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삶의 균형을 통해 안정적 경영 실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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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삶의 균형을 통해 안정적 경영 실현하다
  • 김예지
  • 승인 2023.02.2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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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평택시 다솔농원 정연섭·정현수 부자

일 년 내내 꽃을 감상할 수 있는 제라늄은 강한 생명력과 관리가 용이해 반려식물시장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분화류 중 하나이다. 특히 유럽제라늄은 활발히 보급된 지 1년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소비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유럽제라늄 보급에 기여한 평택시 정연섭·정현수 부자를 만나봤다.

 

정연섭 대표는 아들 정현수 씨와 함께 3대째 농원을 운영해오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를 도와 농사를 짓기 시작한 그는 어느덧 42년 경력의 베테랑이 되었다. 

“꽃이 좋아서 시작하게 된 지 벌써 40년이 넘었네요. 오랜 세월 동안 해오면서 지루하거나 싫증 난 적은 아직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만큼 제 적성에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또 아내와 아들이 함께 도와주고 있어 큰 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아들 정현수 씨는 건축 전공으로 대학 졸업 후, 취업준비를 하며 아버지를 돕다 농사의 재미를 맛보게 됐다. 그렇게 11년째 아버지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는 그는 현재 50여 개의 화훼농가가 소속된 평택시화훼연구회 총무로 7년 동안 활동하고 있다.

“원래는 건축전공을 했었습니다. 취업 준비하면서 아버지를 도와드렸었는데 돌아보니 어느 순간에 저도 농업인의 길을 걷고 있더라고요. 농사를 짓다 보면 반복적인 일에 지치는 순간이 가끔 찾아오는데 한결같이 즐기며 일하시는 아버지 모습이 저의 진로를 바꾸는데 많은 영향을 끼쳤던 것 같습니다.”

정연섭 대표는 약 5950m2(1800평)규모로 유럽제라늄, 메리골드, 시클라멘 등을 재배하고 있다.

두 부자는 약 5950m2(1800평) 면적에서 계절에 따라 각기 다른 화훼작목으로 운영하고 있다. 겨울에는 유럽제라늄, 메리골드, 시클라멘 등을 기르고 여름에는 산파체스, 국화 등을 재배한다. 

“저희는 계절마다 적합한 작목을 선정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보통 희소가치를 중점으로 작목선택을 하는 편이죠. 새로운 작목을 시도할 때에는 테스트 기간을 거쳐 재배환경, 시장성 등을 충분히 파악한 뒤 결과가 좋으면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갑니다.”

그중에서 유럽제라늄은 일반 제라늄과는 달리 품종마다 잎 무늬가 다양해 꽃이 피어있지 않아도 그 자체만으로 관상가치가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시장에 소개된 것은 1년 밖에 안 됐지만, 소장가치가 높아 품종별로 수집하는 마니아층도 두터운 편이다.

썸머트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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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릭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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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팅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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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헬름 랑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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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콜드 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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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18여 개 품종의 유럽제라늄을 재배하고 있는 정 대표는 일본을 다녀온 지인을 통해 유럽제라늄을 처음 접하게 됐다고 한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지인이 우연히 일본에서 ‘로즈버드’ 품종을 가져와 보여줬는데 당시 저희가 기르던 제라늄과 모습이 거의 똑같은데 꽃이 엄청 특이했습니다. 소량을 가지고 시장 테스트해 봤는데 단가가 일반제라늄에 비해 비쌌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분들 반응이 좋더라고요. 생산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되어 종묘회사로부터 다양한 품종들을 소개를 받아 재배해 작년부터 시장에 보급하기 시작했습니다.”

 

계속되는 난방비 증가로 보광재배에 어려움 있어
겨울 하면 대중들은 올해는 얼마나 추울지에 대해 걱정하지만, 농가들은 수익 감소 걱정이 앞선다. 하우스 내 온도관리를 위한 시설을 갖췄더라도 식물 성장에 필요한 광합성 작용이 여름철과 같이 충분하지 않고, 이는 결국 수익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하여 겨울에는 쉬어가는 농가들도 많다. 

정 대표는 겨울철에는 낮은 일조량을 보충하기 위해 보광등을 설치했지만 난방비가 2배 이상 올라 부담감을 안고 있다. 

정연섭 대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우스 전체에 Led 보광등을 설치했다. 보광재배는 부족한 일조량을 보충해 수확량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등유·전기요금으로 예전만큼 활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보광재배가 생각보다 장점이 많아요. 수량성도 늘어나지만, 화훼 같은 경우에는 꽃 색상을 선명하게 해주고 식물이 건강하게 자라니 병충해에도 강합니다. 과거에는 겨울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장마 등 흐린 날에도 보광등을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난방비가 2배 이상 증가해 요즘에는 보광등 한 번 작동시키기가 매우 조심스러운 실정입니다.”
아들 정현수씨는 지난 1월 기준으로 전기료 600만 원, 등유 100만 원 정도 지출됐다고 덧붙였다.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워라벨 중요해
정 부자의 유럽제라늄은 10cm 화분 기준으로 전체 생산량의 20%가 양재동 공판장 경매가 3500~4500원에 출하되고, 나머지 80%는 용인·고양시 등 지역 도매시장으로 나가고 있다. 작년 기준 총 판매량은 7만 개 이상으로 연 매출 4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정연섭 대표는 수십 년간의 경력을 바탕으로 그만의 몇 가지 수칙을 만들어 실천하고 있다. 아들 정현수 씨 역시 아버지를 보며 워라벨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부자는 설정한 일과시간 동안에만 재배해 균형있는 워라벨을 실천하고 있다.
정 부자는 설정한 일과시간 동안에만 재배해 균형있는 워라벨을 실천하고 있다.

“보통 농사를 짓다 보면 직장인들처럼 시간 제약이 없어 하루 종일 작업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되면 나중에는 금방 지치고, 건강도 나빠져 삶의 질이 매우 떨어지게 돼요. 그래서 저희는 하루 일과시간을 정해 그 시간에만 집중적으로 재배하는 규칙적인 생활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오히려 능률이 올라 상품의 질도 더 좋아지더라고요.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워라벨은 필수인 것 같습니다.”

등산이 취미인 정 대표는 다솔농원 한편에 미니 클라이밍 시설을 마련하기도 했다.
등산이 취미인 정 대표는 다솔농원 한편에 미니 클라이밍 시설을 마련하기도 했다.

등산을 좋아하는 정 대표는 시간 날 때마다 국내·외의 산을 오가며 등반하고 있다. 또한 그의 농원 한편에는 미니 클라이밍 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그가 평소 취미생활을 얼마나 중요시 여기고 있는지 엿볼 수 있었다. 

한편, 정 대표는 매년 봄철이 되면 정성 들여 기른 꽃들을 지역장애인협회로 기부하는 활동도 꾸준히 펼치고 있으며, 앞으로도 작년과 같이 국내 환경에 잘 맞는 희소성 있는 작물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가는 것이 작은 바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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