 않다는 것을 상기해야 합니다. 저는 유리온실을 짓기 전부터 꾸준히 후배 농업인과 함께 공부하면서 함께 성장을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신의를 바탕으로 저와 함께할 파트너 농업인을 육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뉴질랜드의 제스프리처럼 믿고 먹을 수 있는 딸기를 생산하는 우공의 딸기가 저 뿐만 아니라 많은 파트너 농가와 함께 생산하고픈 목표가 있는 거죠. 파트너 농가가 각 지역에 뿌리를 내리면, 이를 바탕으로 시장에 안정적인 가격의 딸기를 공급하고, 또 양질의 딸기를 해외로 수출해 수익구조의 다각화도 꾀할 수 있고요. 우리나라 딸기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생산량의 증가를 걱정하기보다, 양질의 딸기를 일관성 있게 생산하고 이를 상품화할 수 있는 규모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한 굿파머스 그룹은 향후 이러한 확고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성장해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