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을 위한 겨울철 병해충 방제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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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동을 위한 겨울철 병해충 방제기술
  • 월간원예
  • 승인 2023.02.0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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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농사가 다시 시작됐다. 매년 2월이 되면 심신이 바빠진다. 일손부족으로 전정을 끝내지도 못한 채 퇴비와 경운작업을 마치고 바닥까지 정갈한 옆집을 보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겨울철 병충해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번호에서는 조피작업과 기계유 준비, 석회유살포 등을 알아보고자 한다.

토양시비관리
배나무 전정은 11월 초부터 2월 말까지 어느 때 하더라도 큰 상관이 없으나 추석 조기수확을 위해 기비(밑거름)은 서둘러 시비하는 것이 좋다. 전정을 마치고 봄에 시비하는 경우 경운에 의한 잔뿌리 절단으로 재생한 뿌리에서 여름 늦은 시기까지 양분 흡수가 진행되어 도장지 정지시기가 늦어지고 비대도 지연되어 조기수확이 어렵게 된다.

시비순서는 먼저 석회류(칼슘유황, 고토석회, 소석회, 패화석, 용성인비 등)를 먼저 10a(300평)당 5~10포 살포하고 2~3주 지난 뒤 퇴비를 살포한다. 석회와 퇴비를 동시에 살포하면 퇴비속의 질소 성분을 석회가 고정하여 나무가 흡수할 수 없는 형태가 되어 비료효과가 떨어진다. 토양분석을 해보면 질소 성분은 충분하게 나오지만 나무는 이용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경운하지 않더라도 먼저 석회류를 살포하고 전정이 끝나는 즉시 퇴비와 화학비료, 붕사 등을 시비하고 경운하는 것이 좋다.

퇴비의 양은 지난해 수확량이 많았기 때문에 충분히 넣고, 석회의 양은 거친 유기물이 많이 들어가면 양을 늘리고 유박 등 부피가 작은 퇴비를 사용할 경우에는 양을 줄이는 것이 좋다.

 

낙엽제거
흑성병은 배나무에서도 월동하지만 과수원 내의 낙엽, 잡초, 폐봉지 등에서 월동하여 자낭포자를 형성하고 4월 초부터 수 km까지 바람에 이동하여 전염된다.

쌓여있는 낙엽에는 월동 포자의 소굴로 1차 전염원이 되어 한번 전염된 병균은 2~3차로 분생포자를 형성하여 피해를 주므로 원천 봉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능하면 한꺼번에 모아 소각하면 좋지만 여의치 않을 때는 3월 말까지 매몰하거나 경운하여 청결을 유지한다.

낙엽제거 전 모습
낙엽제거 전 모습
낙엽제거 후 모습
낙엽제거 후 모습

 

조피제거

해충의 주 월동처인 거친 껍질이 많을 경우 효과가 떨어지므로 조피제거 작업을 실시하고 월동약제를 살포하도록 한다. 조피칼을 이용할 때는 비가 내린 뒤에 실시하면 껍질이 쉽게 벗겨지며, 바닥에 비닐을 깔고 껍질은 모아 태우거나 매몰한다. 고압살수 조피기를 사용할 때는 압력으로 월동충을 파괴하므로 별도로 껍질을 모을 필요가 없다. 조피작업은 연중 아무 때나 해도 되나, 2월 중·하순에 실시하고 기계유유제를 살포하는 것이 가장 좋다.

고압살수 박피기를 이용한 조피제거
고압살수 박피기를 이용한 조피제거

 

기계유유제 살포
월동 해충의 밀도를 줄이기 위해 2월 말 경에 살포하며 수세가 약하거나 어린 나무의 경우에는 살포를 생략한다. 25배~30배의 농도로 살포하며 석회유황합제와의 살포간격은 3주 이상이 필요하다. 기름약이 휘발하지 않아 석회유황합제의 부착이 어렵고 약해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살포할 때는 바람 없는 날을 택하여 반드시 왕복으로 살포해야 효과를 볼 수 있고 특히 배나무이는 기름약 위에 산란을 할 수 없으니 빈틈없이 약제가 부착되도록 살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나무이가 심했던 과원은 기계유 살포 후 배나무이 전문약제를 1주일 후 살포하면 95% 이상 방제가 가능하다. 과거에는 기계유에 농약을 혼용하지 않았으나 최근 전정상처를 통한 화상병균의 전염 우려로 “톱신엠”이나 “베노밀”등을 혼용하여 살포하기도 한다.

 

석회유황합제 살포
대표적인 월동기 약제로 일반 농약은 방제의 한계가 있으므로 석회유황합제와 같은 무기화합물을 살포하여 방제하는 것이 효과적인 면에서나 환경적으로도 좋은 방제법이다.
특히 석회유황합제는 모든 병해충을 태워 없앨 뿐 아니라 최근 문제 되는 과피얼룩반점과 깍지벌레에 특효약이다.

농약을 살포하면 물량의 40% 정도만 나무에 묻고 60%는 땅에 떨어진다고 한다. 언덕 밑에 쌓인 낙엽이나 잔재물에도 충분히 묻도록 흠뻑 살포한다.
살포농도는 보메 5도가 낙엽과수의 표준농도이며, 시판용 석회유황합제 1말로 8~9말에 희석하여 사용하면 대략 보메 5도가 된다. 주의할 점은 날씨에 따라 인편이 갑자기 벌어지거나 꽃샘추위로 지연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조금 빠르면 보메 6~7도, 늦었다 싶으면 보메 3~4도로 희석배수를 조절하여 사용해야 약해를 줄일 수 있다.

과거에는 ③~④번 정도 인편이 벌어졌을 때 석회유황합제를 살포했으나 2016년부터는 화상병 예방약제를 살포해야하기 때문에 ②~③번 사이에 황약을 살포하고 약 7일이 경과한 후 ③~④번 사이에 화상병 약을 살포한다. 순서를 바꿔 살포하면 화상병약의 효과는 무의미하다. 최대한 개화직전에 살포해야 벌나비등 매개충에 의한 화상병 전염을 예방할 수 있다. 화상병약은 구리동제만 들어있는 단제와 구리제와 항생제가 혼합된 약제도 있으며 모두 흑성병 예방 등 살균 효과도 동시 발휘한다.

최근 개화시기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어 석회유황합제 살포시기를 3월 중순으로 당기고 개화시기를 봐가며 화상병 약을 살포할 수 있도록 충분한 간격을 줘야한다. 석회유황합제는 옛말에 “쇠도 녹인다” 할 만큼 모든 월동병해충을 태워버리니 살포시기를 좀 앞당겨도 충분한 효과를 발휘한다.

 

깍지벌레

지난해에는 깍지벌레와 외래해충, 적성병의 피해가 가장 심했던 해였다. 깍지벌레는 겨울철 온화한 날씨와 3월 고온의 영향으로 1세대 부화시기가 나주 기준 4월 하순에서 4월 상순으로, 봉지 속에 들어가는 2세대의 부화시기도 7월 상순에서 6월 23~24일로 2주 이상 빨라져 방제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깍지벌레 피해 증상
깍지벌레 피해 증상

깍지는 과거 가루깍지벌레가 우세종으로 조피틈에서 월동하고 그 나무에서만 서식하여 이동이 어려웠지만 최근 온난화로 버들가루깍지벌레가 많아지면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버들가루깍지는 토양에서 월동하고 배꽃 개화시기에 나무로 이동하여 피해를 주므로 퇴비하고 경운하면 과수원 전체로 퍼진다.

또한 암컷은 날개가 없어 도로나 길의 경계가 확실히 구분된 과수원으로는 이동이 안 되므로 깍지가 심했던 과수원의 폐봉지나 전정가지 등 잔재물을 깨끗했던 과수원으로 옮기면 안 된다.

방제방법은 ①월동약제를 꼼꼼히 살포하고 ②화상병약제 살포시기에 노린재와 배나무이가 동시 방제되는 약제를 혼용하여 살포하고 ③신고 만개 후 15일 이전에 깍지전문약제(뷰프로페진 함유)를 살포하고 ④봉지를 씌운 뒤 6월 중하순 깍지전문약제(뷰프로페진 함유)를 살포하면 피해를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

버들가루깍지벌레는 토양 뿌리 지제부에서 월동하다가 3월 하순경부터 나무위로 올라가므로 꽃 피기 전까지 나무밑동에 유황분말 1포(25kg)로 1000평 가량 뿌려두면 방제효과가 있다.

 

복숭아순나방

복숭아순나방 피해 과실

 

나방류 피해의 80% 이상이 복숭아순나방 피해이다. 특히다른 나방과는 달리 복숭아순나방은 알을 봉지위에 낳기 때문에 과실에 피해가 크다.

최근 교미교란제의 설치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교미교란제는 첫해 효과보다는 3년 이상 계속 설치했을 때 약제절감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나방 교미교란제는 1종, 2종, 4종이 있으며, 최근에는 깍지벌레까지 효과가 있는 4종을 선택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나방류는 배의 비대가 왕성한 시기인 8월이 되면 봉지를뚫고 배과실을 흡즙하며, 눈에 보이지 않다가 저장 후에 많이 나타나며 수확 전까지 나방류의 방제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연간 4~5회 발생하며, 전문약제를 꼭 살포해야 하는 시기는 5월 초, 6월 말, 7월 말, 8월 말이다.

 


 

글= 유재문 상무
       나주배원예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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