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농법으로 고품질 작물 생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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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된 농법으로 고품질 작물 생산하다
  • 김예지
  • 승인 2023.02.2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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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춘천시 화림농장 임동진 대표

전국 화훼 재배면적 중 강원도는 3.5%로 적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영서지방은 북서풍의 영향을 받아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내륙지방의 영향으로 기온이 높아 연교차가 큰 편이다. 이러한 어려운 기후조건 속에서도 국내에서 가장 많은 튤립을 생산하고 있는 춘천시에 소재한 화림농장 임동진 대표를 만나봤다. 

농업인의 아들로 태어나 농대를 졸업한 임동진 대표는 현재 전체 약 2만 3140m2(7000평)의 규모로 50여 동의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고향인 이곳에 터를 잡은 그는 처음부터 화훼농사를 지었던 것은 아니다. 농대를 다니면서 배운 오이와 토마토로 농사를 시작했던 그는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음을 깨닫는다. 

임동진 대표는 국내 약 2만 3140m2(7000평)의 규모에서 다양한 화훼작목을 재배하고 있다.
임동진 대표는 국내 약 2만 3140m2(7000평)의 규모에서 다양한 화훼작목을 재배하고 있다.

“학교에 배운 것을 바탕으로 첫 농사에 도전했었는데 만족스럽지 않았고 앞으로 먹고 살 길이 걱정되더라고요. 그래서 3년 동안 전국을 다니며 무슨 농사를 지을지 고민한 끝에 화훼를 재배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화훼농업인으로서 올해 18년을 맞이한 임 대표는 여름에는 백합, 유색칼라, 리시안셔스, 맨드라미, 옥시페탈룸 등을 재배하고 겨울에는 튤립과 라넌큘러스를 생산하며 매년 숨 고를 틈 없이 바쁘게 보내고 있다. 그중에서 네덜란드 계통으로 30여 종의 다양한 튤립 품종을 재배하고 있는 그는 품종선택 기준에 대해 출하시기와 대중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한다.

핑크아도르
다우존스
스킨샤베트
스킨샤베트
스트롱골드
스트롱골드
실버클라우드
실버클라우드

“품종을 고를 때에는 꽃의 색상이 선명하고 타 작목들과 어울림이 좋아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초겨울에는 빨리 나올 수 있는 조생종 중에서 대표적으로 스킨샤베트를, 만생종으로는 애플망고, 스트롱골드 등을 기르고 있습니다.”  

건강한 수확물을 생산하기 위해 그는 해마다 토양소독을 실시하고 주기적으로 방제하는 등 병충해 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다.

 

밀식재배를 통해 경제성·상품성,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지난 1·2월에 걸쳐 진행된 졸업식은 코로나19 발생 후 3년 만에 완전한 대면행사로 진행됐다. 부푼 기대를 안고 졸업시즌을 준비한 화훼농가들은 치솟은 난방비로 인해 깊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임 대표는 치솟은 난방비 절감을 위해 하우스 내 온도를 4℃가량 낮추어 재배하고 있다
임 대표는 치솟은 난방비 절감을 위해 하우스 내 온도를 4℃가량 낮추어 재배하고 있다.

임동진 대표의 경우 지난 1월 난방 지출액은 경유는 2천만 원, 전기료는 1천3백만 원 정도 나왔다. 난방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자 그는 경영비를 절감하기 위해 생육온도를 낮춰 운영하고 있다.

“이번 겨울은 작년보다 날씨도 더 춥고 해도 잘 안 들어서 난방 전력소모가 많았습니다. 툴립은 온도관리가 중요한 작물인데 작년 같은 경우 평균 16℃에서 길렀다면, 올해는 12℃로 맞춰놓고 있습니다. 온도를 4℃ 낮추게 되면 평소 사용했던 양의 절반 정도를 절감할 수 있는 반면에 출하시기가 늦춰지는 일이 발생하더라고요. 농사짓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니 어쩔 수 없지만 아무래도 좀 속상하긴 하죠.” 또한 임 대표는 일손부족, 경영비 부담 문제 등 난제가 발생하면 운영하고 있는 농업회사법인 ‘화림’의 소속된 지역 농업인들과 서로 정보 공유하고 소통하며 해결방안을 찾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전체 튤립 생산량의 8%를 차지하고 있는 임동진 대표는 다른 지역의 2배에 달하는 평당 600개씩 튤립을 심고 있다. 과거 네덜란드 튤립 공장과 농장을 방문했던 그는 밀식재배를 하고 있는 농가를 보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두 곳을 비교하자면, 공장에서는 튤립을 상자에 심어 체계적으로 운영했었고 농가에서는 평당 700~800개 정도 빼곡히 심어져있었어요. 전체 이익은 공장 쪽이 높았지만, 단위 면적당 소득과 품질은 농장이 월등히 높았습니다. 저 정도면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가능하겠다고 판단되어 바로 실천에 옮겼죠. 직접 해보니 수량이 높은 만큼 관리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하루에 개폐기를 최소 7번은 만져주어야 만족할 만한 좋은 품질이 나올 수 있습니다.” 

임 대표가 길러낸 튤립은 어린 상태에서 채화하여 보통의 튤립보다 수명이 긴 것이 특징이다.
“저희들 사이에서는 튤립을 ‘3일 꽃‘이라고 불러요. 시장이나 화원에서 꽃을 구입했을 때 3일이면 꽃이 지기 시작해요. 그래서 저는 꽃봉오리가 어릴 때 채화해 2주 동안 감상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활력이 좋을 때 꺾기 때문에 꽃을 피우기 시작해서 유지되는 기간이 훨씬 오래가는 것이죠.” 실제로 그의 농장에는 상품의 만족감을 느낀 소비자들의 재구매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화훼농업 발전을 위한 
청년농 유입의 활성화 필요

임동진 대표는 해마다 20동의 하우스에서 10월 말부터 1월 초까지 일주일 간격으로 정식해 12월 초·중순부터 이듬해 5월까지 출하준비를 마친다. 이렇게 수확된 그의 작물들은 대부분 공판장과 위탁상을 통해 판매되고 온라인으로는 마켓컬리, 쿠팡 등 다양한 판로를 이용하여 소비자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수확된 튤립은 양재 공판장과 위탁상을 통해 판매될 뿐만 아니라 마켓컬리, 쿠팡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소비자들을 찾아가고 있다.
수확된 튤립은 양재 공판장과 위탁상을 통해 판매될 뿐만 아니라 마켓컬리, 쿠팡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소비자들을 찾아가고 있다.

“경매장 납품만으로는 온전한 제값을 받기 힘들잖아요. 부가가치를 좀 더 높이고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오프라인·온라인 등 다양한 유통경로를 활용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임대표의 노력은 공판장에서도 인정받아 튤립 한 단 평균 경매가인 5000원보다 높은 평균 80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연 매출 10억 이상을 올리고 있다.

임 대표는 홍천농업고등학교와 지역 대학교를 오가며 교육활동도 주기적으로 펼치고 있다. 그는 화훼 농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젊은 청년층의 유입이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농업 인재를 육성할 때 올바른 길로 인도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임 대표는 청년농들이 빨리 자리잡기 위해서는 실패한 케이스를 바탕삼아 올바른 길을 인도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청년농들이 빨리 자리 잡게 하려면 성공을 위한 디딤돌을 잘 만들어줘야 합니다. 흔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잖아요. 성공한 케이스보다는 현실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왜 실패했는지를 먼저 알아야 그것을 밑거름 삼아 잘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임 대표는 향후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일반 소비자들이 좀 더 저렴한 가격에 품질 좋은 꽃을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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