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유치원부터 딸기 사회적 농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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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유치원부터 딸기 사회적 농장까지
  • 이지우
  • 승인 2023.02.2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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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무주군 바람개비딸기학교 한은성 대표

바람개비딸기농장, 아니 바람개비딸기학교가 자리 잡은 오산리 마을은 초입부터 경관이 심상치 않다. 상수원보호구역인 남대천 천변을 따라 자전거도로가 시원하게 정비돼 있는데다 무주 반딧불이 생태학습공원이라는 쾌적한 쉼터도 조성되어 있다. 한마디로 청정하고 생태적인 최적지에서 딸기농사를 짓고 있다는 기분 좋은 첫인상을 받기에 충분하다. 국가인증 스타팜 인증간판이 지키고 선 딸기농장 입구, 아니 딸기학교 교문 앞에서 한은성 대표를 보자마자 “어떻게 딸기농사를 짓게 됐는지”부터 물었다. 사과, 머루, 천마로 유명한 고장 무주에서 굳이 딸기를 선택한 특별한 사정이나 이유가 일단 궁금했던 것이다. 

“2014년쯤 다니던 농협에서 명예퇴직하고 무주로 귀농했어요. 무주에서 나고 자랐으니 귀향한 셈이죠. 마침 무주군에서 보급하던 딸기 재배단지 사업에 참여하면서 2017년부터 겨울딸기 농사를 짓고 바람개비딸기학교 문을 열었어요, 무주군농업기술센터의 반딧불농업대학, 전북농업마스터대학 딸기학과 등에서 공부도 하고 딸기농사를 짓는 선배, 지인들의 농사현장을 찾아다니며 딸기농사를 열심히 배웠죠.”

딸기학교 교사(딸기농장))전경 

무주군은 2010년부터 고랭지 특성을 살린 전략작목으로 딸기를 정하고 시범단지 조성, 고품질 우량딸기 육묘보급, 농장경영 현장컨설팅 등 관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무주군의 딸기 재배면적은 6만 3922㎡(약 1만 9336평)로 여름딸기가 10농가 2만 6320㎡(연간 80여 t 생산), 겨울딸기가 5농가 1만 2287㎡(연간 55t 생산), 딸기육묘는 10농가 2만 3315㎡에 달한다. 무주군 농업인들이 모인 유통판매법인 반디파머스영농조합법인에서는, 농산물종합가공센터를 통한 가공농식품 공동브랜드 반디파머스 상표를 붙인 딸기잼도 생산하고 있다.

딸기농장이 아니라 딸기학교라 부르는 이유
“왜 딸기농장이 아니고 딸기학교라고 이름을 붙였는지” 물어봤다. 물론 한 대표가 농진청 체험교육농장으로 지정받고 농식품부로부터 융복합산업 사업자 인증도 받은데다, 무주군의 반딧불농업대학 학생회장, 6차산업연구회장까지 맡고 있다는 사실로 그가 얼마나 6차산업형 농업에 관심이 많은지 충분히 짐작할만하지만 말이다. 

 

약 3,000㎡규모의 7개반(생산동 5, 육묘동 2)으로 구성된 딸기학교
약 3,000㎡규모의 7개반(생산동 5, 육묘동 2)으로 구성된 딸기학교

“1차 생산에서 2차 가공, 3차 체험, 관광 및 유통에 이르는 융복합산업을 제대로 해보고 싶었어요. 특히 딸기를 테마로 삼은 스토리텔링, 체험교육 프로그램, 사회적농업 등에 관심이 많아 아이들과 농사의 의미와 가치를 배우고 가르치는 학교처럼 농장을 운영하고 싶었던거죠. 그래서 농장 입구를 교문으로, 재배하우스를 반(교실)로, 체험교육장은 강당으로, 심지어 숙소는 숙직실로 이름을 붙일 정도로. 주로 무주군 관내의 유치원,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니 딸기학교 병설 딸기유치원도 따로 운영하고요. 딸기를 테마로 1차 딸기 생산, 2차 딸기 가공, 3차 딸기 체험 등에 이르는 말그대로 딸기종합학교인 셈이죠.”

딸기학교 교내매점, 작은카페
딸기학교 교내매점, 작은카페

애초부터 바람개비딸기학교는 체험형 딸기재배 시범단지로 개설, 운영되었다. 시설하우스 2000㎡, 육묘장 660㎡, 체험장 등으로 구성되었다. 3월에 육묘를 시작, 9월에 겨울딸기를 심어서 11월에서 5월까지는 딸기를 수확한다. 한 대표는 딸기육묘부터 겨울딸기 재배까지 일 년 사계절을 딸기와 함께 보내는 셈이다. 딸기체험농장으로 농촌관광을 활성화시키고 딸기산업을 육성한다는 무주군의 지원사업 취지에 걸맞게 고랭지 딸기재배 시범단지 조성과 고품질 우량 딸기묘 생산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대표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후발주자 무주딸기를 체험하고 홍보하는 전초기지 

딸기 생과는 무주, 영동, 금산 등 지역 마트에 주로 납품
딸기 생과는 무주, 영동, 금산 등 지역 마트에 주로 납품

“5개 시설하우스 1동당 평균 1200만 원 정도 매출이 일어납니다. 거의 무주를 비롯 영동, 금산 등 인근 지역의 농협 하나로마트 등에 공급하죠. 여기에 3월~5월에 시행하는 체험프로그램 수입 1500만 원을 더 하고 부가적으로 모종 매출도 따로 있으니 1억 원 정도가 연간 매출액이 아닐까 합니다. 인건비, 경비 등은 그 절반 정도 들어가는 듯 하고요. 물론 농장 규모를 확충하고 사람을 더 고용하면 매출도 더 늘어나겠지만 무리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보다는 체험프로그램, 사회적농업, 마을공동체사업 등 딸기학교의 취지와 가치에 맞는 프로그램과 사업을 통한 질적인 발전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농협에서 오래 근무해서 그런지 한 대표는 딸기의 불모지, 후발주자 무주에서 선도적으로 겨울딸기 농사를 지어 체험농장까지 운영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소명의식이 남다르다. 그래도 걱정이 돼서 “무주 딸기가 논산, 산청 등 국내 딸기 주산지와 다른 차별점이나 경쟁력이 있을지” 물어봤다. 

“무주라는 지역 자체가 고랭지이고 지하수 수질이 우수한 특장점이 있어요. 무주딸기는 과육이 단단하고 과즙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크기, 맛 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고랭지의 풍토에 적합하게 생산되는 모종도 그렇고요. ‘설향’이라는 품종도 로열티 걱정이 없는 국내산이고 탄저병 발생이 거의 없는 무병묘라는 장점도 있고요. 바람개비딸기학교는 체험객, 방문객, 소비자들에게 무주딸기의 상품성울 홍보하고 인정받는 기회를 제공하는 소중한 현장인 셈이죠.”

설향을 고설양액 재배하는 딸기학교 교실(생산동)
설향을 고설양액 재배하는 딸기학교 교실(생산동)

바람개비딸기학교는 흙이 묻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허리 높이에서 작업이 가능하도록 고설베드에서 양액재배를 하고 있다. 위해요소(물리적, 생물학적, 화학적)를 사전에 분석해 제거하거나 감소시켜 소비자가 안전성이 확보된 농산물을 먹을 수 있도록 GAP인증도 받았다.

딸기 수확체험은 소비자들이 직접 생산되는 모습을 보기 때문에 청결유지가 중요하고 껍질이 없는 과일이기 때문에 안전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한 대표의 소신이자 지론에 따른 결정이었다.

딸기학교 병설 딸기유치원
딸기학교 병설 딸기유치원

마지막으로 한 대표의 목표와 비전을 물었다. 얼핏 소박해보이지만 야심찬 꿈을 가슴에 품고 있었다. “친환경 농업, 시회적농업을 바탕으로 ‘딸기 유치원부터 딸기학교를 거쳐 사회적 딸기농장’까지 스토리와 가치를 지닌체험학교형 사회적 농장의 성공사례를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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